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드라마 시장 지각변동 일어날까

류승룡 배두나 주지훈 등 스타급 배우들 총출동

조선시대 ‘역병+좀비’ 소재 다룬 미스터리 스릴러물

인터넷 엔터테인먼트 서비스 기업 넷플릭스 ‘킹덤(극본 김은희 연출 김성훈)’이 한국 드라마 시장에 지각변동을 일으킬 수 있을까? 제작단계부터 화제를 모았던 ‘킹덤’이 21일 제작발표회에 이어 25일 첫공개되면서 한국 드라마 업계에 파란을 불러올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시리즈 ‘킹덤’의 제작발표회가 배우 주지훈, 배두나, 류승룡과 김성훈 감독, 김은희 작가가 참석한 가운데 21일 오전 서울 삼성동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에서 열렸다. ‘킹덤’은 죽었던 왕이 되살아나자 반역자로 몰린 왕세자가 조선의 끝으로 가서 굶주림 끝에 괴물(좀비)이 되어버린 이들의 비밀을 파헤치며 시작되는 내용을 담은 미스터리 스릴러다. 영화 ‘터널’의 김성훈 감독과 ‘시그널’의 김은희 작가가 의기투합한 데 이어 배두나, 주지훈, 류승룡 등 스타급 배우들이 총출동했다.

2011년부터 ‘킹덤’을 준비했다는 김은희 작가는 “개인적으로 좀비 영화와 역사를 좋아하고 조선왕조실록도 잘 본다. 실록에 나오는 역병을 좀비라는 소재와 결합시키면 시대의 아픔을 잘 표현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슬픔과 배고픔 등 내가 말하고자 하는 걸 드러내고자 했다”라고 기획의도를 전했다. 국내 방송사가 아닌 넷플릭스였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그는 “역병과 좀비가 나오는 사극을 한다고 했을 때, 지상파 드라마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 아무리 10시, 11시 드라마라고 해도 12세~15세 나이 제한이 있어서 표현의 제한이 있다고 생각했다. 넷플릭스와 한다고 했을 때 이 드라마를 구현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 점에서 표현의 제약이 없어서 편했다”고 들려주었다.

김성훈 감독은 “이 작품을 하게 된 이유는 새로움이었다. 2시간 분량의 영화를 하던 내게 6부작 드라마는 큰 도전이었고, 이런 장르도 처음이라 호기심이 생겼다. 무엇보다 탁월한 능력을 갖고 계신 김은희 작가였기 때문에 함께 하게 됐다”고 전했다.

극중 배두나는 역병의 근원을 쫓는 의녀 서비로 분했다. 서비는 조선에 퍼진 역병으로 끔찍하게 변해버린 괴물을 처음으로 마주하는 목격자이자 유일한 생존자다. 백성을 고칠 수 있다는 믿음으로 역병을 잠재울 방법을 찾아 나서는 지혜롭고 강단 있는 인물이다. 이번 작품이 첫 사극 도전이라는 배두나는 “가치 있는 도전이라고 생각해 기쁘게 결정했다. 사극이라고 해서 특별히 다른 연기 방식이나 연기 톤을 가지지는 않았지만 말투는 조금 고민했다.정확한 발음과 전통적인 느낌을 살리려 했다”고 밝혔다.

반역자로 몰린 왕세자 이창 역은 주지훈이 맡았다. 갑작스럽게 맞닥뜨린 상황 속에 이창은 정체를 알 수 없는 역병과 괴물이 되어버린 백성들을 마주하며 서서히 세상을 다르게 보기 시작한다. 주지훈은 “사실 시나리오를 보다 보면 스타 배우를 썼으니 최대한 활용해야겠다는 느낌을 주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킹덤’은 그런 것이 하나도 없었다. 각자의 역할에 맞게 캐스팅을 해주셔서 자기 역에만 집중해서 하면 됐다”고 작품에 대한 애정을 전했다.

류승룡은 왕보다 더한 권력을 가진 영의정 조학주를 연기한다. 조학주는 자신의 권력을 위해 어린 딸과 늙은 왕을 혼인시키는가 하면 생사를 알 수 없는 왕의 비밀을 쥐고 있는 탐욕스러운 인물이다. 류승룡은 “좀비보다 사람이 무섭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는 인물로 움직이지 않고 무게감을 주고 공포감을 줄 수 있는 분위기를 내려고 노력했다”며 “괴물처럼 변해가는 인물의 욕망을 표현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작품에 대해서는 “우리나라 고유의 아름다움과 좀비라는 서양의 소재를 접목시켜서 많은 분들이 열광할 수 있는 이야기로 탄생시킨 것이 가장 큰 차별점이다. 시공간을 떠나 권력에 대한 탐욕, 배고픔 등 많은 분들이 공감할 수 있는 주제라는 점도 큰 매력이다”라고 설명했다.

김성훈 감독은 “‘킹덤’에서는 좀비를 역병 환자라고 지칭한다. 서양 좀비 영화와 다르게 ‘킹덤’에는 서사가 있다. 예를 들어 뛰어다니는 역병 환자에 서사를 끌어들여서 그냥 뛰는 게 아니라 두려움을 운동성으로 활용한다. 그런 서사에 초점을 맞췄다”라고 차별점을 들려주었다.

한편, 총 6부작으로 제작된 ‘킹덤’은 25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190여개 국가에서 동시에 공개됐다.

장서윤 스포츠한국 기자

사진=이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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