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를 갈망하는 돈 조반니의 행적…도덕과 규범이란 무엇인가

서울시오페라단
천재 작곡가 모차르트의 생애 최고 걸작이 서울의 무대에 오른다. 세종문화회관에서 오는 10월 30일~11월 2일까지 오페라 ‘돈 조반니’가 진행된다.

은 최근 2년 동안 ‘투란도트’, ‘베르테르’ 등 현대 또는 재해석한 공연을 진행해 왔다. 이번에 선보이는 작품에서는 고전적 이미지를 재현한 정통 오페라의 매력을 드러낼 예정이다.

돈 조반니는 모차르트의 대표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 ’코지 판 투테‘ 등과 함께 이른바 ‘다 폰테 3부작’이라고 불리는 작품 중 하나이다. 성직자 출신의 이탈리아 대본가 로렌초 다 폰테와 모차르트가 합작해 풍자적이고 재치 있는 스토리, 등장인물들의 아름다운 아리아로 현재까지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많이 공연되는 오페라 ‘Top5’에 들기도 한다.

작품은 호색한 귀족 돈 조반니와 하인 레포렐로, 귀족 여인 돈나 안나, 돈나 엘비라, 시골 처녀 체를리나가 얽히고설킨 이야기다. 죄를 지은 돈 조반니가 지옥으로 끌려간다는 권선징악의 메시지를 담고 있는데, 모차르트는 돈 조반니를 통해 그 당시 신분제와 귀족계급의 타락을 비판했다. 그 외의 등장인물들에게 평민들의 인식을 투영하는 등 당대 인간군상의 심리를 그려냈다. 음모와 풍자가 난무한 세상 가운데서 인간의 본성과 이중성을 엿볼 수 있다.

지난 2017년 장으로 취임, 이번 작품 연출을 맡은 이경재 장도 등장인물들의 각각 다른 본성과 이중적인 마음을 강조했다. 그는 “자유를 갈망하는 돈 조반니의 행적을 통해 인간 각자가 가진 도덕과 규범의 가치를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작품을 선사하고 싶다"고 밝혔다.

지난해부터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 상임 지휘자로 활동하고 있는 마시모 자네티(Massimo Zanetti)가 지휘봉을 잡아 특히 눈길을 끈다. 그는 독일 베를린 슈타츠오퍼, 프랑스 바스티유오페라, 스페인 리세우극장, 이탈리아 로마나치오날레 등에서 활동하며 국제적인 지휘자로 부상한 지휘다. 주로 관현악 지휘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그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오페라 지휘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프랑스 파리 국립오페라 부지휘자로 활동하고 있는 쳄발리스트 알레쌍드호 프하티코(Alessandro Pratico)가 부지휘와 쳄발로 연주를 맡았다.

수많은 여자들을 유혹하는 돈 조반니 역에는 미국, 프랑스, 일본 등의 세계 유명 극장에서 오페라 주역으로 출연한 한규원과 독일 드레스텐 국립극장 주역가수로 6년간 활동한 정일헌이 맡았다.

귀족인 돈 조반니를 적대하면서도 부러워하는 이중적인 마음을 가지고 있는 하인 레포렐로 역에는 독일 뉘른베르크, 비스바덴에서 13년간 전속가수를 역임한 손혜수와 영국 및 프랑스, 독일 등 유럽 등지에서 활동 중인 심기환이 맡았다.

그밖에도 돈 조반니에게 복수를 다짐하는 돈나 안나 역에는 소프라노 이상은, 권은주, 그녀의 약혼자 돈 오타비오에는 테너 허영훈, 선태준이 맡았다. 돈 조반니에게 버림받아 미련을 못 버리는 돈나 엘비라 역에는 소프라노 오희진, 정주희가 선보인다. 시골 처녀 체를리나 역에는 소프라노 강혜정과 손나래가, 그녀의 약혼자인 마제토는 바리톤 김경천이 연기한다. 돈 조반니를 지옥으로 끌고 가는 기사장 역은 베이스 손철호가 맡았다.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연주하며 위너 오페라합창단이 출연한다.

주최측 관계자는 “ 이경재 단장의 세련된 연출로 원작의 고전미를 한층 끌어올렸다”며 “성직자 출신의 천재적 이탈리아 대본가인 로렌초 다 폰테와 천재 작곡가 모차르트의 합작품에 많은 성원을 기대한다”고 전했다.

한편, 을 포함한 서울시예술단은 오는 10월 세종문화회관에서 다양한 공연을 펼칠 계획이다. 1일 서울시극단은 연극 ‘WIFE’를 연출한다. 올해 6월 런던에서 초연된 작품으로서 약 80년의 시간적 배경에서 네 커플의 이야기를 유기적으로 담은 작품이다.

5일에는 서울시유스오케스트라가 ‘2019 위대한 작곡가 시리즈Ⅰ-말러’ 공연을 펼친다. 국내에 말러 연주 열풍을 몰고 온 임헌정 지휘자가 직접 나서기로 해 주목받고 있다. 10~12일에는 서울시무용단의 ‘허행초’ 공연이 예정돼 있다. 이 시대의 마지막 낭만주의자로 불리는 최현의 춤들로 구성된 게 특징이다.

19일에는 한국과 독일의 어린이 합창단이 만난다. 독일 어린이 합창지휘계의 최고로 평가받는 죌료 다부토비치가 예술감독으로 있는 ‘WDR서독일방송어린이합창단’이 서울시소년소녀합창단과 합창 문화교류의 일환으로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무대에 오르기로 했다. 독일 공영방송인 서독일방송 도르트문트 어린이합창단은 유럽에서 가장 큰 합창전문 음악학교인 합창아카데미에 소속되어 뛰어난 기량을 인정받은 학생들로 구성돼 있다.

주현웅 기자



주현웅 기자 chesco12@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