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6년 초연 후 34년간 연속매진 `유니버설발레단의 걸작’

유니버설발레단의 호두까기인형
매년 크리스마스 때마다 수많은 관객들과 함께 하며 박수갈채를 받아온 발레 ‘호두까기 인형’이 올해도 막을 올린다. ‘발레 한류’를 개척한다는 평가를 받는 유니버설 발레단의 이번 공연은 오는 12월 21일부터 31일까지 약 열흘 간 진행된다.

호두까기인형은 발레 역사상 가장 위대한 작곡가 차이콥스키와 안무가 프티파-이바노프 콤비가 완성한 작품이다. ‘백조의 호수’, ‘잠자는 숲속의 미녀’와 더불어 고전발레 3대 명작으로 불린다. 1892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마린스키 극장에서 초연된 이후 127년간 크리스마스를 장식하며 세계적으로 사랑을 받고 있다. 유니버설발레단 역시 1986년 초연 이후 34년간 매진을 기록하며 국내 최다(870여회)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못생기고 딱딱한 호두까기인형이 다른 아이들에게는 외면당하지만 클라라의 순수한 사랑을 받아 왕자가 되는 아름다운 이야기이다. 주변에서 사랑받지 못하는 여러 사람들이 자신도 귀한 존재라는 것을 느끼게 하는 따뜻한 마음을 담고 있다.

1막은 크리스마스 파티. 클라라의 집에서 파티가 열린다. 그런데 마법사 드롯셀마이어의 신비한 마술파티에 집안이 어지러워진다. 생쥐가 득실한 방에서 호두까기인형과 병정들은 대포를 쏘아대며 생쥐들과 대결을 펼치지만 위기에 처한 호두까기인형. 다행히 클라라의 도움으로 생쥐 떼는 물리치게 된다. 이제 왕자가 된 호두까기인형은 클라라와 어디로 향하게 될까.

1막은 드로셀마이어의 마술로 살아 움직이는 할리퀸, 콜롬바인, 무어 인형의 개성 넘치는 춤이 초반을 장식한다. 호두까기 인형과 생쥐의 전투 장면은 생쥐 왕의 익살맞은 연기와 실제 발포되는 대포가 등장해 아이들에게 큰 인기를 끈다. 대미를 장식하는 ‘눈의 왈츠’는 유니버설발레단의 수준 높은 군무를 감상할 수 있는 1막의 하이라이트로 꼽힌다. 시시각각 대열을 바꾸는 20여명의 눈송이 요정과 소리없이 반짝이며 흩날리는 눈, 코러스가 더해진 차이콥스키의 아름다운 음악이 관객을 압도한다.

2막에서 호두까기인형과 클라라는 환상의 나라로 먼 길을 떠난다. 신비롭기만 한 그곳은 하얗게 쌓인 눈송이에 눈부시게 아름다운 과자의 나라다. 이곳에서는 러시아, 스페인, 아라비아, 중국 등 세계의 민속춤을 볼 수 있다. 막대사탕, 초콜릿, 커피콩, 차를 상징하는 이 춤들은 이색적인 의상과 고난도의 테크닉으로 화려한 볼거리를 자랑한다. 이후 남녀 무용수의 아름다운 앙상블이 돋보이는 ‘꽃의 왈츠’, 클라라와 호두까기 왕자의 ‘그랑 파드되’가 이어진다. 이 장면을 통해 유니버설발레단의 차기 시즌을 이끌어 나갈 새로운 스타가 배출되기 때문에 언제나 평단과 팬들의 주목이 끌린다.

호두까기인형은 통상 러시아 마린스키발레단의 바실리 바이노넨 버전을 따른다. 차이콥스키 음악의 아름다움을 가장 잘 살려냈다는 평이 주를 이룬다. 매해 연말 분위기를 한껏 무르익게 할 신비롭고 환상적인 무대, 원작의 스토리가 생생하게 살아 숨쉬는 연출과 안무가 압권이다.

역시 바실리 바이노넨 버전을 기반으로 한다. 이번 공연은 20여년 간 마린스키발레단의 전성기를 이끈 올레그 비노그라도프 예술감독이 초연을 연출했다. 이후 유니버설발레단 3대 예술감독 로이 토비아스와 현 예술감독 유병헌이 개정 안무를 담당했다. 정교하고 세련된 무대 세트와 의상도 눈길을 끈다. ‘눈의 왈츠’, ‘꽃의 왈츠’ 등 화려한 군무로 클래식 발레의 정수를 보여준다.

1986년 초연 후 34년간 연속매진의 신화를 쓴 유니버설발레단의 호두까기 인형은 전 연령층를 아우르는 환상적인 스토리텔링이 주목받는다. 클라라의 연기와 극 전개를 성인 무용수에 의존해가는 다른 발레단에 반해, 유니버설발레단은 원작 그대로 1막 초반은 어린 무용수를, 1막 후반부터 2막은 마법에 의해 성장한 성인 무용수를 등장시킨다.

어린 클라라와 파티 장면의 친구들, 호두까기왕자의 병정들은 바가노바 메소드를 체계적으로 제공하는 부설 교육기관인 선화예술학교, 유니버설발레아카데미, 줄리아 발레아카데미에서 선발하고 있다. 특히 어린 클라라는 성인 무용수와 마찬가지로 토슈즈를 착용하고 솔로 바리에이션, 드로셀마이어와의 파드되 등을 소화하여 한국 발레계의 미래를 밝힌다. 현재 발레단의 수석무용수로서 두터운 팬덤을 보유하고 있는 홍향기 역시 13세였던 2002년에 어린 클라라 역을 맡아 무대에 오른 바 있다.

문훈숙 유니버설발레단 단장은 “이 작품은 천상의 예술로 세상을 아름답게 만드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며 “관객 모두가 만면에 미소를 띄우고 가족, 연인들이 함께 소중한 추억을 아로새기는 시간을 보내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해당 공연은 서울 광진구 유니버설아트센터에서 진행된다. 12월 21일부터 31일까지 진행되지만, 23일과 26일 공연은 없다. 이밖에 자세한 사항은 유니버설발레돈 공식 홈페이지 등에서 확인 가능하다.

주현웅 기자



주현웅 기자 chesco12@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