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는 업계 최고 속도의 고대역폭 메모리인 'HBM2E D램' 개발에 성공했다.
SK하이닉스가 세계 최고 속도의 D램 개발에 성공했다. 이번에 개발한 ‘HBM2E D램’은 기존 고대역폭 메모리(HBM·High Bandwidth Memory) 규격인 ‘HBM2 D램’보다 처리 속도를 50% 높인 제품이다. 풀HD급 영화(3.7GB) 124편 분량의 데이터를 1초에 처리할 수 있는 차세대 고사양 메모리 솔루션이다. SK하이닉스는 메모리 반도체 경쟁력을 극대화해 시황 악화와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 무역전쟁 등 대내·외 불확실성을 기술력으로 정면 돌파한다는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12일 인공지능(AI)이나 슈퍼컴퓨터 등에 활용되는 초고속 메모리반도체 ‘HBM2E’ D램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HBM2 D램을 개발한 지 1년 만이다.

HBM2E는 기존 D램보다 데이터 처리속도를 혁신적으로 끌어올린 HBM(고대역폭 메모리) D램의 차세대 제품을 말한다. 주로 초고속 고성능 메모리가 필요한 그래픽카드나 슈퍼컴퓨터, 인공지능 반도체, 서버용 반도체에 사용된다. 이번 제품은 이전 규격인 HBM2 대비 처리 속도를 50% 높인 것이 특징이다.

2020년부터 본격 양산되는 ‘HBM2E’ D램은 초당 3.6기가비트 처리 속도를 구현할 수 있어 1024개의 정보출입구(I/O)를 통해 초당 460기가바이트(GByte)의 데이터 처리가 가능하다. 용량은 단일 제품 기준으로 16Gb 칩 8개를 TSV(Through Silicon Via) 기술로 수직 연결해 16GB를 구현했다. TSV는 D램 칩에 수천 개의 미세한 구멍을 뚫어 상층과 하층 칩의 구멍을 수직으로 관통하는 전극으로 연결하는 상호연결 기술이다. 버퍼 칩 위에 여러 개의 D램 칩을 적층한 뒤 전체 층을 관통하는 기둥 형태의 이동 경로를 구성해 데이터·명령어·전류를 전달한다. 일반적으로 기존에 사용되던 패키지 방식들보다 크기는 30% 이상, 전력 소모는 50% 이상 줄어드는 효과를 낸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HBM2E’를 통해 차세대 메모리반도체 시장의 주도권을 잡겠다는 계획이다. SK하이닉스의 2·4분기 D램 매출은 42억6100만달러(약 5조1600억원)로 글로벌 시장에서 28.7%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미중 무역 분쟁의 여파로 매출과 점유율이 전 분기보다 소폭 감소하기는 했지만 삼성전자와 함께 ‘반도체 코리아’의 저력을 이어가고 있다. 전준현 SK하이닉스 HBM사업전략 담당은 “SK하이닉스는 2013년 세계 최초로 HBM D램을 출시한 후 지금까지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시장을 선도해왔다”며 “HBM2E 시장이 열리는 내년부터 본격 양산을 개시해 프리미엄 메모리 시장에서의 기술 우위를 지속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종혜 기자



이종혜 기자 hey33@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