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골프칼럼] LPGA투어 박성현의 '브랜드 값'
  • | 2019-02-25 07:00:29
  • 2018 UL 인터내셔널 크라운에 한국 대표로 출전했던 박성현. 골프한국
상표라는 의미의 브랜드(brand)는 태우다(burn)와 어원이 같다. ‘쇠를 달구어 지진다’는 뜻으로, 자기의 가축을 이웃의 가축과 구별하기 위해 소나 말 등 가축의 엉덩이에 불도장을 찍는다는 노르웨이의 고어 'brandr'에서 유래됐다.

로마제국에서도 식민지에서의 폭동이나 반란을 막기 위해 이에 연루된 죄인의 얼굴에 죄명을 인두로 지져 새겼는데 이 형벌 역시 노르웨이의 어원을 차용했다고 한다.

이 전통에서 무역을 할 때 누구의 물건인지 구분하기 위해 나무상자에 제조회사나 사업주의 이름을 인두로 지져 새겼다. 회사의 상호나 제품 등록상표의 기원이다.

스포츠에서 프로와 아마추어의 차이는 돈이다. 프로는 돈을 벌기 위해 스포츠에 전념하고 아마추어는 스포츠가 좋아 돈을 들인다.

프로와 아마추어를 가르는 기준은 기량이 아니다. 돈을 추구하느냐, 돈으로부터 자유로우냐다.

‘영원한 아마추어’라는 명예로운 수식어가 따라붙은 ‘구성(球聖)’ 바비 존스(1902~1971)는 당대 최고의 프로선수들과 대결해 승리를 거둔 보기 드문 골퍼다. 1930년 한 해에 4대 메이저 대회를 석권한 유일무이한 그랜드 슬래머다. 그는 프로로서 대성할 수 있었지만 자신이 정한 삶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끝내 프로 전향을 거부하고 아마추어를 고수했다.

바비 존스처럼 자신의 인생 철학에 따라 스포츠를 즐기는 경우가 아니라 돈을 위해 스포츠를 한다면 당연히 ‘몸값’을 해야 한다. 쉽게 말해 브랜드값이다.

박성현(26)이 지난 2월 14일 필리핀 카지노 및 관광 기업인 ‘블룸베리 리조트 앤 호텔’과 스폰서 계약을 체결했다.

‘2년간’이라는 계약 기간 외에 구체적 조건은 밝히지 않았지만 계약금 규모가 2년간 70억원으로 알려지고 있다. 여자골퍼 역대 최고 금액이다. ‘SOLAIRE’라는 후원기업의 로고가 찍힌 모자를 쓰는 것만으로 이 정도의 거액을 받는다는 것은 프로 골퍼로서의 박성현의 가치가 그만큼 높다는 의미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박성현이 후원금액에 걸맞는 광고 효과를 발생시켜야 한다는 짐을 진다는 뜻이기도 하다.

영국 프리미어리그(EPL)의 토트넘에서 맹활약하는 손흥민의 주급이 11만 파운드(약 1억6,000만원)에서 15만 파운드(2억1,600만원)까지 치솟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탁월한 기량에 웃음을 잃지 않는 매너, 동료들 간의 친밀도, 팬들에 대한 호감도 등이 망라된 그의 총체적 상품 가치가 그렇게 평가된다는 얘기다.

손흥민이 출전하는 경기를 지켜보면 그의 일거수일투족이 거액의 주급을 받을 만하다는 데 수긍하지 않을 수 없다. 송곳 같은 돌파력, 날카로운 패스, 장소와 때를 가리지 않는 슈팅 능력은 물론 골을 성공시킨 후의 멋진 세리머니, 열광하는 팬들에 대한 적극적인 반응 등 그의 탁월한 상품성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인기 높은 프로 골퍼들은 성적으로 돈을 벌기도 하지만 상금보다 더 많은 돈을 후원기업으로부터 받는다. 든든한 스폰서가 따라붙는다는 것은 그 선수의 상품 가치가 그만큼 높다는 의미다.

프로선수들의 상품 가치의 정체는 과연 무엇일까.

탁월한 기량이 상품가치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이긴 하지만 결정적인 것은 아니다. 조건이 비슷할 경우 선택받는 필요조건일 뿐이다.

기량이 뛰어나기 때문에 거액의 후원금을 받는다고 생각하면 프로선수로서 대성할 수 없다. 기량은 물론 다양한 방법으로 ‘비싼 몸값’을 적극적으로 함으로써 몸값이 높아진다. 그래야 후원기업이 괜히 돈을 썼다고 후회하지 않는다.

그런 의미에서 박성현의 어깨가 무겁다.

좋은 성적을 거둬야 하는 것은 물론 다양한 퍼포먼스로 자신의 노출을 극대화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자신의 노출도를 높인다는 것은 후원기업 로고의 노출과 직결된다. 중계카메라가 떠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 후원기업으로부터 받는 거액의 몸값을 할 수 있다.

이제 남다른 개성으로 고집하던 무표정이나 덤덤함을 떨칠 때가 됐다. 멋진 샷을 만들어낸 뒤 환호하는 팬들과 그 기쁨을 공유하는 적극적 퍼포먼스도 필요하다. 무엇보다 영어를 빨리 익혀 통역 없이 인터뷰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그래야 미디어가 아무 때나 접근할 수 있고 후원기업의 광고 효과도 높일 수 있다.

‘걸어다니는 광고판’으로 초특급 대우를 받는 박성현에게 경기성적은 물론 다양한 형태로 자신의 몸값을 하겠다는 자세가 필요하다.

방민준(골프한국 칼럼니스트) news@golfhankook.com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의견으로 주간한국의 의견과 다를 수 있음을 밝힙니다. *골프한국 소속 칼럼니스트에게는 주간한국 지면과 골프한국, 한국아이닷컴, 데일리한국, 스포츠한국 등의 매체를 통해 자신의 글을 연재하고 알릴 기회를 제공합니다. 레슨프로, 골프업계 종사자 등 골프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싶으신 분은 이메일(news@golfhankook.com)을 통해 신청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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