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제강점기 여성 통해 바라본 지금의 우리
  • | 2019-07-01 09:01:47
  • 서울 정동극장에서 일제 강점기 시절 주체적 삶을 추구했던 한 여성의 이야기 낭랑긔생이 재현된다.
1922년 7월 22일. 동아일보 3면에 실린 한 기사가 온 시내를 떠들썩하게 했다. 머리를 짧게 자르고, 남성양복을 입은 채 캡 모자까지 쓰고 시내를 돌아다니는 한 인물 때문이다. 기사의 주인공은 당대 가장 인기 있는 기생 강향란이다.

그의 이야기가 무대에서 재현된다. 오는 7월 26일부터 8월 18일까지 서울 정동극장에서 음악극 ‘낭랑긔생’이 펼쳐진다.

글을 배우고 학교에 다니며 새로운 세계와 근대적 사상을 접한 향란은 더 이상 남성에게 의지하거나 동정심을 구하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머리를 자른 것 역시 주체적인 한 인간으로 살고자 하는 의지를 내비친 셈이다.

향란은 당초 흔하디흔한 이름 ‘간난이’로 불리며 주변의 상황에 휩쓸려 살았다. 시장에서 노래를 부르며 삯바느질을 하던 간난은 아버지의 빚 때문에 ‘한동 권번’에 기생으로 팔려와 권번장 차순화를 만난다. 하지만 간난은 권번에서의 생활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동료 기생들과 티격태격 갈등을 일으킨다.

이를 본 순화는 예인으로서 기생의 삶에 대해 이야기하고, 간난에게 ‘향란’이란 기명을 준다. 새 이름을 받고 새로운 인생길에 들어선 향란은 5남매 생계를 책임지며 어렵게 살아가는 정숙, 비밀리에 근우회에서 활동하는 은희, 권번에서 음악을 가르치는 선생 석윤과 우정을 쌓아가며 점차 세상에 눈을 뜬다.

그러던 어느날, 요릿집 연홍관 사장 시봉이 정숙에게 수상한 일자리를 제안, 향란은 친구를 위해 불의에 맞서 싸우고자 고군분투하는데.

향란은 이 시대 여성들에게도 의미 있는 메시지를 남긴다. 선생과 친구 동료를 만나 노래, 춤, 그리고 글을 배워 세상을 깨쳐나간 향란은 스스로를 억압하는 세계에 갖은 질문을 던졌다. 비단 여성의 문제뿐만 아니라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시대와 상황에 떠밀려 살아가는 사람들’부터 ‘그 상황 속에서도 자신의 길을 만들어 가려는 사람’ 모두가 그를 통해 사색에 빠질 수 있다.

주최측 관계자는 “한 사람의 변모 과정과 여러 명의 욕망을 그려낸 이번 작품은 2019년의 우리를 되짚어 보게 할 것”이라고 전했다.

주현웅 기자 chesco12@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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