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마저 감싸는 점에서 친박과 친문 똑같다”
'검찰 개혁'은 '새 정치'처럼 구호에 불과


하버드, 박근혜키즈, 철덕후(지하철 애용자) 등은 이준석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을 상징하는 닉네임들이다. 철덕후답게 지하철과 전동 퀵보드를 타고 다닌다. 의원활동은 하고 있지 않지만 왠만한 정치인보다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으로서, 정치 논객으로서, 가끔은 예능인으로서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는 그에게 1일 당 안팎의 ‘요즘 정치’에 대해 물었다.


◇ 신당 창당은 오보

-과거 본인의 저서에서 ‘정치할 생각 없다’고 했던 걸 봤다. 비례대표직도 거절했다고 들었다. 정치에 뜻이 없었다가 변한 이유는 무엇인가.

“정치에는 원래 뜻이 있었다. 교육 관련 사업을 하면서 제도적으로만 해결 가능한 문제들이 보였다. 비례대표직은 그 자리가 ‘비례대표’였기 때문에 거절한 것이다. 내 노력으로 지역구 민심을 살피고 신뢰를 받아 국회의원직을 얻고 싶었다. 내년에도 지역구를 바꾸지 않고 재도전할 것이다.”

-그럼 어느 당에서 공천받느냐가 중요할 것 같다. 바른미래당, 유승민 의원의 신당, 자유한국당 중 염두에 둔 당이 있는가.

“유승민 의원이 신당 창당 준비 중이라는 기사는 명백한 오보다. 회의에서 그런 얘기가 나오지도 않았는데 그런 기사가 왜 나오는지 모르겠다. 만약 신당이 창당된다면, 신당의 가치관과 내 의견이 맞는다면, 옮길 가능성이 있다. 그리고 자유한국당에 변화가 있다면 갈 용의는 있다. 어느 당에 당적을 둘 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일이다.”

-자유한국당에 변화가 있다. 광고전문가 김찬형씨를 홍보담당으로 영입해 새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바른미래당에는 그런 부분을 담당하시는 분이 계신가.

“만약 정말 맛있는 맛집이 있다고 가정해보자. 그런 곳은 세련된 전단지를 뿌리지 않아도 사람들이 찾아온다. 겉만 번드르르한 전단지를 뿌렸음에도 맛은 형편 없다면 그 음식점은 오래 못간다. 음식점이라면 맛집이 돼야 한다.”

-바른미래당은 어떤가. 내홍이 깊던데 가장 큰 문제가 뭐라고 보는가.

“손학규 대표가 나가야 한다. 그의 리더십은 지나치게 독선적이다. 무조건 자기의견대로 관철시키려는 면이 강하다. 연동형 비례대표제 때문에 70대이신, 나이 드신 분이 단식투쟁을 하셨다. 당원들은 고령이신 분이 단식을 하시니 손 대표가 걱정되고 단식을 중단시키기 위해 손 대표 의견을 지지할 수밖에 없었다.”

-택시 운전사로 활동했던 적이 있다. 지역구 민심을 얻기 위한 행동이었나.

“전혀 아니다. 민심을 알고자 했던 체험이 아니었다. 4차 산업혁명에 관심이 많다. 자율 주행차 등 4차 산업혁명이 들어오면 택시업계가 어떻게 될지 생각하는 차원에서 경험한 것이다. 공유경제도 4차 산업혁명의 일환이다. 경험해보니 택시는 ‘타다’와 다를 게 없었다. 사람들이 타다는 냄새가 안난다고 하지만 타다는 이제 막 시작한 사업이기 때문에 신차일 수밖에 없다. 기존 택시들은 거의 5년된 차들이 많다. 그러니 냄새가 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보수 층의 단어 선택이나 말투가 점잖지 못하다는 의견이 있다. 유튜브를 보니 이낙연 총리와 비교한 영상이 많더라. 같은 말을 해도 어떻게 말하느냐에 따라 설득력이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야당 입장에선 따져 물을 수밖에 없다. 이 총리는 여당 총리기 때문에 점잖게 말할 수 있는 것이다.”

1일 이준석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이 <주간한국>과 인터뷰하고 있다/조은정 기자

◇ 친박과 친문은 같다

-이 사태로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은 떨어지고 있지만, 3040의 지지도는 상대적으로 공고하다. 원인이 뭐라고 보는가.

“20대는 촛불을 든다. 불공정한 기회로 인한 피해를 피부로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20대는 취업난을 겪고 있지 않나. 조국의 자녀들이 부모의 그늘 아래서 혜택을 받았다는 의혹에 분개하는 것은 당연하다. 3040 화이트칼라들은 특별히 피해를 받는 것이 없기 때문에 일관적으로 좌파를 지지하는 것이다.”

-서초동에서 촛불을 든 사람들은 ‘검찰 개혁’ 구호를 외친다. 이에 대한 생각은.

“검찰 개혁? 이는 정말 구호에 불과하다. 안철수 전 대표의 ‘새 정치’ 들여다보니 별다른 특징이 없지 않았나. 검찰 개혁도 마찬가지라고 본다.”

-문재인 대통령은 조국 법무부 장관의 ‘검찰 개혁’을 옹호하고 있는데.

“친박과 친문이 똑같다는 걸 증명하게 될 것이다. 문 대통령은 조국 장관을 지켜주고 그의 의혹에 대해 보증을 서 주고 있다. 검찰의 수사 결과가 전부 나오게 된다면 친문 지지 세력 다수가 돌아설까? 그래도 문 대통령을 지지하고 검찰을 비난할 것이다. 친박과 다를 게 무엇인가. 그 정치인이 좋기 때문에 정치인이 잘못을 해도 감싸는 것이 친박과 친문이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위험해지진 않을까? 문 대통령은 검찰의 절제를 요구하고 있다.

“채동욱 전 검찰총장처럼 몰아낸다면 어쩔 수 없을 것이다.”

노유선 기자
사진=조은정 기자



노유선기자 yoursun@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