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선출을 위한 예비경선대회에서 8명의 예비후보가 손을 맞잡고 있다. 왼쪽부터 이종걸, 이해찬, 송영길, 김진표, 박범계, 김두관, 최재성, 이인영 후보.(연합)
‘문심(文心)’ 전해철이냐, ‘친문(親文)’ 좌장 이해찬이냐

이해찬 적임이나 文정부에 부담되고 건강이상설도 돌아

김진표 친문 핵심과 거리, 박범계 법무장관 전망도

독립형 최재성보다 관리형 전해철이 유리하다는 평

오는 8월 25일 열리는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선출될 새 당대표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당에서는 21대 총선 공천권이 달려있고, 문재인 정부 입장에선 임기 전환점을 앞두고 당ㆍ청관계가 그 어느때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현재 당대표 출마 의사를 밝힌 의원을 포함해 출마 가능성이 거론되는 후보군은 20명 가까이에 이른다. ‘친문(친문재인)’ 인사에는 이해찬ㆍ최재성ㆍ전해철ㆍ박범계ㆍ김진표 의원 등이 포진해 있고, 친문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후보로는 이종걸ㆍ송영길ㆍ설훈ㆍ이인영ㆍ우상호ㆍ박영선 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다. 각료 중엔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 이름도 오르내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새 당대표 경쟁이 큰 틀에서 ‘친문 대 비문’ 구도를 띠겠지만 결국 ‘친문’ 쪽에서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당헌ㆍ당규에 규정된 투표 방식과 문재인 대통령의 영향력 때문이다.

민주당 당헌ㆍ당규에 따르면 투표 반영 비율은 대의원 투표와 권리당원 ARS투표 85%, 국민ㆍ일반당원 선거인단 ARS투표 15%다. 현재 민주당 대의원은 1만3000명 규모이며 당비를 납부하는 권리당원은 70여만 명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대의원 투표의 경우 조직이 강한 후보가, 권리당원 투표는 인지도가 높은 후보가 유리하지만 대의원과 권리당원의 70% 이상이 친문 성향일 것으로 분석할 때 차기 당대표에 친문 후보가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또한 70% 이상의 높은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의 존재 자체가 전대 후보와 표심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전망한다.

친문계 중 29일 현재 당대표 출마를 밝힌 인사는 4선 중진인 김진표 의원과 재선의 박범계 의원이다. 최재성 의원(4선)과 전해철 의원(재선)은 우회적으로 출마의사를 내비쳤다. 7선의 이해찬 의원도 후보군에 속해있다. .

당내 최다선이자 친문계 좌장격인 이해찬 의원의 출마 여부가 변수다. 이 의원의 무게감이나 당을 강력하게 끌고가 문재인 정부 2기를 뒷받침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적임자로 거론된다. 반면, 올드 정치인이란 인상과 강성 이미지가 문재인 정부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반론도 상당하다.

일각에선 이 의원의 건강 상태가 좋지 안아 전대 출마가 불투명하고, 대신 특정 후보를 밀어줄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다.

친문 후보와 관련해 최대 관건은 ‘단일화’ 여부다. 김진표ㆍ최재성ㆍ전해철 의원은 단일화를 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박범계 의원은 단일화에 소극적이다.

김진표 의원은 한 인터넷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현실정치에서 당선 가능성이 큰 분, 당원들의 생각을 잘 실천할 수 있는 분을 중심으로 해서 단일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재성 의원은 “나와 전 의원 둘 다 전당대회에 나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김진표ㆍ최재성ㆍ전해철 의원은 물밑에서 ‘단일화’ 논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박범계 의원은 28일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김혜영입니다'에 출연해 "지난 1년간 최고위원, 수석대변인으로서 당의 명암과 장단점을 누구보다 잘 알게 됐다. 충분히 컷오프를 통과할 수 있다"며 완주 의지를 밝혔다. 하지만 일각에선 박 의원이 출마 의사를 밝힌 것은 법무장관으로 가기 위한 포석용이라는 말도 있다.

당 안팎에선 친문 후보 간 단일화가 성사되면 그 ‘단일후보’가 새 당대표에 오를 것으로 전망한다. 전대에서 친문 단일후보에 표 쏠림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현재 친문 단일후보로는 김진표ㆍ최재성ㆍ전해철 의원이 거론된다. 김진표 의원은 친문 색깔이 옅고 중량감이 있는데다 경제 전문가라는 점에서 문재인 정부 2기 체제에 적합한 당대표로 평가받는다. 반면 김 의원은 친문 핵심으로 보기 어려워 실제 전대에 후보로 나설지 의문이다. 김 의원 스스로 ‘친문 후보 단일화’를 주장하고 있어 독자 출마보다 연대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최재성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의 당 대표 시절 사무총장 및 총무본부장을 지냈다. 전 의원은 문 대통령과 노무현 정부 청와대에서 각각 비서실장과 민정수석으로 인연을 맺었다.

당과 ‘문재인 사람들’ 사이에선 전 의원이 노 전 대통령과 각별한 인연이 있고, ‘3철(이호철ㆍ양정철ㆍ전해철)’ 중 한명으로 문 대통령과 더 가깝다고 말한다.

이번 전대에서 선출될 당 대표의 리더십 유형도 주목 대상이다. 즉, 당 대표가 관리형인가독립형인가에 따라 문재인 정부의 국정운영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문 대통령은 참여정부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여소야대 국면을 여당 주도로 조정하기보다 야당과 협치를 이끌어낼 수 있는 관리형 대표 체제를 원할 가능성이 높다. 이럴 경우 독립형인 최재성 의원보다 관리형인 전해철 의원이 더 적합하다.

김부겸 장관의 출마 여부도 변수다. 김 장관이 전대에 출마한다면 사전에 문 대통령과 조율이 필요하고, 아니면 개인의 소신에 따른 결단일 수 있다.

최근 김 장관의 출마설이 회자되면서 문 대통령과 모종의 교감이 있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청와대와 김 장관 측 모두 그러한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도 김 장관의 출마 가능성을 낮게 본다. 김 장관 스스로 결과가 뻔한 전대에 출마할 이유가 없고, 문 대통령이 당 안팎의 여론을 무시하고 김 장관을 지원할 명분도 적기 때문이다.

과연 8월 전대에서 당과 문 대통령이 어느 후보에게 더 많은 관심을 보일지 주목된다.

허인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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