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추 추간판 탈출증으로 고생하던 30대 후반 여성의 이야기. 3-4개월 전부터 오른쪽 엉치, 허벅지, 종아리까지 당기고 아파서 약물치료와 주사치료를 받고 지내던 환자였다. 환자는 통증이 전혀 호전되지 않아서 일상생활을 제대로 할 수 없을 정도의 상태였다고 했다.

필자의 병원에 내원해 MRI 촬영을 했다. 그 결과, 제4-5 요추간 추간판탈출증. 신경관 쪽으로 흘러나온 수핵의 크기가 MR 단면상 2.0x1.5cm정도 되는 심한 추간판탈출증이었다. 상대적으로 척추관이 큰 편이라서 3-4개월 동안 버티고 지낼 수 있는 소견이었다. MR을 자세히 보면 디스크가 가운데에서 튀어나와 왼쪽다리로 가는 신경 쪽으로 압박이 심한 소견이었다.

그런데 환자는 왼쪽 다리는 전혀 아프지 않고, 상대적으로 덜 눌리고 있는 오른쪽 다리의 통증만 심하게 호소하고 있었다. 우선 진단목적으로 제4-5요추부위에 오른쪽 부위로 신경주사 치료를 했다. 다음 주에 다시 외래에서 만났을 때, 환자는 통증은 좀 낫다고 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통증이 다시 심해져서 집에서는 누워서만 지낸다고 했다.

이 환자는 MR상 왼쪽 신경부위가 오른쪽 신경부위보다 심하게 좁아져 있으나, 통증은 오른쪽 다리로 가는 신경압박증상만 발생한 경우이다. 정확하게 제5요추 신경부위의 통증이다. 신경주사치료로 다시 한 번 진단한 상황이다. 통증이 너무 심해서 수술이 필요한 지경이었다.

환자에서 이런 상황을 자세히 설명하면서 수술을 결정했다. “지금 추간판탈출증 때문에 오른쪽 다리가 아픈데, 디스크는 왼쪽으로 심하게 튀어나와 있다. 그래서 수술은 제4-5요추의 왼쪽으로 접근해서 튀어나온 디스크를 제거할 예정이다. 왼쪽 디스크를 확실히 제거하고, 이 때 가운데 및 오른쪽으로 튀어나온 디스크도 같이 제거된다면 오른쪽 다리 증상이 없어질 것이다. 오른쪽 다리가 아프지만 디스크 왼쪽 부위를 제거할 것이다.” 라고 설명했다.

수술소견이다. 제4-5요추의 왼쪽으로 접근했다. 역시 왼쪽으로 튀어나온 디스크는 엄청나게 컸다. 그런데 디스크 뒤쪽으로 제5요추 신경은 얌전하게 뒤로 쭉 밀려나 있었지만 압박은 심하지 않았다. 그래서 디스크가 심하게 튀어나왔어도 신경이 눌리지 않았기 때문에 통증이 없었던 것이다. 튀어나온 디스크를 제거할 때, 왼쪽에서 디스크를 제거할 때도 오른쪽 신경밑쪽에서 상당한 덩어리가 많이 제거되었다. 이것 때문에 오른쪽 다리가 그렇게도 심하게 아팠던 것이다.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고 환자의 오른쪽 다리 통증도 씻은 듯 나았다. 척추관이 상대적으로 큰 경우에 이런 일이 발생하기도 한다. 튀어나온 디스크가 커서 신경을 뒤쪽으로 많이 밀면 심하게 튀어나온 쪽의 신경은 심하게 눌리지는 않고 뒤로 한없이 밀리게 된다. 그런데 반대편 신경은 디스크 때문에 당겨지면서 가운데 부위로 움직이게 된다. 이 때 가운데 부위로 튀어나온 디스크로 인해서 상대적으로 심하게 압박이 일어나게 된다. 이 환자의 경우가 바로 그런 경우였다.

달려라병원 이성우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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