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석 교체 반반…조국 유력, 양정철 등 거론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왼쪽)과 조국 민정수석이 대화를 나누는 모습.(연합)
청와대 내부 인사들의 음주운전, 음주폭행 사건이 잇따라 터지고 민정수석실 특감반 비위 의혹이 제기되면서 신년을 앞두고 ‘청와대 인사 개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 7월 정부 2기 개각이 단행됐지만 실질적 개각은 신년에 이뤄질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이는 2019년 신년이 문재인 정부가 새로운 국정을 펼칠 시기인데다 2020년 총선의 서막이 열리는 해이기 때문이다. 청와대 인사 중 상당수가 총선에 나설 것으로 알려진 것도 개각설에 힘을 실어준다. 특히 임종석 비서실장을 비롯해 주요 인사들의 거취는 문재인 정부는 물론, 정국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최근 청와대는 2020년 총선 출마를 원하는 청와대 참모들에 대해 전체 조사를 실시했다. 청와대 주요 자리를 비울 경우 후임자 검증 작업이 선행돼야 하기 때문이다. 사실상 내년 초 청와대 조직 개편은 예정돼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민정수석실 특감반 의혹이 계속 제기되면서 조국 민정수석은 야권의 사퇴 총공세를 받고 있다. 의전비서관 음주운전 사건으로 조국 민정수석 경질론이 커질 때 청와대는 조국 수석에게 힘을 실어주며 단호하게 지켜냈다. 문재인 대통령도 직접 나서 조국 민정수석에 대한 신임을 재확인했다. 지난 5일 문 대통령은 조국 수석을 경질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드러냈다. 청와대의 다른 참모들은 교체돼도 조 수석은 그대로 갈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되는 배경이다.

자유한국당은 오래 전부터 조국 민정수석 사퇴를 강력하게 요구해왔고, 최근 김태우 수사관 사건이터지면서 더욱 강력하게 조국 수석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나아가 ‘왕실장’으로 불리는 임종석 비서실장의 퇴진도 주장한다.

임종석 실장과 조국 수석은 문재인 대통령의 청와대의 두 중심축이다. 야권이 두 사람의 퇴진을 요구하는 것은 문재인 정부를 흔들려는 측면이 없지 않다.

반면 임 실장과 조 수석이 줄곧 야권의 공격 대상이 되고, 여론 악화의 빌미를 제공하면서 문 대통령의 신임을 떠나 교체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여권 주변에서 제기되고 있다.

청와대 개각의 경우 핵심은 임종성 실장의 거취다. 현재 청와대와 여권에서는 임 실장의 교체 가능성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임 실장이 문재인 정부가 전력하고 있는 남북관계를 지속적으로 책임지고 수행하기 위해 유임될 것이라는 견해가 있는 반면, 임 실장이 오히려 남북관계를 꼬이게 한 측면이 있고, 2020년 총선 준비를 위해서, 나아가 당에 복귀해 대권의 기반을 다지기 위해 스스로 물러날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청와대에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김수사관 사건이 발생하기 전 문재인 대통령은 개각을 염두에 둔것으로 전해진다. 우윤근 러시아 대사가 귀국한 것도 개각과 무관하지 않다는 설명이다.

우윤근 대사는 재외공관장 회의 때문에 귀국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청와대 개각시 비서실장 후보 물망에 올랐다는 얘기도 들린다. 사실 우 대사는 문재인 정부 출범 당시 초대 비서실장으로 거론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김태우 수사관이 우 대사의 비리 의혹을 제기하면서 설령 무혐의로 결론이 나더라도 비서실장 가능성은 물 건너 간 모양새가 됐다.

이에 따라 차기 비서실장으로 조국 수석이 1순위로 거론되기도 한다. 가장 큰 이유는 문 대통령의 조 수석에 대한 신뢰다.

반면 청와대 의전비서관 사건, 이번 김태우 수사관 사건이 연달아 터지면서 조 수석이 비서실장이 될 경우 문 대통령에게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차기 비서실장 후보로 노영민 주중 대사도 언급되고 있다. 노 대사는 얼마 전 잠시 귀국해 정권의 핵심 인사들과 회동한 것으로 전해진다.

'6·13 지방선거' 경기지사 출마 의사를 밝힌 더불어민주당 전해철 의원(왼쪽)이 3월 10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아주대학교에서 열린 북콘서트 '함께한 시간, 역사가 되다'에서 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가운데),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오른쪽)과 어깨동무를 하고 있다.(연합)
청와대 비서실장 자리가 교체 대상으로 지목되면서 양정철 전 비서관이 주목을 받고 있다. 앙 전 비서관은 대선 당시 문 대통령을 보좌했다가 대선 후엔 직을 내려놓고 해외로 떠났다. 지난 지방선거 후에 귀국하자 정치권에서는 ‘조만간 양정철 전 비서관이 돌아올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왔다.

일각에서는 양 전 비서관 측이 최근 문재인 정부 지지율이 계속 추락하는 것에 대해 임종석 실장 체제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는 시각을 갖고 있다는 얘기가 들린다. 2020년 총선에 앞서 청와대 참모진 개편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 속에 양 전 비서관의 역할론과 함께 차기 비서실장으로 거론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가까운 ‘3철’(전해철, 양정철, 이호철) 중 한명인 전해철 의원의 비서실장설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노무현 정부에서 민정수석을 지내며 문재인 대통령과 호흡을 맞춘 바 있고, 신뢰도가 높은 게 전 의원의 강점이다.

전 의원은 경기지사 경선에서 이재명 경기지사에게 패한바 있는데 최근 이 지사가 위기를 맞고 있어 재도전의 가능성이 남았다는 분석도 일부에서 제기한다. 그럴 경우 비서실장보다는 경기지사 재선거에 나올 가능성이 있다.



천현빈 기자 dynamic@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