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호 적힌 개인 물병에 시작전 인사도 ‘거리두기’

2020 K리그 인사도 '거리두기'

한국 축구가 다시 뛴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한달 반 이상 개막이 지연된 K리그가 드디어 개막한다. 코로나19 사태에 맞물린 것은 물론 전세계 최초의 새로운 축구 규칙 적용, 여기에 상주 상무의 연고지 계약 만료로 인해 승강제까지 바뀌게 됐다. 정말 많은 게 바뀌게된 2020 K리그를 자세히 알아본다.

번호 적힌 개인 물병에 시작전 인사도 ‘거리두기’

가장 중요한 건 코로나19 사태가 축구장에서 발생하지 않는 것이다. 이를 위해 나름이 규칙이 정해졌다. 선수단과 심판진은 경기 시작 직전까지 마스크를 쓴다. 또한 경기장 입장 후 선수단 인사 역시 2m의 거리두기를 하고 심판진의 선수용품 확인도 같은 상태에서 진행된다. 경기가 진행되는 1시간 30분여동안 접촉은 어쩔 수 없지만 최대한 접촉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지도자들은 벤치에서 마스크를 쓴 채로 지도를 해야한다. 마스크에 묻혀 말이 멀리 퍼지기 쉽지 않지만 어쩔 수 없다. 경기장에 침을 뱉거나 불필요한 하이파이브 등도 선수단 내에서 자제한다. 또한 선수단은 자신의 등번호가 병뚜껑 위에 적힌 개인용 음료만 섭취하게 된다. 한 음료를 여러명이 마셨다 타액이 전파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가장 큰 변수는 역시 관중 없이 진행된다는 것이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많이 줄었다 할지라도 아직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기에 시즌 초반은 무관중으로 진행하며 확진자 정도와 정부의 방침에 따라 관중을 받는다는 것이 프로축구연맹의 계획이다.

상주 상무 자동 강등… 승강제도 일시적 변경

상주시와 국군체육부대 상무의 연고지 계약이 올해로 만료되면서 K리그1(1부리그)에 있던 상무는 올시즌 성적과 관계없이 K리그2 강등이 확정됐다. 원래 K리그는 K리그1 최하위팀(12위)이 자동 강등되고 11위팀이 승강플레이오프에 진출한다. K리그2에서 우승팀이 자동 승격, 2~4위팀이 플레이오프를 해 K리그1 11위팀과 승강플레이오프를 가져 승자가 승격 혹은 잔류한다. 하지만 상무가 자동 강등되면서 승강제에 변화가 생겼다. 상무가 최하위일 경우에는 11위팀은 원래대로 승강플레이오프를 치른다. 하지만 상무가 최하위가 아닐 경우, 12위팀은 자동강등이 된다. 이 경우 K리그1은 자동강등팀이 2개 팀이 된다. 기존 1.5장과는 다르다. 시민구단 창단을 준비 중인 상주시가 정말 창단한다면 K리그2에서 뛰게 된다. 상무는 현재 다른 연고지를 찾고 있고 연고지 계약을 한다면 내년시즌은 K리그2에서 뛴다. 즉 상주시와 상무가 모두 K리그2팀에 참가하게 된다면 2021시즌 K리그2는 기존 10개팀에서 12개팀이 된다. 한달 반가량 리그 개막이 지연됐기에 기존 38라운드 일정이 아닌 27라운드 일정으로 축소됐다. K리그1팀은 홈&어웨이를 한 번씩 치른 22라운드 이후 스플릿 라운드를 가지게 된다. K리그2 역시 기존 36라운드에서 27라운드가 됐고 각자 홈&어웨이를 치른 후 절반인 5개팀은 홈에서 한경기를 더 치르게 된다.

세계 최초로 2020~2021 축구 규칙 시행… 전세계가 주목

세계에서 축구를 시작한 나라가 얼마 없는데다 마침 개막 시기도 5월이기에 국제축구평의회(IFAB)가 재정한 2020~2021년 축구 규칙을 처음 시행하는 나라가 됐다. 6월부터 이 규칙 적용이 원칙이지만 4~5월에 개막할 경우 미리 시행이 가능하다. 세계 최초로 새로운 축구 규칙을 적용하는 리그가 된 것이다. 이번에 바뀐 규칙에서 가장 중요한 건 핸드볼이다. ‘핸드볼 반칙 여부를 판정할 때 겨드랑이의 맨 아래와 일직선이 되는 위치를 팔의 위쪽 경계로 한다(팔의 정확한 부위 언급)’는 규칙을 따르게 된다. 또한 ‘우발적인 핸드볼이라도 본인 또는 동료가 핸드볼 이후 즉시 득점을 하거나 즉시 득점 기회를 만들어내면 반칙이다('동료'와 '즉시'를 추가)’ 등 기존 규칙의 내용을 명확히 한 부분도 있다. 이를 통해 페널티박스 안에서 핸드볼 상황과 페널티킥에 대해 더욱 명확하게 판정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전세계 축구가 멈춘 상황이기에 해외에서도 K리그를 보기 위해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이미 중국, 홍콩 등 아시아와 크로아티아 등 동유럽 국가를 포함해 총 10개국에 중계권을 판매한 K리그다. 여기에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미국, 호주 등 세계 각국의 방송사,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 온라인 콘텐츠 플랫폼, 뉴스에이전시 등이 중계권 구매 관련 문의를 해오고 있다 물론 베팅사이트와 연관됐기에 더 관심을 받긴 하지만 아무도 하지 않을 때 홀로 축구를 한다는건 전세계에 한국 축구를 더욱 알릴 기회이기도 하다.

이재호 스포츠한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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