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오세훈·원희룡의 강연 정치…눈길 잡을 신의 한수는?
노유선기자 yoursun@hankooki.com 기사입력 2020-10-31 10:56:09
  • 유승민 전 의원/연합
유승민·오세훈·원희룡…야권 잠룡들의 강연 정치 활발
대선 길목에서 눈길 잡을 신의 한수는?


야권에서 ‘잠룡’이라 불리는 차기 대선주자들이 ‘강연 정치’에 나서고 있다. 공직선거법 254조는 선거운동기간 전에 치러진 사전선거운동을 선거법 위반으로 보고 있다. 차기 대선주자들이 인지도나 지지율을 높이기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강연, 방송출연, 언론 인터뷰, 지역 투어 등이다. 올해는 이전 선거에 비해 강연 정치가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야권 잠룡들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물론 강연이 지지율 상승을 보장하는 건 아니다. 정치적 견해, 비전 등이 뚜렷하지 않은 강연은 오히려 ‘독’이다. 유승민 전 의원, 오세훈 전 서울시장, 원희룡 제주도지사의 강연이 대선 승리를 위한 ‘신의 한수’인지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선거와는 달리 강연 정치가 활발한 이유로 유력한 후보군이 없기 때문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강상호 국민대 교수는 “강력한 후보가 없기 때문에 인지도가 비슷한 후보들이 일찌감치 자기 홍보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도 “이번 대선에는 강연 정치가 두드러지고 있다”며 “잠룡들의 움직임이 예전에 비해 빨라졌다”고 말했다.

잠행 끝난 유승민
차기 대선 출마 선언 이후 잠행을 이어오던 유 전 의원은 지난 21일 모습을 드러냈다. 유 전 의원은 지난 5월 자신의 팬카페에 “내년 대선후보 경선과 1년 10개월 후 있을 2022년 3월 9일 대통령 선거가 저의 마지막 남은 정치 도전”이라며 대선 출마를 공식화했다. 이후 별다른 활동이 없던 유 전 의원은 지난 21일 정치카페 ‘하우스’에 방문했다. 하우스는 국민의힘 소장파 인사들이 만든 정치문화플랫폼이다.

유 전 의원은 하우스 방문을 계기로 기지개를 켜는 모양새다. 다음달 26일 유 전 의원은 ‘더 좋은 세상으로(마포포럼)’에 강연자로 나선다. 4·15 총선 후 첫 공식 일정이다. 강연 주제는 경제·복지와 관련이 있다고 전해졌다. 유 전 의원은 총선 이후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저서를 집필해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평론가는 “유 전 의원은 아직까지 차기 대선 주자로서 뚜렷한 비전을 내놓지 않았다”며 “이번 기회에 경제를 키워드로 삼아 이슈몰이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오세훈 전 서울시장/연합
오세훈 전 서울시장
오 전 시장은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이끄는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과 당내 초선의원들의 공부 모임 ‘명불허전 보수다’ 등에서 강연해왔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과 대북정책 실패 등을 비판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지난 7월 미래혁신포럼에서 오 전 시장은 “서울시장으로 취임했을 때 분양가상한제, 분양원가 공개를 과감하게 했다. 이 정부는 성공한 정책을 왜 하지 않을까, 자존심 상해서 그러는 것인가 이런 생각도 해봤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평론가는 “자신만의 비전, 철학을 이야기해야 하는데 문재인 정권 ‘논평’에 그쳐서 아쉽다”고 지적했다.

지난 22일에는 마포포럼에서 ‘어떻게 집권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강연을 펼쳤다. 이날 오 전 시장은 자신의 강점에 대해 "미리 준비해왔고, 검증된 청렴과 유능, 미래라는 강점이 있다"며 "안심소득, 수도이전 등 상대 진영이 무엇으로 다음 대선에서 승부하려 하는지 파악하고 미리 쟁점을 선점해 왔고 중도로의 확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오 전 시장의 다음 행보는 정책연구소인 ‘미래연구소’다. 지난 6월부터 오 전 시장은 기본소득, 포스트코로나 시대 등을 연구하기 위해 정책연구소를 기획해왔다.

  • 원희룡 제주도지사/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원희룡 제주지사
원 지사는 야권 잠룡 가운데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원 지사는 지난 15일 마포포럼에서 ‘보수 집권의 비전’에 대해 강연했다. 원 지사는 "반문(반문재인) 연대를 중심으로 보수가 결집하는 방안, 보수를 청산하고 '중도 반문'으로 가는 방안, 중도·보수가 하나 되는 '원 플러스 원' 모델 등 3가지 선택지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첫번째와 두번째 방안은 중도 확장성이 없다며 ‘원 플러스 원’ 모델의 실효성을 강조했다. 강 교수는 “보수 세력 통합에 대한 비전은 정립돼 있다”며 “시대의 흐름, 국민들이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 강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원 지사가 시대의 흐름으로 꼽은 것은 4차 산업혁명과 친환경이다. 지난 28일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2020 그린뉴딜 엑스포'에서 "제주도는 그린뉴딜 프런티어로서 앞으로 한국판 그린뉴딜의 성공과 대한민국의 글로벌 선도를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제주는 지난 10년간 저탄소사회로의 전환을 위해 노력한 결과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율 14%로 전국 최고 수준이며 지자체 최초 전기차 2만대 보급, 전국 최초 스마트 그리드 실증 등의 성과를 이뤄냈다"고 강조했다.

또한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해서 원 지사는 “사물인터넷이 생산해내는 데이터는 끊임없이 수집된다”며 “이렇게 모은 빅데이터를 분석해서 통찰력 있는 의미를 뽑아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일자리에 대한 걱정도 있지만 4차 산업혁명을 통해 기존 산업의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며 4차 산업혁명에 대한 긍정적인 측면에 초점을 맞췄다.

차기 대선 잠룡들의 강연에 대해 강 교수는 “후보는 카리스마뿐만 아니라 자신만의 세계관이 있어야 유권자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며 “잠룡들은 강연을 통해 현 정권 비판만 할 게 아니라 자신만의 이슈를 던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책을 비판할 때는 그에 대한 대책도 설명해야 한다”며 무분별한 정권 비판을 지적했다.

노유선 기자 yoursun@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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