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13조 투자에 힘 실어준 文 대통령
일본의 경제보복 속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0일 삼성 디스플레이 아산공장에서 열린 ‘신규 투자 및 상생협력 협약식’에 참석해 향후 6년간 차세대 디스플레이인 ‘QD(퀀텀닷·양자점물질 디스플레이)’에 13조1000억에 달하는 신규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이날 협약식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참석해 “오늘 협약식은 세계 1위 디스플레이 경쟁력을 지키면서 핵심소재·부품·장비를 자립화해 ‘누구도 넘볼 수 없는 디스플레이 제조 강국’으로 가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며 이 부회장에게 감사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의 삼성 사업장 방문은 이번에 세 번째, 이 부회장과는 총 9번째 만남이다. 문 대통령이 일본 수출규제와 관련해 ‘삼성 역할론’에 힘을 실어줬다는 평도 나온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날 충남 아산캠퍼스에서 ‘신규 투자 및 상생협력 협약식’을 열어 오는 2025년까지 QD 디스플레이 생산시설 구축과 연구개발(R&D)에 총 13조1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TV용 대형 디스플레이 투자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중국 업체들의 액정표시장치(LCD) 저가 물량 공세에 맞서 TV용 디스플레이 사업의 방향을 LCD에서 ‘QD 디스플레이’로 전환하는 것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아산1캠퍼스에 세계 최초의 QD 디스플레이 양산라인을 구축하고 2021년 초 8.5세대 3만장 규모로 가동을 시작해 65인치 이상 초대형 QD 디스플레이를 생산할 예정이다. 기존 8세대 LCD라인은 단계별로 QD라인으로 바꾸고 기존 LCD 인력도 QD 분야로 전환 배치한다.
문 대통령은 이번 삼성의 투자와 관련해 “세계 1위 디스플레이 경쟁력을 지키면서 핵심 소재·부품·장비를 자립화해 ‘누구도 넘볼 수 없는 디스플레이·제조 강국’으로 가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밝히며 힘을 실어줬다. 이어 “지난 7월 LG디스플레이의 대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3조원 투자 발표에 이어 삼성의 신규 투자 발표로 세계 1위 전망은 매우 밝아졌다”고 덧붙였다.
이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누구도 넘볼 수 없는 디스플레이 제조 강국을 만들자는 (문 대통령의) 말씀은 정말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또 “세계 경기가 둔화하고 여러 불확실성으로 어려운 시기지만 흔들리지 않고 차세대 기술 혁신과 인재 양성에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고 젊은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기업인의 소임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번 투자가 본격화하면 신규 채용 외에도 5년간 약 8만1000개의 일자리가 만들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종혜 기자
이종혜기자 hey33@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