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보검. 사진=tvN

‘응답하라 1988’의 천재 바둑 기사 최택, ‘구르미 그린 달빛’의 총명한 왕세자 이영, ‘남자친구’의 맑고 자유분방한 김진혁까지. 박보검은 정형화되지 않은 자연스러운 매력이 있는 배우다. 전형적인 캐릭터도 그의 얼굴 위에선 박보검만의 방식으로 독특하게 빛났다.

지난달 31일 군에 입대하면서 잠시 ‘군백기’(군 복무로 인한 공백기)를 갖게 됐지만 ‘청춘기록’, 영화 ‘서복’, ‘원더랜드’ 등 촬영을 마친 작품들이 그를 기다리는 팬들의 아쉬움을 달랠 전망이다. 특히 눈에 띄는 건 ‘청춘기록’이다. 박보검표 청춘의 매력에 기대가 쏟아진 가운데 tvN 역대 월화극 첫방송 1위라는 대기록으로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다.

‘청춘기록’ tvN 역대 월화극 첫방송 1위 “보검 매직 통했다”

지난 7일 방송된 tvN ‘청춘기록’(연출 안길호, 극본 하명희) 1회는 케이블, IPTV, 위성을 통합한 유료플랫폼에서 수도권 기준 평균 7.8% 최고 10.3%, 전국 기준 평균 6.4% 최고 8.7%를 기록, 케이블과 종편을 포함한 동시간대 1위에 올랐다. 이는 tvN 역대 월화드라마 첫 방송 시청률 1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2018년 ‘남자친구’로 역대 tvN 수목드라마 첫방송 시청률 1위를 기록한바 있는 박보검은 군 입대로 인한 부재가 무색할 정도로 여전히 드라마 흥행 보증수표임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청춘기록’은 현실의 벽에 절망하지 않고 꿈과 사랑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청춘들의 성장기록을 그렸다. ‘비밀의 숲’을 연출한 안길호 감독과 ‘닥터스’등으로 사랑받은 하명희 작가가 의기투합한 작품으로, 지난달 31일 해군 문화 홍보병으로 입대한 박보검의 군 복무 전 마지막 드라마다.

‘청춘기록’의 역대급 시청률 기록의 1등 공신은 역시 박보검이다. 그가 연기한 사해준은 뜻대로 되지 않는 현실 앞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배우라는 꿈을 이루기 위해 달려가는 인물로 온화하지만 단단한 내면의 소유자로 박보검을 통해 매력 만점의 청춘으로 그려졌다.

첫 방송에서는 꿈을 향해 고군분투하는 20대 청춘 사해준의 고군분투기가 그려졌다. 배우를 꿈꾸는 모델이자, 각종 아르바이트를 하며 치열하게 살아가는 사해준은 경호 아르바이트를 하다 톱스타에게 얻어맞기도 하고, 모델 에이전시로부터 제대로 정산도 받지 못하고 쫓겨나는 등 시련을 겪지만 매사 주눅 들지 않고 당당하게 맞섰다. 고난과 좌절 속에서도 소신 있고 당당한 태도를 잃지 않는 모습의 사해준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청년들의 모습을 비추며 시청자들의 응원을 불러 모았다.

박보검의 청춘 드라마는 이전에도 있었다. 그는 2011년 영화 ‘블라인드’로 데뷔한 이후 영화 ‘끝까지 간다’, ‘명량’, ‘차이나타운’, KBS 2TV ‘너를 기억해’, tvN ‘응답하라 1988’, KBS 2TV ‘구르미 그린 달빛’, tvN ‘남자친구’ 등을 통해 청춘의 다양한 초상을 그려왔다. 그가 그리는 인물들은 시대적 배경이나 처한 상황은 달랐지만 청춘 특유의 내재된 불안감 속에서도 반짝반짝 빛나는 캐릭터 특유의 개성과 당당한 자긍심을 지닌 인물들이었다는데 공통점이 있다.

‘청춘기록’의 사해준 또한 한없이 초라하고 상처받는 청춘이지만 단단한 내면을 지니고 꿈을 향해 과감히 나아가는 모습이 코로나19 시대를 살아가는 시청자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공감을 전했다.

박보검은 tvN과의 인터뷰에서 사해준 역할을 소화하기 위해 노력한 부분에 대해 “사해준은 목표를 향해 묵묵히 도전해나가는 평범한 20대 청춘이다. 각자의 꿈을 가진 제 또래 친구들처럼 최대한 현실적인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노력했다”며 “패션쇼 런웨이 영상, 화보, 인터뷰 등 다양한 자료를 참고했다. 평소 범접할 수 없는 옷들을 많이 입어서 새로운 경험을 하고 있다. 제일 힘든 건 식단 조절이다. 저만의 워킹을 위한 방법이 있다면 사극 속 덕망 높은 왕이라는 마인드로 워킹을 했다”고 밝혔다.

블록버스터 ‘서복’·‘원더랜드’ 내년 개봉 유력

박보검과 공유가 함께 주연을 맡은 영화 ‘서복’(이용주 감독)은 캐스팅 당시부터 2020년 최대 기대작으로 꼽힐 정도로 주목받아 왔던 블록버스터다. 인류 최초의 복제인간 ‘서복’을 지키는 마지막 임무를 맡게 된 전직 정보국 요원이 서복을 차지하기 위해 나선 여러 세력들의 추적 속에서 함께 동행하며 예기치 못한 상황에 휘말리게 되는 이야기를 그렸다. ‘건축학개론’ 이용주 감독의 신작으로 박보검은 비밀리에 개발된 인류 최초의 복제인간 서복 역을 맡았다. 올 여름 개봉이 유력했으나 코로나 19로 인해 겨울이후 개봉할 가능성이 짙어졌다.

‘만추’ 김태용 감독의 9년만의 신작 ‘원더랜드’에서 박보검은 수지와 호흡을 이뤘다. 여러 이유로 볼수 없는 그리운 사람을 재현하는 가상의 세계를 그리는 ‘원더랜드’에서 박보검은 수지가 그리워하는 남자친구 역을 연기했다. 박보검은 가상과 실제를 오가는 두 모습을 연기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원더랜드’ 또한 박보검을 포함해 공유, 수지, 탕웨이, 정유미, 최우식 등 쟁쟁한 톱배우들이 주연을 맡은 만큼 내년 기대작으로 손꼽히고 있다.

해군의장대 문화 홍보병으로 입대한 박보검의 군 제대 예정일은 오는 2022년 4월 말이지만 ‘청춘기록’을 비롯해 내년에 순차적으로 개봉하는 ‘서복’과 ‘원더랜드’ 등을 감상하다 보면 그의 군백기가 그리 길게 느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조은애 스포츠한국 기자 eun@sportshankoo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