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소장 칼럼

경자년 새해 벽두부터 전 세계가 ‘우한 폐렴’의 공포에 사로잡혀 있다. 일명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전광석화처럼 전 세계로 퍼져 나가고 있다. 중국 내륙 한복판에 자리 잡은 인구 천만명이 넘는 대도시 우한은 마치 유령 도시 같다고 한다. 인구의 절반에 가까운 500만명이 이미 우한을 탈출했고 시가지는 숨죽인 듯 고요하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우한 폐렴의 공포가 빛의 속도로 더 많은 공포를 양산하고 있다. 아직 중국을 비롯해 전 세계 의료진은 정확한 바이러스 발병의 원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지난 2003년 전 세계를 공포에 떨게 했던 사스(SARS)때와 마찬가지로 우한 시내 화난시장에서의 가금류 접촉을 원인으로 추정하고 있다. 심지어 박쥐를 먹은 뱀을 식용한 사람이 중간 매개 역할을 했다는 부정확한 정보까지 흘러나오는 사정이다. 사실 이 정도면 양반이다.

일각에서는 우한 주변 중국 정부의 세균 실험실로부터 유출되었다는 황당무계한 주장까지 제기되고 있다. 무엇이 진실일까. 진실과 가짜 여부를 떠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국민들의 건강 보건에 심대한 위협을 초래하고 있다. 중국내 확진자는 29일(우리시각)기준으로 사스를 뛰어넘었다. 확진자는 6000명을 돌파했고 사망자는 중국내에서만 200명을 향해가고 있다. 감염 증가 속도는 매우 가파르다고 한다.

'우한 폐렴' 총선 돌발 변수로
30일 기준으로 아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사망률이 사스에 비해 낮다는 점이 다행이기는 하지만 유행 초기라 향후 어떤 돌발 변수가 있을지 예측하기 어렵다. ‘우한 폐렴’을 둘러싼 비상 사태는 단지 바이러스 발병 사실에 그치지 않는다. 당장 감염자와 잠재적 감염 가능성이 높은 사람들에겐 생사가 달린 문제다. 이 뿐이 아니다. 중국 최대의 명절인 춘제를 앞두고 ‘공포의 제사장’처럼 퍼지고 있는 바이러스의 공포 때문에 중국 경제는 적지 않은 피해가 불가피해 보인다.

각종 춘제 특수는 전혀 기대하기 어려워졌고 항공, 여행, 자동차, 유통 등 중국 경제에 먹구름이 드리워지고 있다. ‘우한 폐렴’으로 올해 중국 경제가 예상보다 실적이 좋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온다. 중국의 경제성장 정체가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적지 않다. 당장 중국 경제 성장률이 낮아지는 경우 글로벌 경제와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가늠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여기에 추가되는 것이 민족 감정이다.

우리 국민들은 청와대 국민청원을 통해 중국인을 입국시켜 말아 줄 것을 정부에 요청하고 있다. 그러나 모든 중국인의 입국을 막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할 뿐 만 아니라 어려운 시기에 놓인 중국 국민들을 몰라라 하는 것 또한 인지상정은 아니다. 이런 판국에 우리 국민들이 격리될 예정 장소의 주민들 반대는 시간이 지날수록 격렬해지고 치열해졌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위험을 아는 주민들의 저항을 단지 지역 이기주의로 치부하는 것 역시 합당치 않다. 정부로서는 사면초가다. 선진 방역체계를 기본으로 최선을 다해 검역 시스템을 가동 중에 있지만 예상치 못한 곳의 허점을 다 채워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잠복기에 있는 1차 감염자나 1차 감염자를 통해 감염되는 2차 감염자의 잠복기까지 고려한다면 적어도 1~2개월은 ‘우한 폐렴’의 공포에서 벗어나기 어려워 보인다. 그런데 문제는 선거다. 불과 70여일 밖에 남지 않은 선거의 중요 변수로 ‘우한 폐렴’ 이슈가 떠올랐다. 건강 보건 관련 이슈는 유권자들이 가장 민감해 하는 이슈다. 특히 부모들은 자신들의 안전과 건강이 직결되는 일이기도 하지만 아이들의 안전과 건강이 더 걱정되기 때문이다. 선거는 구도, 이슈, 후보에 달려 있다. 지금처럼 진영간 대결 구도가 뚜렷한 적이 없었기 때문에 다른 일반적인 이슈가 선거의 중심 이슈로 떠오는 일은 상상하기 힘들다.

리얼미터가 YTN의 의뢰를 받아 매주 월요일 발표되는 조사(조사 시기는 그래프에 표시 전국 약2500여명 무선전화면접 및 유무선RDD자동응답조사 표본오차95%신뢰수준±약2.0%P 응답률 약5%내외 각 조사의 자세한 사항은 조사기관 및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가능/2020년 1월 20~22일 조사는 tbs와 공동의뢰 전국1503명 표본오차95%신뢰수준±2.5%P)에서 정당 지지율의 추이를 살펴보았다. 지난해 10월 4주째 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은 40.6%, 자유한국당은 32.2%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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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최근까지 두 정당의 지지율은 마치 같은 조사처럼 거의 변화가 없다. 즉 진영간 대결 구도가 굳어진 결과다. 이런 판세에서 일반적인 이슈는 선거에 별 영향을 주지 못한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이슈는 다르다. 대통령 지지율, 경제, 충청권이라는 세 가지 이유 때문에 ‘우한 폐렴’이 선거의 핵이슈가 되고 있다.

첫째 이유는 '대통령 지지율'
먼저 ‘우한 폐렴’이 선거의 핵이슈가 되는 첫 번째 이유는 ‘대통령 지지율’ 때문이다. 선거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차지하는 비중은 막중하다. 더욱이 이번 총선은 새로운 국회의원을 뽑는 선거이기도 하지만 임기 중반을 넘긴 대통령에 대한 평가 성격이 강하다. 대통령과 정부에 대한 평가가 좋지 않으면 총선 결과 역시 여당의 입장에서 만족스러울 리 만무하다. 선거에 나서는 후보들은 대통령에 대한 평가가 좋을 때는 티끌만한 연결고리로 대통령과의 관계를 강조하고 나선다. 그러나 대통령의 지지율이 30%대 이하로 낮다면 후보들은 대통령과의 관계를 최소화시킨다. 선거에 나서는 후보자들은 오히려 대통령과 별다른 관계가 없음을 입증하려고 야단법석을 피우게 된다.

대통령 지지율이 선거에 미치는 영향은 2018년 지방선거에서 확인한 바 있다. 당시 선거에서 일반 유권자들은 거의 알려지지 않은 여당의 기초단체장 또는 광역의원 후보들을 향해 표를 투척하다시피 했다. 이처럼 거의 일방적인 승리를 낚아챈 데는 대통령의 지지율이 결정적이었다. 진영간 대결 구도가 심화된 지금 시점에서 일반적인 경제, 북한 등의 이슈가 대통령 지지율에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결정적인 영향을 주는 변수는 되지 못한다. 그러나 한치 앞을 예상하기 힘든 질병과 보건 이슈라면 양상은 달라진다.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사태 당시 현직 대통령이었던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지지율은 크게 흔들렸다. 한국갤럽이 자체조사로 실시한 조사(조사시기는 그래프에 표시 전국 약 1000여명조사 휴대전화RDD조사 표본오차95%신뢰수준±3.1%P 응답률 약15~25%내외 성연령지역가중치 각 조사의 자세한 사항은 조사기관 및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에서 ‘대통령이 대통령으로서의 직무를 잘 수행하고 있는지 또는 잘 못 수행하고 있는지’ 물어보았다. 아직 메르스 사태가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미치지 않았던 3월 31일~4월 2일 조사에서 박 전 대통령 국정수행 긍정 평가는 40%였다. 그런데 메르스 사태로 온 국민이 불안에 떨었던 6월 16~18일 조사에서 대통령 지지율은 29%로 곤두박질쳤다(). 2015년은 전국적인 단위의 대규모 선거가 없었던 해라 메르스 사태 여파가 선거로 바로 연결되지는 않았다. 만약 6월에 전국적인 선거가 있었고 대통령 지지율이 29%였다면 어떤 결과가 나왔을까. 대통령 국정 수행 평가에서 긍정 평가 지지율이 20%대라면 레임덕(대통령의 권력 누수 현상으로 정부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상태)이나 다름없다. 메르스 사태 초반 40%였던 대통령 지지율이 29%로 급락한데 메르스는 치명적인 원인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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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갤럽이 자체조사로 같은 해 6월 16~18일 실시한 조사(전국1000명 휴대전화RDD조사 표본오차95%신뢰수준±3.1%P 응답률18% 자세한 사항은 조사 기관의 홈페이지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가능)에서 ‘대통령 국정 수행을 부정 평가하는 이유가 무엇인지’를 물어보았다. ‘메르스사태 대처 미흡’이 33%로 가장 높았다. 그 다음으로 ‘국정 원활하지 않음’, ‘리더십 부족’, ‘소통 미흡’, ‘인사 잘 못’, ‘안전 미흡’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국정 수행을 하는 데 있어 기본적인 조건들이 많이 있지만 정작 가장 큰 영향을 준 변수는 ‘메르스 대처 미흡’으로 나타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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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에서 가장 중요한 지표 중의 하나가 대통령 지지율이다. 대응에 대한 평가는 둘로 나뉠 것이다. 잘 대응을 했다면 대통령 지지율은 올라가고 선거에서 여당후보에게 큰 힘이 될 것이다. 반대로 잘 대응을 하지 못한다면 지지율에 부정적 영향을 주고 여당후보에겐 부담이 될 것이다. 그 영향이 상당하다는 점에서 ‘우한 폐렴’이 총선의 핵이슈가 되는 이유다.

둘째 이유는 '경제'
‘우한 폐렴’이 총선의 핵이슈가 되는 두 번 째 이유는 ‘경제’ 때문이다. 원래 경제는 국정 수행을 평가하는데 있어 매우 중요한 변수다. 대통령의 임기가 중반을 지난 시점에서 실시되는 선거는 다른 어느 때보다 정권에 대한 평가 성격이 강하다. 경제는 먹고 사는 문제다. 국민들이 가장 많은 관심을 기울이는 이슈지만 선거에서 집중적인 조명을 받기는 상대적으로 쉽지 않다. 각자 위치에 따라 해석하는 시각에 차이가 있고 단기간내 폭발적인 이슈로 부각되기에 한계가 있다. 그렇지만 불확실성이 극대화된 건강 이슈가 경제 문제로 이어진다면 상황은 다르다.

공포심으로 설명되는 심리적 불확실성에 경제 불안 심리가 가중되는 결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중국의 우한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문제가 발생한 지난주 수천킬로미터 떨어진 미국 뉴욕 증시가 출렁거렸다. 왜냐하면 원인을 알 수 없는 신종 바이러스가 중국에 창궐했다는 소식 때문이었다. 원인조차 모르는 감염증에 대한 소식이 중국 경제에 대한 걱정을 야기 시켰고 글로별 경제의 불확실성 문제가 불거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중국과 연결되는 교통 수단은 상당 기간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국내 주요 여행사들은 중국 여행 상품을 대부분 취소하고 신규 상품조차 내놓지 못하는 실정이다. 항공 업계 역시 일본과의 갈등에다 중국발 질병 문제로 엎친 데 덮친 격이다. 항공, 여행, 유통, 자동차 등 우리의 주요 산업 분야에 있어 영향은 불가피해 보인다.

현대자동차 그룹은 취약해진 중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전사적으로 시장 공략 계획을 수립했었다. 침체된 중국 내 마케팅을 강화하기 위해 전기차 위주의 판매 포트폴리오까지 세웠다. 빠른 시일내 바이러스 백신이 개발되어 확산이 일단락된다면 몰라도 한국 경제에 미치는 먹구름이 심상치 않다. 정치 이념 성향별 차이를 초월해 향후 한국 경제에 대한 국민들의 전망은 낙관적이지 못하다. 한국갤럽이 자체조사로 지난해 12월 17~19일 실시한 조사(전국1002명 휴대전화RDD조사 표본오차95%신뢰수준±3.1%P 응답률14% 자세한 사항은 조사기관의 홈페이지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가능)에서 ‘앞으로 1년간 우리나라 경제가 현재에 비해 어떠할 것으로 보는지’ 물어보았다. 자신의 정치 성향을 ‘보수’라고 응답한 층에서 긍정 9%, 부정 67%로 나타났다. 진보 성향 응답층에서 향후 한국 경제에 대한 전망은 긍정과 부정이 거의 비슷한 수치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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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념간 대결 양상이 심화된 시점에 열쇠를 쥐고 있는 유권자는 중도층이다. 중도 성향 응답층에서 한국 경제에 대한 낙관론은 고작 17%에 그쳤다. 부정적인 여론은 46%였다(). 흔히 경제는 심리라고 한다. 인간의 심리가 가장 불안해지는 시점이 질병이 창궐하는 때이다. 지금 경제 전망을 다시 묻는 다면 부정적 수치가 더 높아질 개연성이 매우 높다. ‘우한 폐렴’이 총선에 미치는 영향이 허리케인급으로 커지는 이유다.

셋째 이유는 '충청권'
‘우한 폐렴’이 총선 핵이슈로 떠오르는 세 번 째 이유는 ‘충청권’이다. 선거에서 정당 지지율은 각 후보들의 기초 체력이나 다름없다. 국회의원을 꿈꾸는 정치 지망생들이 무소속 후보의 길을 가기보다는 정당의 공천을 받기 위해 사력을 다하는 이유다. 정당의 영향력이 압도적인 지역 즉 정치적 텃밭은 공천이 바로 당선이다. 그래서 각 정당은 선거를 앞두고 혁신 공천을 부르짖고 중진들은 절대 물러서지 못한다는 결의를 다지는 일이 종종 일어난다. 대한민국 선거사에서 영토의 허리에 해당하는 충청권의 입지는 매우 중요했다.

1992년 3당 합당이 큰 힘으로 작동했던 까닭은 충청권의 맹주였던 김종필 전 총리가 있어서다. 양쪽으로 나누어진 힘의 균형을 무너트렸기 때문이다. 1997년 대통령 선거는 직전 대선과는 정반대로 김 전 총리가 김대중 대통령에게 힘을 몰아주었다. 1987년 직선제 이후 대통령 선거에서 노태우 전 대통령을 제외하고 모든 당선자가 충청에서 승리를 거두었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은 충청권 4곳의 광역단체장 선거를 싹쓸이 했다. 대전, 충남, 충북, 세종에 이르기까지 완승이었다. 최근의 정당지지율 조사 결과를 보더라도 여당의 충청권 기반은 든든하다. 리얼미터가 tbs와 YTN으로부터 공동 의뢰를 받아 지난 1월 20~22일 실시한 조사(전국1503명 무전전화면접 및 유무선RDD자동응답조사 표본오차95%신뢰수준±2.5%P 응답률4.4% 자세한 사항은 조사 기관의 홈페이지나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가능)에서 ‘어느 정당을 지지하거나 조금이라도 더 호감을 가지고 있는지’를 물어보았다. 더불어민주당 45.4%, 자유한국당 32.6%로 나타났다. 지역구별로 차이가 있겠지만 충청권 전체 지지율은 여당이 제 1야당인 자유한국당을 앞서는 모양새다. 조사 시점에 따라 따르기는 하겠지만 더불어민주당 충청권 지지율은 전국 수치보다 높다(). 그러나 복병이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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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한 폐렴’과 관련이 있는 이슈가 터졌다. 정부는 중국 우한 텐허 공항에 토착해 교민 369명(정부 발표 수치)을 태우고 국내로 들어왔다. 이들은 임시 숙소인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 인재 개발원과 충남 아산 경찰 인재 개발원으로 나누어 2주간 격리 수용되고 있다. 문제는 주민들의 반응이다. 정부에서 아무런 사전 설명없이 수용 장소로 결정하면서 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극에 달하고 있다. 인근에 집단 거주 아파트가 있고 초등학교를 비롯해 각종 학교가 위치하고 있어 감염 위협에 노출되어 있다는 이유다. 이들의 주장을 지역 이기주의로 밀어 붙이기도 힘들다. 말 그대로 생존이 달려 있는 문제다. 그렇다고 정부가 일일이 모든 지자체와 협의해 수용 장소를 정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많은 시간이 걸리고 어떤 지역이든 반발은 있게 마련이다. 그런데 중요한 문제는 격리 장소가 충남과 충북 모두 충청권에 몰려 있는 점이다. 절대 그럴 리야 없겠지만 갖은 루머와 억측이 난무하고 있다.

문 대통령, 가짜뉴스에 강력 대응
문재인 대통령은 가짜뉴스에 강력하게 대응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지만 민심이 동요하는 부분은 강제적으로 통제되는 것이 아니다. 우리 교민들의 생명을 다투는 일인데 지역의 안전만을 이야기 하는 주민들을 향해 님비현상(NIMBY: Not In My Back Yard)으로 매도하는 주장이 나오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 상호 이해하고 상호 존중해야 할 일이다. 첨단 기업이나 학교 등은 들어오기를 바라는 자연스러운 발로를 핌피현상(PIMFY:Please In My Front Yard)으로 매도하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다. 지혜로운 해법이 필요하다는 점을 백분 이해하면서도 지역 주민들의 동요는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정부에서 사드배치 문제는 영남 민심을 들끓게 만들었다. 성주군민들은 참외를 집어 던지면서 결사 저항을 했다. 황교안 당시 국무총리는 성주군을 방문해 주민들을 설득하려고 했지만 계란 세례를 피하지 못했다. 사드 배치 사태 이후 실시된 2018년 지방선거에서 경북 유권자들은 자유한국당을 심판했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고향인 구미시의 시장으로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당선될 정도였다. 충청권은 지난 2016년 제 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한 쪽에 일방적으로 힘을 실어주지 않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와 관련된 충청 민심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어떤 식으로 표출될지는 알 수 없다. 그렇지만 어떤 정도의 수준이 되더라도 영향을 받게 된 것은 이번 논란을 통해 자명해졌다. 지역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당선된 광역단체장에 대한 서운한 목소리가 나오기도 한다. 이렇게 우한 폐렴 문제가 충청권 민심을 뒤흔드는 것을 보더라도 총선 핵이슈가 될 이유는 충분해 보인다.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차단에 총력
질병관리본부를 필두로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차단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국민들은 개인적인 차원의 예방에도 최선을 다해야 한다. 30초 이상 흐르는 물에 비누를 사용해서 손바닥과 손등 그리고 손톱 밑까지 청결에 신경써야 한다. 우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두려워 하는 것이 아니라 근거없이 확산되는 공포심에 두려워 하는 모습이다. 구글트렌드를 통해 우리 국민들이 얼마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관심이 많은 가를 분석해 보았다. 불과 이달 초까지 거의 인지하지 못했던 이 바이러스에 대해 지난 설 명절 연휴 직전부터 관심이 급증했다. 일상적으로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는 ‘김치’, ‘치킨’ 보다 2~3배 더 높은 관심으로 나타났다. 지난해부터 현재까지 2030세대들이 인기를 한 몸에 모으고 있는 캐릭터인 ‘펭수’와도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관심도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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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공급량과 SNS 상에서 언급되는 절대량이 많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단시일내 소멸 국면에 접어들면 모를까 상당 기간은 우리 국민들의 눈과 귀를 붙들어 둘 이슈임에 틀림없다. 특정 정치 세력에 대한 유불리를 떠나서 신종코로나바이러스 이슈는 총선 국면에서 중요한 투표 기준이 될 수밖에는 없다. 정부 대응에 대한 평가가 있을 것이고 우리 경제에 미치는 여파 때문에 각종 경제 이슈가 선거의 중요 현안으로 부각될 가능성이 한층 더 커졌다. 대통령 지지율, 경제, 그리고 충청권 논란 등을 볼 때 ‘우한 폐렴’은 질병 문제를 넘어 점차 4.15 총선의 핵이슈가 되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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