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9년, 인터넷상 불법 마케팅 행위 재발할 수밖에 없는 이유와 해결책
  • 심각성 알면서도 ‘솜방망이 처벌’ 문제
  • | 2019-01-05 12:09:38
  • 매크로 프로그램 등을 사용한 인터넷상 불법 마케팅 행위에 대해 법원이 관대한 잣대를 적용하면서 재범 가능성을 높이는 동시에, 범죄를 더 조직적이며 은밀하게 조장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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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8년 한해 정치ㆍ사회면을 뜨겁게 달궜던 이슈 중 하나는 바로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이었다. 이는 지난 19대 대통령선거 당시 문재인 후보를 지지했던 더불어민주당 권리당원이자 경제적공진화모임 회원이었던 드루킹 김 모씨 등 일당들이 인터넷 포털사이트 네이버를 중심으로 정치적 여론 조작을 벌였던 사건이다. 드루킹 사건은 이 여론 조작 이면에 김경수 경남도지사 등 정치권 거물급 인물들이 연루돼 있었다는 점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다시 말해 사건의 정치적인 면만 집중 조명되면서 정작 이 사건에서 드러난 본질적 문제점이라고 할 수 있는 정보통신망법 위반 행위의 심각성과 이에 대한 해결방안은 여전히 관심 밖으로 밀려나 있다. 국회에서는 드루킹 사건 이슈가 한창일 당시 ‘드루킹 방지법’ 등 정보통신망법 또는 신문 등의 진흥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해당 법안은 여전히 계류 중, 아니 정치인들의 관심사에서 사실상 멀어진 상황이다. 2018년 드루킹 사건이라는 거대 이슈가 터졌음에도 불구하고 국민들과 정치권은 인터넷상 불법 조작행위에 대해 ‘반짝 관심’만을 보이는 사이, 이 범죄행위는 여전히 인터넷 공간 곳곳에서 더 은밀하고 조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무엇보다 불법 조작행위에 대한 법원의 처벌이 지나치게 관대하게 내려지면서 향후 재범 가능성을 높인다는 점에 주목해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11월 초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17단독(오연수 판사) 심리로 열린 온라인 광고대행 업체 D사의 대표 A씨와 마케팅 담당자 B씨, D사 법인 등에 대한 정보통신망법 위반 및 컴퓨터 등 장애 업무방해 혐의에 대한 선고 공판에서 A씨와 B씨에게 징역형(집행유예)이 그리고 D사 법인에는 벌금형이 내려졌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2000여개에 가까운 다수의 부정 아이디로 포털사이트 네이버에 불법적으로 접속하면서 2018년 3월경까지 약 9개월이 넘는 기간 동안 일반인들을 기망하는 광고 업무를 했다”라며 “불법의 규모가 작지 않고 상당기간 지속된 점에서 피고인들을 징역형으로 처벌함이 불가피하다”라고 양형이유를 밝혔다.

D사는 LG와 KT, 현대 계열사 등 국내 주요 대기업과 금융, 제약, 교육, 관광, 의료 등 각 분야에 다수의 광고주를 두고 있는 국내 유명 광고대행 업체다.

재판 과정에서 드러난 D사 관계자들의 범죄행위에 따르면, 이들 업체 관계자들은 네이버 지식인 서비스에 광고주들의 상품과 관련해 자체적으로 질문을 게재하고 실제 소비자로 위장한 긍정적 후기나 추천식 답변을 남겼다.

특히 D사 측은 자신들이 마케팅 업자라는 것을 숨기기 위해 불법업자로부터 네이버 계정을 1800여개를 구입했고, 네이버로부터의 감시를 무력화시키기 위해 대량의 대포폰을 사용하거나 접속 아이피(IP)를 변경하는 방식으로 계정을 생성했다.

이어 단순히 지식인 게시글 조작을 넘어 네이버 연관 검색어 노출 순위 조작을 위해 검색광고 전문업체에 추가 의뢰했고, 자사 광고주들의 상품이 대표 키워드의 검색 후 연관검색어 중 상위에 노출될 수 있도록 불법 조작 프로그램 소위 ‘매크로’까지 사용하게 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D사 측 피고인들의 해당 범죄행위가 행해진 기간은 앞서 언급했듯이 약 9개월로, 총 200여회에 걸쳐 순위조작 허위 클릭 정보 8만건 이상을 네이버 서비스에 전송했다.

전기통신사업법 상 대포폰을 구입 또는 이용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돼있다. 또 정보통신망법 제48조에서는 정당한 접근권한 없이 정보통신망에 침입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는 만큼 타인의 아이디를 도용해 사용한다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또 컴퓨터 등 정보처리장치에 허위의 정보 또는 부정한 명령을 입력하거나 기타의 방법으로 정보처리에 장애를 발생하게 하면서 네이버의 검색서비스 제공 업무를 방해하면서 역시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재판부는 A씨와 B씨, D사 법인에 대한 감형사유를 밝히며 “피고인들이 직접 해킹하거나 부정하게 아이디를 생성한 것은 아니었다”라며 “위법행위를 주 수입원으로 해서 기업을 운영하지 않았고 사건 후 회사의 준법경영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점 등을 유리한 사정으로 징역형의 집행을 일정기간 유예한다”라고 설명했다.

올해 D사의 사건과 같은 광고대행 업체의 네이버 포털을 통한 불법 마케팅 행위에 대한 타 재판에서도 각 재판부 모두 피고인들에게 징역형을 선고하면서도 집행유예로 마무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지난 7월 인천지방법원에서 이뤄진 한 광고대행사의 인터넷상 매크로를 사용한 연관검색 순위 조작 등의 혐의 사건에 관한 재판에서도 재판부는 피고인에게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또 지난 9월에도 네이버 불법계정 6000여개를 사들인 뒤 광고주들로부터 의뢰받은 상품 및 서비스에 대한 불법 지식인 마케팅을 벌여 기소돼 재판에 넘겨진 광고대행사 관계자들에게도 법원은 집행유예 및 벌금형을 선고한 바 있다.

사실 앞서 언급했듯이 인터넷상 불법 마케팅 행위는 법인에 대한 각종 업무방해, 불법 아이디 및 대포폰 사용, 소비자들에 대한 기망 및 사기로 이는 중대 범죄에 해당한다. 무엇보다 불법 마케팅으로 상품 또는 서비스의 구입에 나선 소비자들이 자신들의 피해 사실에 대해 구체적으로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으로 그 막대한 피해 규모는 가늠할 수 없다.

물론 법원은 D사를 포함한 이들 광고대행사들의 행위에 대해 “사회적 혼란을 일으킬지도 모르는 중대한 범죄”라는 점에 있어 입을 모으고 있지만, 정작 감형사유에 매우 관대한 잣대를 들이대며 강력한 처벌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

안타깝게도 여전히 광고대행 업체를 중심으로 한 인터넷상 불법 마케팅 행위가 성행하면서 수사기관에 적발되는 사례가 언론에 오르내리고 있다.

또 최근 수사기관을 통해 밝혀진 관련 범죄행위들에 따르면, 소수의 인원들이 여러 대의 노트북과 대포폰을 구비해 해외에서 개설한 사이트에 접속해 불법 프로그램을 작동시키는 등의 행위들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연히 이 범죄행위에 대한 처벌이 약해질수록 재범률을 높아질 수밖에 없고, 법망을 피하기 위해 더 은밀하고 조직적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이에 법원은 이들 범죄행위자들에 대해 ‘피고인들이 직접 해킹하거나 부정하게 아이디를 생성한 것은 아니었다’ 또는 ‘검색 순위조작을 위한 불법프로그램(매크로)을 직접 사용하지 않았다’ 등의 감형사유를 붙이지만, 범죄 의뢰자에 대한 처벌이 실행자만큼 보다 엄격해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본지의 취재에 응해준 한 광고대행사 관계자는 인터넷상 불법 마케팅 행위의 문제점 및 해결책에 대해 “불법행위를 저지른 업자들은 혐의를 인정하고 반성하면 ‘봐준다’는 인식이 많고, 불법 마케팅 행위로 인한 피해액수를 구체적으로 알 수 없어 민사소송으로 이어지지 않아 자신들이 나중에 금전적 손해를 크게 보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라며 “불법 마케팅 행위가 광고대행사뿐만 아니라, 광고주들도 알고 있고 심지어 이들이 구체적으로 지시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이와 관련된 범죄행위가 적발됐을 때 광고주 역시 공동처벌 하도록 법을 강화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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