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평택캠퍼스 반도체 생산라인.
[주간한국 주현웅 기자] 삼성전자가 국내 시스템반도체 생태계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지원에 더욱 힘쓰기로 했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중소 팹리스 업체가 서버 없이도 반도체 칩을 설계할 수 있도록 클라우드 설계 플랫폼을 제공하는 등 지원을 확대하고 나섰다.

앞서 삼성전자는 작년 4월 '시스템반도체 생태계 강화 방안'을 발표한 이후 팹리스, 디자인하우스 등 국내 중소 업체들과의 상생 협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에 국내 중소 팹리스 업체의 제품 개발 활동에 필수적인 MPW(Multi-Project Wafer) 프로그램을 공정 당 연 3~4회로 확대 운영하고, 8인치(200mm)뿐 아니라 12인치(300mm) 웨이퍼로 최첨단 공정까지 활용할 수 있도록 지속 지원 중이다.

삼성전자는 전장, 모바일, 보안 등 다양한 응용처에 최적화된 공정 기술과 설계 인프라를 제공한다는 게 방침이다. 생태계 강화 방안 발표 이후 중소 업체들과 협력해온 제품은 올해 말부터 본격 양산될 예정이라고 알려졌다.

삼성전자측은 “작년 하반기부터 국내 팹리스와 디자인하우스 업체의 경쟁력 향상을 위해 레이아웃, 설계 방법론·검증 등을 포함한 기술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며 “업체들의 만족도 또한 높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는 고객들이 더욱 편리하게 설계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통합 클라우드 설계 플랫폼(SAFE-CDP)'을 최근 또 출시했다.

삼성전자와 클라우드 HPC 플랫폼 업체인 ‘리스케일’이 함께 구축한 이 플랫폼은 팹리스 고객들이 아이디어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나 즉시 칩 설계를 시작할 수 있도록 가상의 설계 환경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이를 통해 자동화 설계 SW 업체인 앤시스, 멘토, 케이던스, 시놉시스의 소프트웨어가 공용 클라우드 상에서 구동될 수 있다.

공정이 미세화 될수록 반도체 칩 설계는 복잡해지고 난도 또한 높아지기 마련이다. 특히 설계 작업의 후반부로 갈수록 필요한 컴퓨팅 자원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며, 칩 검증에 소모되는 시간도 상당하다.

삼성전자의 'SAFE-CDP'는 서버 확장에 대한 고객들의 투자 부담을 줄이고, 칩 설계와 검증 작업에 필요한 컴퓨팅 자원도 단계에 따라 유연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점에서 유용하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실제로 국내 팹리스 업체인 '가온칩스'는 삼성전자의 SAFE-CDP를 활용해 차량용 반도체 칩을 설계한 결과 기존 대비 약 30%의 설계 기간을 단축하는 성과를 얻기도 했다.

정규동 가온칩스(삼성전자의 디자인 파트너사) 대표는 "삼성의 통합 설계 플랫폼은 중소 팹리스 업체들의 시장 진입장벽을 낮춰줄 것"이라며 "제품 경쟁력 향상으로 국내 업체들이 더욱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소감을 말했다.

박재홍 삼성전자 DS부문 파운드리사업부 부사장은 "리스케일과 함께 선보이는 삼성전자의 통합 설계 플랫폼은 팹리스 업계가 클라우드 기반 설계 환경으로 옮겨가는 중요한 기반이 될 것"이라며 "파운드리 생태계 강화를 통해 고객들이 혁신적인 제품을 출시할 수 있도록 지속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현웅 기자 chesco12@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