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물적분할로 신설된 조선 중간지주회사 ‘한국조선해양’의 대표이사로 취임한 권오갑 부회장이 첫 담화문을 발표하며 기술력 중심의 조선업 재도약을 천명했다. 세계 1, 2위 조선사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을 자회사로 둘 한국조선해양이 조선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꾸겠다는 포부다.

11일 권 부회장은 한국조선해양 대표 취임 후 임직원들에게 이메일로 전달한 첫 담화문을 통해 “한국조선해양은 조선업의 패러다임을 바꿀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앞으로 조선업은 ‘기술’이 최우선시 되는 회사만 살아남을 것”이라며 “한국조선해양은 독보적인 기술력 확보에 모든 투자와 인력을 집중시켜 세계 어느 나라도 넘보지 못할 기술력을 갖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룹 조선업 중간지주사가 될 한국조선해양의 비전을 내놓은 것이다.

지난 달 분할 승인으로 현대중공업은 연구 개발과 투자 사업을 담당할 존속 법인 한국조선해양과 분할 신설 사업법인 현대중공업으로 나눠진 상태다. 추후 대우조선 인수가 마무리되면 한국조선해양은 신설 사업법인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을 자회사로 거느리게 된다.

권 부회장은 “원가를 줄이는 것으로 세계시장에서 승부를 보는 시대는 지났다”며 “값싼 인건비로 무섭게 추격해 오는 중국 등 후발업체와 러시아, 사우디 등 조선업 진출을 서두르는 자원부국과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과거의 영광이 아닌 시장을 선도하기 위한 혁신이 필요하다”며 기술 중심 도약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를 위해 판교에 건립예정인 글로벌R&D센터에 최대 5000명 수준의 연구개발인력이 근무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채용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현대중공업 그룹의 연구개발인력은 4000여명. 1000명 가량의 추가 인재 확보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권 부회장은 한국조선해양이 그룹 조선 자회사들에 대한 최대한의 지원과 책임에 나서겠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그는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은 물론, 기업결합심사를 통해 자회사로 편입될 예정인 대우조선해양의 대주주로서, 자회사에 해야 할 책임과 의무를 다할 것”이라며 “한국조선해양이 갖추게 될 기술력이 각 계열사의 설계 고도화와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고리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혜 기자



이종혜 기자 hey33@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