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한국 주현웅 기자] 한진칼이 정기 주주총회를 약 일주일 앞두고 KCGI 등 3자 연합의 공세를 맞받아쳤다. 높은 부채비율 등에 따른 경영실패 프레임과 리베이트 의혹 등에 적극 반박한 한편, 경영권을 위협하는 3자 연합의 ‘진짜 의도’를 두고 거세게 비판했다.
“3자 연합이 수치 오도…사익 추구 자인하는 꼴”

20일 한진칼은 팩트체크 형식으로 3자 연합 입장에 조목조목 반론했다. 먼저 ‘경영실패’라는 3자 연합의 지적에 대해 “대한항공 영업이익은 매년 흑자 행진을 기록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한항공은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전 임직원이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런 중대한 시점에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수치만 들이대는 식의 경영권 위협은 그룹의 발전이 아닌, 사익을 위한 것임을 자인하는 꼴”이라고 응수했다.

부채비율에 대해서도 강하게 부정했다. 3자 연합은 “영구채 포함 시 대한항공의 부채비율은 1600%까지 치솟는다”며 “이는 세계 주요 항공사들 중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줄곧 비판해 왔다.

하지만 한진칼은 “국제회계기준상 영구채 발행은 현재 자본으로 인식한다”며 “전 세계적으로 인정되고 있는 회계기준을 오도하고, 타 기업 및 금융기관에서도 활용하는 영구채 발행을 부정하는 것 자체가 3자 연합의 억지임을 방증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대한항공이 다소 높은 부채비율을 기록하는 것은 실적 때문이 아니다”라며 “외부 요인인 환율상승에 따른 외화부채 환산손실 발생 등 항공사 업종 특성이 반영된 것”이라고 부연했다. 3자 연합이 추천한 임원들의 ‘비전문성’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3자 연합의 JAL 언급…“구조조정 의심”

이 같은 반론 후 한진칼은 3자 연합이 줄곧 일본 항공사 JAL을 거론하는 데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구조조정을 하려는 셈 아니냐”는 것이다.

한진칼은 “강성부 KCGI 대표는 JAL의 회생 사례를 들며 한진그룹 정상화 방식을 제시했다”며 운을 뗐다.

이어 “강성부 대표는 지난 2월 20일 기자간담회에서 ‘5000억원 적자였던 JAL을 2조원 흑자로 만든 사람은 항공 비전문가인 이나모리 가즈오 전 교토세라믹 회장과 공대출신 IT 전문가들’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고 지적했다.

이 지점에서 ‘3자 연합은 구조조정을 염두에 뒀을 것’이란 의심이 합리적이란 게 한진칼의 입장이다. 한진칼은 “JAL의 회생에 실질적 영향을 준 것은 정부의 자금 지원”이라며 “특히 JAL은 방만한 기업 운영으로 직원들 중 약 37%에 달하는 인원을 줄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실상 조현아 주주연합이 한진그룹의 인적 구조조정을 염두에 두고 지속적으로 JAL의 회생 사례를 언급하고 있다는 합리적 의심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더해 3자 연합이 지향하는 목표는 ‘투명경영’ 및 ‘주주가치 제고’와 무관하다고 꼬집었다.

한진칼은 “폐쇄적 족벌경영의 대표 격인 반도건설, 지배구조 최하위 등급을 받은 조선내화의 주요 투자자인 KCGI, 땅콩회항을 비롯해 한진그룹 이미지를 훼손한 조현아 전 부사장이 과연 투명경영과 주주가치 제고를 논할 자격이 있는지 의문”이라고 전했다.

실제 반도건설그룹은 권홍사 회장과 아들 권재현 상무는 지주회사인 ‘반도홀딩스’의 지분 99.67% 소유하고 있다. 지주회사가 각 계열사를 소유하는 구조인데, 특히 수익성이 높은 계열사는 부인, 아들, 사위, 차녀가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어 ‘전형적인 가족 중심의 족벌 경영 체제’란 비판이 크다.

끝으로 최근 불거진 항공기 리베이트 문제를 짚었다. 3자 연합은 대한항공이 에어버스로부터 리베이트를 받고 세금을 탈루햇으며, 최근까지도 이러한 관행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한진칼은 “조원태 회장을 비롯한 현 경영진은 에어버스 리베이트 의혹에 대해 어떠한 관련도 없다”며 “이미 대한항공은 과거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 최근 프랑스 에어버스 등에 확인을 요청했다”고 선을 그었다.

한진칼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2018년에만 11개 수사기관으로부터 18번이 넘는 압수수색, 수 십 회에 달하는 계좌추적 등 고강도의 수사를 받아왔다. 하지만 항공기 거래와 관련한 위법 사실은 아직까지 드러나지 않았다.



주현웅 기자 chesco12@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