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가 횡령·마약 등으로 실형…향군상조회 인수 과정서 수백억원 손실까지

최철홍 보람상조 회장.
[주간한국 이주영 기자] 프리드라이프와 상조업계 투톱을 차지하고 있는 보람상조가 끊임없이 구설에 오르내리고 있다. 최철홍 회장 장남이 마약 밀반입 사건으로 재판을 받으면서 오너리스크에 다시 빨간불이 켜졌다. 최철홍 회장 역시 2010년 회삿돈 250여억원을 빼돌린 혐의로 구속 수감된 적이 있다. 지난 3월에는 향군상조회 인수를 대대적으로 알렸지만 500억원에 이르는 손실을 보게 됐다.

부자가 ‘법의 심판’ 받아…기업 이미지 타격

최 회장의 장남인 최요엘 보람상조개발 이사가 기업 이미지를 실추시켰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최 이사 등 3명은 지난해 8월 해외 우편으로 코카인, 엑스터시, 케타민 등을 미국으로부터 밀반입해 자택과 용산구 클럽 등에서 3차례에 걸쳐 투약한 혐의로 지난해 기소됐다. 1심 재판에서 최 이사는 부친인 최 회장이 암 투병 중인 점을 감안해 달라며 재판부에 선처를 호소했다.

수원지법 형사12부(김병찬 부장판사)는 최 이사에게 지난 1월 마약 밀반입 및 투약 등의 혐의로 징역 3년에 추징금 163만7500원, 기납명령 및 증거물 몰수를 선고했다. 최 이사는 이에 불복, 항소했다. 다음 재판은 오는 20일 열릴 예정이다.

최 이사의 재판이 진행되면서 과거 법정에 섰던 부친 최철홍 회장도 다시 입길에 오르내리고 있다. 최 회장은 2008년 1월부터 2009년 12월까지 상조회원들이 낸 회비 일시금을 회사 계좌에 넣지 않고 형인 최현규 부회장과 재무부장 등과 짜고 빼돌려 사용한 혐의를 받았다. 그는 2011년 대법원에서 징역 3년의 확정판결을 받고 복역하다, 만기를 4개월여 앞둔 2012년 12월 성탄절 특사로 석방됐다. 2014년에는 중국산 수의를 국내산으로 둔갑시켜 74억원의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로 약식기소 돼 벌금형을 받기도 했다.

10년 만에 부친에 이어 아들까지 법정에 서자, 상조업계 안팎에서는 오너리스크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크다. 보람상조그룹의 핵심 계열사 중 하나인 보람상조개발은 1대주주인 최 회장의 지분이 71%, 장남인 최 이사와 차남인 최요한씨가 각각 14.5%를 소유해 100% 가족회사로 운영되고 있어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최대 상조업체 등극’ 알고 보니

보람상조는 지난 3월 선수금 규모가 3000억원이 넘는 재향군인회상조회(향군상조회)를 전격 인수해 프리드라이프를 제치고 업계 규모 1위에 올라서는 듯했다. 당시 향군상조 인수 컨소시엄이 재향군인회로부터 320억원에 매입한 것을 보람상조가 380억원에 재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성과도 잠시, 보람상조는 다시 구설에 휘말렸다. 라임자산운용 사태의 핵심 인물인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자신이 실소유한 컨소시엄을 통해 지난 1월 향군상조회를 인수한 과정에서, 향군상조회 자산 378억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 여파로 보람상조는 향군상조회 자금이 유출된 사실을 발견한 지난달 컨소시엄 관계자 9명을 사기와 업무상 횡령 등의 혐의로 고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보람상조는 라임자산운용 사태로 지난해 말 기준 224억원의 운용 손실을 보는 등 라임사태로 인한 손실가능액이 500억원을 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예전부터 논란이던 ‘바가지 요금’도 여전히 지적된다. 어머니를 위해 보람상조에 390만원짜리 상품에 가입했다는 한 고객은 최근 어머니 장례를 치르는 과정에서 석연치 않은 경험을 했다고 전했다. 그는 “직장에서 290만원에 제공되는 상조서비스가 있어 보람상조 측에 40만원의 비용을 부담하며 취소를 요청하자, 정확한 설명도 없이 290만원에 동일하게 진행하겠다고 말을 바꿔 의아했다”며 “처음부터 290만원에 가능한 서비스를 390만원에 계약서를 작성한 것이 아닌지 의문”이라고 털어놨다. 그는 “결국 40만원을 부담해 보람상조 서비스를 취소했다”고 말했다.

이주영 기자



이주영 기자 jylee@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