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고 실적 예고에 거래자 수도 100만명 돌파

SBI저축은행은 지난해 6월 모바일 플랫폼 서비스 사이다뱅크를 출범했다. /SBI저축은행 제공
[주간한국 이주영 기자] SBI저축은행이 거래자 수 증가와 호실적 기대로 저축은행업계 1위로 자리매김하는 모습이다. 퇴직연금 정기예금 상품은 출시 1년여 만에 1조원 실적을 기록했고, 모바일 플랫폼 ‘사이다뱅크’는 저축은행 최초로 거래자 수 100만명을 돌파했다. 최근에는 CEO 연임설까지 피어올랐다. 수장 교체없이 조직 안정화에 집중할 것이란 분석 때문이다.

사이다뱅크, 거래자 급증도 ‘사이다’

SBI저축은행은 지난달 중순, 저축은행업계 처음으로 거래자 수 100만명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모바일 플랫폼 ‘사이다뱅크’ 출범 7개월 만의 성과다. 사이다뱅크는 앱을 통해 5분 내 계좌를 만들 수 있는 비대면 계좌개설, 이체, 예·적금 가입을 비롯한 대출신청과 송금까지 모든 금융서비스를 공인인증서 없이 간편인증 하나로 언제든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실적 조건없이 각종 이체, ATM입출금, 증명서 발급 등 수수료도 모두 면제한다.

이처럼 시중은행과 차별화한 편리함을 강점으로 내세운 사이다뱅크는 특히 20~30대 직장인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며 인기몰이 중이다. SBI저축은행의 거래 고객 수도 사이다뱅크 출범 후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출범 5개월 만에 회원 고객 20만명을 달성한 데 이어 두 달 후 100만 돌파를 기록한 것이다.

저축은행 업계는 개별 저축은행 거래자 수 100만 돌파가 이례적인 업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주요 대형 저축은행의 거래자 수는 통상 20만~60만 명 수준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거래자 수는 OK저축은행이 61만, 웰컴저축은행이 52만, 페퍼저축은행이 18만이었다.

영업익도 매년 ‘껑충’

SBI저축은행은 단순히 거래자 수뿐만 아니라 자산규모, 영업이익 등에서도 저축은행 업계 1위 자리를 공고히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이익이 전년대비 40% 이상 급증해 다시 한 번 이목을 집중시켰다. 일본SBI홀딩스는 지난달 31일 한국 자회사인 SBI저축은행의 2019년 순이익이 1882억원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전년인 2018년 1310억원보다 44% 증가한 수치다. 현재 SBI저축은행은 국내 저축은행 중 자산·순익 기준 1위를 차지한다. 특히 2019년 순익인 889억원과 비교하면 2년 새 순익이 2배나 뛰었다.

또한 퇴직연금 정기예금 상품은 출시 1년 2개월 만에 신규 실적 1조원을 돌파했다. 지난달 SBI저축은행에 따르면, 2018년 11월 출시한 SBI저축은행 퇴직연금 정기예금은 높은 금리, 업계 1위의 기업인지도, 높은 기업신용등급, 국내 주요 금융사 24곳과 업무협약을 통한 판매 채널 확대 등에 힘입어 꾸준한 실적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현재는 주요 시중은행과 증권, 보험 등 금융회사 24곳과 업무 협약을 맺고 퇴직연금 정기예금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퇴직연금 정기예금 상품금리는 지난달 20일 기준(세전) 확정기여형(DC)과 개인형 퇴직연금(IRP)이 연 2.0%(12개월 기준, 세전), 확정급여형(DB)이 연 2.4%(12개월 기준, 세전)다.

CEO 연임, ‘무리없다’ 우세

저축은행업계의 역대 최대 실적이 예고되면서 주요 저축은행 대표들의 연임 가능성도 짙어지는 양상이다.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는데다 규제까지 강화되는 상황인 만큼, 조직 안정화에 보다 집중하려는 의도가 관측돼서다.

최근 금융권에 따르면 업계 1위인 SBI저축은행의 임진구, 정진문 각자대표의 임기는 다음달까지다. 이들은 2015년과 2016년 각각 선임된 후 기업금융과 리테일금융 분야를 맡아왔다. 다음달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최고경영자(CEO) 선임.연임을 결정할 예정이다.

SBI저축은행은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이 예상되는 만큼, 호실적을 주도한 CEO 연임이 거의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다. 지난해 3,4분기 실적은 1562억원으로 전년인 2018년 말보다 253억원 늘었다. 임 대표와 정 대표 취임 후 실적이 매년 개선된 만큼 각자 대표 체제와 연임은 사실일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사이다뱅크, ‘파킹통장’ 대표 되나

SBI저축은행의 입출금예금통장도 눈길을 끈다. 일명 ‘파킹통장’으로 불리는 이 예금상품은 잠깐 주차하듯 은행에 짧게 돈을 예치해도 정기예금보다 이자가 좀 더 많은 자유 입출금식 통장이다. 연 금리 2%, ATM 입출금 및 이체 수수료 무료 등이 특징이다. 하루만 돈을 넣어놔도 이자를 받을 수 있어 증권사 CMA통장과도 비교되는 경우가 많다. CMA통장이 예금자보호를 받지 못하는 반면, 파킹통장은 금융권별 1인당 5000만원까지 예금자보호를 받을 수 있어 최근 계좌를 개설하는 이들이 느는 분위기다.

흔히 급여 통장으로 사용되는 제1금융권의 입출금통장은 연이율이 1%가 되지 않는다. 지난 19일 기준 KB국민, 우리, 신한은행의 입출금통장 연이율은 0.1%인 반면, SBI저축은행의 파킹통장인 자유입출금통장은 연이율 2%로 확인됐다. 1000만원을 1년동안 넣어두면 제1금융권은 세후이자로 8460원을, SBI저축은행은 16만9200원을 받게 되는 셈이다.

모바일 제1금융권인 카카오뱅크가 선도적으로 내세워 인기를 얻은 ATM입출금 및 이체수수료 무료 혜택도 놓칠 수 없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또 최근 대출상품의 조건이 까다로워지면서 자신의 신용정보를 조회하고 관리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정보에 유료가입해 신용정보를 조회하는 서비스를 SBI 사이다뱅크는 자사가 그 비용을 부담하는 조건으로 입출금통장 계좌를 개설한 고객에 한해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사이다뱅크 입출금계좌를 최근 개설했다는 한 이용자는 “저축은행 순위 1위인데다, 문제가 발생해도 예금자보호법으로 5000만원까지 보호된다는 얘기에 안심하며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이용자는 “점점 CMA통장과 파킹통장들이 자꾸 금리를 내리고 있어 고민이었는데, 저축은행 입출금통장에서 2% 금리를 준다고 해서 이용하게 됐다”며 “예상치 못한 목돈이 생겼을 때, 적금통장을 만들기는 부담스러울 때 이용하기 쏠쏠하다”고 털어놨다.

이주영 기자



이주영 기자 jylee@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