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재양성 사례 늘어…”완치자보다 회복자가 적절한 표현”
노유선기자 yoursun@hankooki.com 기사입력 2020-08-22 05:3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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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치료후 재양성되는 사례 늘어
후유증도 심한 편…”‘완치자’보다 ‘회복자’가 적절한 표현”


서울과 수도권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재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코로나19 ‘완치자’라는 표현이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이 제기돼 화제다. 한국에서는 코로나19 치료가 완료돼 일상생활로 돌아간 사람들을 완치자라고 말한다. 하지만 재양성 판정을 받은 사례가 늘어날 뿐만 아니라 후유증도 상당하기 때문에 ‘완치’라는 표현이 부적절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전 세계적으로 완치 후 재양성 판정을 받은 사례가 나타나고 있고 재양성 판정을 받지 않았더라도 후유증이 심각하다는 사실이 전해지고 있다. ‘완치자’ 대신 ‘회복자’란 표현이 현 상황에 맞는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재양성자 발생 원인은 미지수
지난 17일에 발생한 확진자가 과거 확진 판정 후 치료가 끝난 환자라는 점이 드러나면서 ‘재양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 확진자는 지난 6월 과테말라에서 확진 판정을 받고 완치된 상태에서 한국으로 건너왔다. 지난 10일에도 비슷한 사례가 발생했다. 러시아에서 확진 판정을 받고 치료 후 퇴원한 50대 남성이 국내에 입국한 후 재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 남성은 지난달 1일 러시아에서 확진 판정을 받고 치료 후 지난달 22일 퇴원했으며 같은 달 25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인천국제공항 검역소에서는 음성 판정을 받았다. 그런데 이달 7일 전남보건환경연구원에서 실시한 검사에서 재양성 판정을 받은 것이다.

재양성자의 재발 혹은 재감염 가능성을 두고 전 세계적으로 확정된 연구 결과는 없다. 하지만 한국은 재발 혹은 재감염 가능성이 낮다는 연구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 한국 연구진은 재양성자가 양성 판정을 받은 것은 몸속에 남아 있던 죽은 바이러스 조각이 발견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한다. 한국은 이 같은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재양성 사례 대응방안'을 전국에 배포했다. 접촉자 추적관리, 바이러스 배양검사 등 조사결과에 따라 관리방안을 보완하며 재양성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하지만 해외에선 재양성자의 재발 혹은 재감염을 가볍게 보지 않고 논의를 지속하고 있다. 회복된 환자는 적어도 2주 동안 항체가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그 상태가 지속될지는 확실하지 않기 때문이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도 지난 3일 “회복자가 절대 재감염되지 않는다고 볼 수는 없다”고 밝혔다. 세계보건기구(WHO) 관계자들도 “회복자들의 면역력이 몇 달 후 쇠약해질 수 있다”며 100% 완치는 없다는 점을 시사했다. 한국 연구진이 재양성자의 양성 판정을 죽은 바이러스 조각에 기인한다는 이유로 재양성을 안일하게 보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 제기된다.

심각한 후유증...“완치는 없다”
완치가 됐다고 해도 완벽한 치료는 없다는 것이 후유증을 겪는 환자들의 주장이다. 지난달 7월 미국의사협회보(JAMA)에 실린 논문 ‘Persistent Symptoms in Patients After Acute COVID-19’에 따르면 코로나19 완치자 중 87.4%가 최소한 1가지 이상의 후유증을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논문은 2020년 4월 21일~5월 29일 143명의 급성기 코로나19 회복 환자 중 53.1%가 피로감, 43.4% 호흡곤란, 27.3% 관절 통증, 21.7% 가슴통증 등 후유증을 보였다고 밝혔다.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도 지난 17일 코로나19 무증상 환자도 후유증으로 심장이 손상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보도했다.

회복자들이 겪는 후유증으로는 뇌, 심장, 폐, 위장, 혈액, 신경, 콩팥, 맹장 관련 질병 등이 있다. 코로나19로부터 완치를 해도 전신을 대상으로 후유증이 발생한다면 코로나19에는 ‘완치’가 없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완치자들의 후유증 중 폐기능 저하, 가슴 통증, 근육통, 만성피로, 속쓰림, 피부색 변화 등이 대표적이다.

이런 가운데 부산의 47번째 확진자인 박현 부산대 기계공학과 겸임교수가 코로나19 확진에서 후유증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SNS를 통해 전해 주목 받고 있다. 박 교수는 “미국, 영국, 중국, 이탈리아, 스페인, 독일 언론 등에서는 코로나19 회복자들을 ‘회복자’, ‘회복환자’, ‘생존자’라고 표현한다”며 “‘완치자’라는 표현은 한국만 하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뇌, 심장, 폐, 위장, 혈액, 신경, 맹장 관련 증상을 겪고 있다며 뼈가 부서지는 듯한 통증을 겪는 회복자들도 많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또 "5개월이 넘게 각종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면서 "완치자라는 말 때문에 (사람들이) 중·장기 후유증을 겪는 회복자들이 많다는 걸 모르고 아직도 코로나19를 가볍게 여기는 것 같다"고 경고했다. 이어 “영국과 이탈리아에선 정부 차원에서 코로나19 회복자들의 후유증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재활 프로그램을 시작했다”며 “스웨덴은 코로나19 회복자 후유증만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클리닉을 운영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노유선 기자 yoursun@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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