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재욱의 활동사진 유람] ‘증인’이 이 시대에 필요한 세 가지 이유!
  • | 2019-02-18 15:26:20
관객 마음에 따뜻한 ‘위로와 힐링’ 선사

위로가 필요한 시대다. 세상 돌아가는 걸 보면 모든 게 장르 영화 속 상황처럼 상식을 뛰어넘는 일들의 연속이다. 뉴스를 보면 경제 상황은 최악의 상황이고 삶의 질은 아무리 노력해도 전진이 아닌 후퇴로만 가고 있다. 폭력은 일상화돼 있고 서로에 대한 갈등과 비난이 난무한다. 미디어 노출된 세상만 보면 휴머니즘은 전래동화 속에서나 찾을 수 있다.

그러나 눈에 보이는 것만이 진실이 아니듯이 잠깐만 그 이면을 차분히 들여다보면 세상은 여전히 따듯하고 아름답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자리에서 묵묵히 일하며 이 사회가 무사히 돌아가는 데 기여한다. 가족 간의 사랑은 살아있고 자신보다 남을 더 배려하면서 이해하려는 정은 넘친다. 모든 건 바라보는 사람의 마음상태에 따라 달라진다. 이렇기에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대중문화 콘텐츠가 더욱더 절실한 시점이다.

13일 개봉된 영화 ‘증인’(감독 이한, 제작 ㈜무비락, ㈜도서관옆 스튜디오)은 오랜만에 관객의 마음에 따뜻한 위로와 힐링을 선사할 작품. 관객들의 마음에 봄을 불러들일 ‘증인’이 이 시대에 필요한 세 가지 이유를 짚어봤다.

# 이한 감독의 선한 영향력

‘증인’은 유력한 살인 용의자의 무죄를 입증해야 하는 변호사 순호(정우성)가 사건 현장의 유일한 목격자인 자폐 소녀 지우(김향기)와 교감하면서 진실에 다가가는 과정을 담았다. 과거 사회운동을 했지만 현재는 대형 로펌에서 일하는 변호사가 자폐스펙트럼을 지닌 소녀의 순수함에 감화되면서 잃어버린 자신의 양심을 되찾아가는 모습이 따뜻하게 그려진다.

연출을 맡은 이한 감독은 충무로에서 별종이면서 보석 같은 존재다. 2002년 ‘연애소설’로 데뷔한 이한 감독은 10여년 동안 ‘청춘만화’ ‘내사랑’ ‘완득이’ ‘오빠생각’ 등 고전적인 ‘착한 영화’만 고집하면서도 꾸준히 관객의 사랑을 받아왔다. 초지일관 ‘착한 영화’를 고집하는 그의 영화 세계는 호불호가 나뉘지만 고정 팬을 분명히 확보하고 있다.

‘증인’은 이한 감독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면서 영화적 재미도 동시에 잡은 이상적인 상업 영화. 세계관은 더욱 넓고 깊어졌고 연출력은 더욱 성숙해졌다. 사건의 전말을 추적하는 법정극은 궁금증을 끊임없이 유발한다. 그러는 가운데 드러나는 자폐 스펙트럼를 묘사하는 시선은 깊은 울림을 안겨준다. 천재적인 능력에 집중하지 않고 다른 특성을 섬세하게 표현하면서 관객들과 소통을 시도한다. 초반 이질적으로 다가오던 지우의 특성이 영화가 진행되면서 더욱 이해가 가고 결말부에는 감싸 안아주고 응원하게 된다.

# 정우성과 김향기의 무공해 연기

이한 감독의 착한 영화 세계는 정우성과 김향기를 만나면서 아름답게 완성된다. 어깨에 힘을 뺀 ‘부드러운 남자’ 정우성의 섬세한 연기는 관객들의 마음을 제대로 훔친다. 선천적으로 타고난 빛나는 외모와 카리스마에 가려져 그동안 ‘과소평가’된 연기력을 제대로 과시하면서 관객들의 마음에 선한 에너지를 제대로 불어넣어준다. 재판을 이기고 싶은 마음으로 지우를 찾았다가 지우와 소통하면서 변화해가는 심리를 담담하면서도 임팩트 있게 전달한다. 다소 밋밋하고 단조로울 수 있는 서사에 제대로 액센트를 더해주면서 영화에 긴장감을 불어넣는다. 아버지로 등장하는 박근형과의 부자간 에피소드에서는 묵직한 감동까지 안겨준다.

김향기의 무공해 청정연기는 관객들의 마음을 정화시킨다. 김향기가 연기한 지우는 어찌 보면 배우들이 마음껏 연기력을 과시할 수 있는 캐릭터. 김향기는 자폐 스펙트럼의 행동적 특징을 표현하면서 계산된 연기적 기교보다 순수한 진심에 집중하며 관객들의 마음을 정화시킨다. 충무로의 미래를 기대해볼 만한 기대주임을 다시 한 번 증명한다.

정우성 김향기 이외에도 이규형, 장영남, 박근형, 염혜란에 특별출연한 송윤아까지 진심을 담은 배우들의 완벽한 연기 하모니는 영화에 윤기를 더한다.

# 거품을 빼고 위로를 전하다

요즘 관객들은 모든 것이 넘치는 충무로 영화들에 지쳐 있는 상황이다. ‘이래도 안 볼래?’라는 식으로 엄청난 물량을 투입해 만들어낸 눈이 피곤해지는 볼거리와 거대해진 스펙터클, 관객들의 머리에 쥐가 나게 하는 뒤틀린 서사로 관객들의 눈과 마음을 사로잡으려고 노력하지만 관객들과의 공감대 형성에 실패하고 있다.

대기업이 영화계 들어오면서 완성돼간 충무로의 흥행공식에 집착하면서 관객들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하고 있는 것. 기존의 모든 흥행 공식, 법칙이 무너지면서 리셋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래서 조미료가 첨가되지 않은 기본에 충실한 영화를 관객들이 선호하고 있다. 영화 ‘극한직업’도 코미디에 집중하며 1300만명 넘는 관객들의 사랑을 받았다. ‘증인’은 휴머니즘을 바탕으로 한 드라마에 집중하며 지치고 상처받은 대중의 마음을 따뜻하게 보듬어준다.

‘증인’은 어찌 보면 촌스러워 보일 수 있는 아날로그적인 영화다. 명확한 권선징악과 모두가 행복해지는 급격한 고전적인 해피엔딩은 시크와 쿨함이 점철된 요즘 관객들에게 다소 당황스러울 수 있다. 그러나 이한 감독과 정우성, 김향기를 비롯한 모든 배우들이 만들어내는 선한 에너지가 그런 단점을 눈감아줄 수밖에 없게 만든다. 2019년 새해 초 쌀쌀한 날씨에 얼어붙은 몸과 마음을 따뜻하게 덥혀줄 따뜻한 유자차 같은 영화 ‘증인’은 관객들의 마음에 위로와 힐링뿐만 아니라 해피바이러스도 전해줄 것이다.

최재욱 스포츠한국 기자 jwch6@sportshankook.co.kr

사진 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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