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가 아픈 허리병, 척추관 협착증

60대 여성 환자분이 진료실로 들어옵니다. 진료실 의자에 앉자마자 본인 증상을 이야기 해주십니다. 다리가 너무 아파서 왔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한쪽 다리만 아프더니 지금은 양쪽 다리가 모두 아프고 걸음을 걷는 것이 너무 힘들어 졌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웬만한 거리는 잘 걸어다녔는데 지금은 50미터 정도만 걸어도 다리가 너무 아프고 힘도 빠지는 것 같아서 힘들다고 합니다. 그래서 지금은 어쩔 수 없이 걷다가 다리가 아프면 앉았다 쉬고 좀 괜찮아지면 다시 걷고를 반복하신다고 합니다.

환자분 말씀을 듣고 진찰을 해보고 허리 문제가 있는 것 같아서 허리 검사를 한번 해보자고 하니 본인은 허리는 전혀 아프지가 않다고 하시면서 왜 다리 검사를 안 하고 허리 검사를 하는지 계속 물어보십니다. 제가 허리 문제가 있으면 다리 통증이 생길 수도 있다고 해도 전혀 이해를 못하시는 눈칩니다. 결국 잘 설득해서 허리 검사를 했고 검사 결과 “척추관 협착증”이라는 허리 질환이 확인 되었습니다. 오늘은 다리가 아픈데 허리에 문제가 생긴 병, 척추관 협착증이라는 병에 대해서 말씀 드리겠습니다.

척추관 협착증은 주로 허리 쪽에서 잘 발생하는데 말 그대로 척추관 이라고 하는 구조물이 협착이 되면서 문제가 생기는 경우를 말합니다. 우리 인체 척추뼈의 가운데에는 신경 다발이 통과하는 긴 터널 형태의 빈 공간이 있는데 이것을 보통 척추관 이라고 부릅니다. 그 공간이 일반적으로 여러 가지 다양한 원인들로 인해서 좁아지면 그 공간을 지나는 신경 다발들이 눌리게 되고 그 신경 다발이 눌리면서 주변 혈류도 방해를 받게 되면서 문제가 일어납니다. 허리 쪽에서는 보통 그 신경들이 다리 쪽을 지배하는 신경이기 때문에 척추관 협착이 허리에 발생하게 되면 보통 다리 쪽으로 통증이나 저림이 발생하게 됩니다.

여러 원인 중에서 퇴행성으로 발생하는 협착증이 가장 흔하고 나이가 들면서 척추관 주변 연부조직, 후관절, 추간판 등이 두꺼워 지거나 튀어나오면서 척추관이 점점 좁아지게 됩니다. 간혹 하지 혈관문제나 말초 신경병증도 척추관 협착증과 비슷한 증상이 생기기도 하는데 다리 혈관이 혈전 등으로 인해서 막히는 경우에도 걸을 때 다리가 아프고 저릴 수 있어 주의를 요합니다.

환자가 호소하는 증상을 토대로 검사를 통해서 실제로 협착증이 있는지 진단이 필요하며 x-ray검사로는 정확한 상태를 확인하기 어려워 MRI검사가 필요한 경우가 많습니다. MRI검사는 협착이 몇 군데 있는지 협착 정도가 얼마나 심한지, 협착이 주로 발생한 부위가 척추 구조물 어디에서 주로 심한지 등을 상세하게 알 수 있고 이것을 토대로 정확한 치료 계획을 세울 수 있습니다.

협착증의 치료는 먼저 약물치료, 주사치료, 척추 시술 등 비수술 치료를 먼저 시행하게 되며 상황에 따라서는 수술적 치료를 먼저 하는 경우도 있으므로 전문의와 정확한 상담후 치료하는 것을 권유해 드립니다.

달려라병원 정호석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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