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홍준표 자유한국당 전 대표가 유튜브 방송 ‘홍카레오’에서 10가지 주제를 두고 ‘토론 배틀’을 벌였다. 유 이사장과 홍 전 대표는 이날 오전 11시에 토론을 시작했고, 밤 10시에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했다. 진보와 보수를 대표하는 정치인들의 토론 배틀은 ▲보수와 진보 ▲한반도 안보 ▲패스트트랙 ▲민생경제 ▲노동개혁 등의 주제에 대해 차례로 입장을 밝히는 형식으로 이뤄졌다.

대부분의 주제에서 다른 의견을 보이는 양상으로 진행됐고, 한반도 비핵화에 관한 의견은 가장 불꽃 튀는 쟁점이었다. 유 이사장은 북한의 비핵화 해법으로 ‘체제 안전 보장’을 들었다. 북한에게 체제 안전을 보장한다면 북한이 굳이 핵을 가지려 하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홍 전 대표는 북한의 체제 자체를 몰가치한 것으로 정의 내리며 “핵을 포기하는 순간 김정은 체제는 바로 무너진다”며 북한은 결고 핵을 포기 하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왼쪽)과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3일 오후 '유시민의 알릴레오'와 'TV홍카콜라'를 조합한 '홍카레오' 토론배틀을 마치고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한 스튜디오에서 나오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

정치권의 최대 현안인 선거제 개혁안에 대한 입장차도 뚜렷했다. 유 이사장은 선거제 개혁안이 패스트트랙에 올라간 것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그는 “거대 양당에 압도적으로 유리한 선거제를 30년 넘게 했는데 만족도가 낮다”며 “패스트트랙에 올린 것이 의결한 것은 아니므로 지금부터 협상을 해보면 된다”고 말했다. 반면 홍 전 대표는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군소정당을 위한 제도’라고 일축하며 민의에 부합하는 제도는 아니라는 뜻을 드러냈다. 그는 “87년 체제가 등장한 후 게임의 룰(선거법)에 관한 것은 언제나 여야 협상을 했다. 바른미래당은 위선정당”이라고 말했다.

소득 하위계층의 소득 문제에서도 두 사람은 날선 공방을 이어갔다. 홍 전 대표는 “하위 20% 계층의 이전소들이 근로소득을 넘어섰다”며 “2003년 통계청이 생긴 이래 처음”이라고 말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국 1분위 가구(2인 이상)의 월평균 명목 공적 이전소득은 45만 1700 원으로 근로소득(40만 4400원)을 넘어섰다. 공적 이전소득이란 국민연금이나 기초연금, 아동수당 등 정부가 직접 지원하는 사회보장수혜금을 뜻한다.

이에 유 이사장은 이같은 현상은 정부의 잘못된 경제정책으로 인한 결과가 아닌 인구의 고령화로 인한 자연스런 현상으로 분석했다. 그는 “데이터 세부 내역을 보면 하위소득 계층 65세 이상 고령자의 비율이 최근 2,3년 간 급격하게 높아졌다”며 “그분들은 경제활동을 못 하는 분이 대부분”이라고 짚었다. 정부의 경제정책으로 양극화가 심화됐다는 홍 전 대표의 분석을 반박하는 근거다.

유 이사장은 전체적으로 문재인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해 ‘올바른 방향’이라 진단했으나, 홍 전 대표는 “시장통 경기가 꽝꽝 얼어붙었다”라고 지적하며 관련 주제에 대한 토론을 이어갔다. 노동개혁에 대한 입장도 달랐다. 홍 전 대표는 민주노총 등 강성노조를 개혁하지 않으면 대한민국의 미래가 없다고 강력하게 비판했고, 유 이사장은 “노조를 더 많이 만들도록 격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천현빈 기자



천현빈 기자 dynamic@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