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딧불 캠핑장과 가을 전경.

충주 캠핑장들은 가을 캠핑의 묘미인 ‘여백의 미’가 도드라진다. 수도권의 캠핑장처럼 북적임도 덜하다. 나긋나긋한 가을 풀벌레 소리, 촉촉하게 습기를 머금은 낙엽향이 함께 한다. 가을 충주 캠핑여행은 쾌적하면서도 운치가 있다.

가을 캠핑장에서의 들썩임은 꽤 유쾌하다. 몸을 움직일 때마다 소리와 향기가 다르다. 지난 여름, 귓전을 때렸던 매미 소리나 처절하게 모기를 쫓던 독한 향이 아니다. 텐트와 타프(그늘막)를 쳐도 노동의 끈적임이 남지 않는다. 가을 캠핑에 음식이 넘쳐날 필요는 없다. 자연주의자 존 뮤어가 표현한 대로 깊은 자연을 음미하는 데는 빵 한 덩어리와 차 한 봉지면 족하다. 장작 향과 어울리는 커피 한잔이면 가을밤이 넉넉해진다.

요가카 캠핑장 카약 카누 체험장.

남한강 가을 정취.

시골마을, 카약체험은 ‘덤’

엄정면의 충주 반딧불 오토캠핑장은 옛 초등학교터에 캠핑장을 조성한 곳이다. 캠핑장 입구 초입에는 수십 미터 솟은 아름드리 플라타너스가 캠핑족들을 반긴다. 사이트 곳곳에 심어진 나무들은 노랗고 붉은색으로 모습을 바꾼다.

캠핑장은 60여개 사이트를 갖췄다. 일반 텐트 외에도 글램핑, 카라반 등이 어우러져 캠핑 장비 없는 초보 캠퍼들도 캠핑을 즐길 수 있다. 캠핑장 뒤편으로는 사과 과수원도 들어서 있다. 캠핑장 앞으로는 시골길이 이어진다. 황금들판 옆 논두렁에는 마을 주민들이 심어 놓은 콩, 깨 등이 가지런하다. 마을 회관 앞 정자에 앉아 두런두런 옛 얘기를 나눠도 흥겹다.

금가면의 요카카 캠핑장은 캠핑과 함께 카약, 카누 체험 등을 즐길 수 있는 캠핑장이다. 캠핑장 사이트는 강변 언덕에 위치해 캠핑장에서 남한강을 조망할 수 있다는게 장점이다. 캠핑족들은 카약 체험장에서 직접 카약, 카누 체험이 가능하다. 요카카 캠핑장의 ‘요카카’는 요트, 카누, 카약의 줄임말이기도 하다. 캠핑장은 충주시내에서 지척거리다. 신탄금대교가 남한강 너머로 보인다.

밤별캠핑장 전경.

새벽 물안개 스며드는 캠핑장

앙성면의 밤별 캠핑장은 밤나무 과수원 터에 조성된 캠핑장으로 충북권을 대표하는 캠핑장 중 한 곳이다. 100여동의 텐트를 칠 수 있는 사이트를 갖추고 있으며 잔디 구역, 나무데크 구역 등이 다양하게 구분돼 있다. 인근 앙암 저수지는 캠핑장의 가을 운치를 더한다. 캠핑장에는 황토와 통나무로 된 황토방과 민박집이 있다. 요카카나 밤별 등 강가나 저수지 옆에 위치한 캠핑장들은 새벽이면 자욱한 물안개를 만날 수 있어 분위기가 더욱 무르익는다. 충주에는 이밖에도 행복숲 체험원, 산들바람 캠핑장, 천등산 캠핑장 등 자연을 벗삼은 캠핑장들이 여럿 마련돼 있다.

충주 캠핑여행 때는 남한강변의 중앙탑공원을 함께 들르면 좋다. 국보 6호인 탑평리 칠층 석탑은 신라의 석탑중 가장 높은 7층 석탑으로 공원 한 가운데 우뚝 솟아 있다. 강 너머 탄금대는 우륵이 가야금을 연주한 곳으로 알려져 있는데 소나무숲 산책길이 인상적이다. 탄금대에서는 소나무숲 사이로 충주시내 조망이 가능하다.

탄금대.

탑평리 칠층 석탑.

여행 메모
가는 길 중부내륙고속도로를 이용해 감곡IC 등을 경유한다. 수안보에서 월악산을 에돌아 월악나루로 향하는 597번 도로는 드라이브 코스로 좋다.
음식 수안보 등 온천 지구는 웰빙 맛집들로 명성 높다. 올갱이 해장국과 꿩고기가 인기 메뉴인데 올갱이는 다슬기의 충청도 방언으로 괴산 등 남한강 일대에서 직접 채취한다. 올갱이는 된장에 풀어 먹으면 숙취를 삭히는 담백한 맛을 낸다.
기타 충주 종댕이길은 충주호와 나란히 이어지는 길로 곳곳에 정자와 호수 전망대가 마련돼 있다. 종댕이길은 3개 코스로 나뉘며 심항산, 계명산자연휴양림, 출렁다리 등을 경유한다.



여행칼럼니스트 서진 tour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