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낙연 對 황교안…종로에서 이기려면?
  • 발품 판 만큼 성공
    지역현안 담은 공약 필수
    한눈 팔면 순식간에 역전
  • | 2020-02-15 07:00:34
이낙연 전 총리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빅매치가 성사되면서 종로가 ‘대선 전초전’ 양상을 띠게 됐다. 차기 대선주자이자 전직 국무총리인 두 사람은 4·15 총선 승부처로 종로를 택했다. 종로는 이명박, 노무현 대통령을 배출한 지역이자 청와대가 자리한 선거구다. 역대 총선에서 ‘정치 1번지’라 불리며 격전지로 주목받았던 이유다. 15대 총선 이래 보수의 텃밭이었던 종로는 19대부터 내리 진보 진영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21대에서는 진보도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발품 판 만큼 성공
19대 총선이 있었던 2012년 정세균 당시 민주통합당 후보는 홍사덕 새누리당 후보와 맞붙어 득표율 52.3%로 5선에 성공했다. 홍 후보 득표율은 45.9%에 그쳤다. 연고가 없는 종로에 전략 공천된 두 후보는 서로 다른 선거전략을 펼쳤다. 정 후보는 지상전과 정권심판론을 병행했다. 선거 슬로건도 ‘종로부활, 정권심판’, ‘종로는 대한민국 심장’이었다. 당 차원에서 이명박 정권 4년에 대한 심판론을 진행한 가운데 정 후보는 지역 주민과의 친밀도를 높이는 데 집중했다. 16대 총선 종로구 당선자인 정인봉 전 의원은 “정세균 후보는 총선 약 1년 전부터 지역을 훑었다”며 “발품을 판 만큼 주민들과의 스킨십을 강화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반면 홍사덕 후보는 정권심판론을 방어하기 바빴다. 종로의 발전보다 자신의 청렴결백함을 강조하는 선거 슬로건을 이용했다. ‘깨끗한 정치, 겸손한 청렴 6선!’이란 문구는 종로구민의 감동을 자아내기에 부족했다. 또 친박이었던 홍 후보는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과 이명박 대통령의 거리두기에 앞장섰다. 당시 홍 후보는 한 언론 인터뷰에서 “이번 선거는 박근혜의 선거지 MB의 선거가 아니다”라며 “(박 비대위원장이) 4년 동안 참고 서러움을 당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고 말한 바 있다.

지역현안 담은 공약
지역 현안을 반영한 공약도 정 후보의 강점으로 꼽힌다. 2011년 7월 일찌감치 종로 출마를 선언했던 정 후보는 지역을 훑으며 민심을 파악하는 데 홍 후보보다 유리했다. 홍 후보는 선거가 있던 2012년 3월에 종로 공천을 받아 출발이 늦었다. 당시 정 후보가 내놨던 공약은 크게 경제ㆍ복지와 교육ㆍ문화로 나뉘었다. 정 후보는 서북벨트에는 교육ㆍ문화 정책을, 동남벨트에는 경제ㆍ복지 정책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종로구는 △평창동·부암동 등의 서북벨트, △창신동·숭인동 등의 동남벨트, △종로5·6가와 이화동 등의 중립지역으로 구분된다. 서북벨트에는 영남 출신이 대부분이고 동남벨트에는 호남출신이 많다.
정 후보는 집토끼를 지키기 위해 창신 숭인지역 뉴타운 전면 재검토, 창신 숭인지역 의류기술센터 아파트형 공장 건립, 창신 숭인지역 중학교 설립 등 동남벨트 경제 발전 공약을 내놨다. 서북벨트를 겨냥한 공약으로는 평창동 버스차고지 터 문화도서관 건립, 부암동 청소년 수련원 건립, 북악팔각정·인왕산·감사원길 일대 소공원 생태숲길 조성 등이 있었다.

한눈 팔면 달아나는 민심
2016년 20대 총선에서도 정세균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당선됐다. 이때 득표율은 52.6%로 상대 후보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었다. 오 후보는 득표율 39.7%에 그치고 말았다. 여론조사에서 줄곧 선전했던 오 후보는 선거일이 가까워질수록 정 후보에게 역전 당했다. 당시 오 후보는 서울 권역 선대위원장으로 다른 후보의 선거를 돕느라 정작 종로구민을 챙기지 못했다는 비판이 있었다. 임성학 서울시립대 교수는 “오 후보가 전국단위 선거운동을 하는 동안 정 후보는 밑바닥부터 열심히 닦았다”고 설명했다.

반면 정 후보는 지난 총선과 마찬가지로 발로 직접 뛰는 지상전을 펼쳤다. 당시 정 후보 캠프에서 일했던 한 인사는 “대개 현장 유세를 나갈 땐 트럭을 타곤 하는데 정 후보는 가급적 걸어 다니려고 했다”며 “골목 구석구석을 파고들기 위해 발품을 팔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태도는 선거 슬로건과 일맥상통했다. 종로를 나타내는 표어는 ‘삶의 질 1번지! 종로’였고, 후보를 설명하는 슬로건은 ‘바른 정치 큰 일꾼’이었다. 정 후보는 현직의원이란 이점도 살렸다. 지난 4년간 공약이행률이 83.6%라는 점을 강조하는 등 의정활동을 홍보했다. 정 후보는 평창동, 사직동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오 후보보다 우세한 득표율을 기록했다.

이낙연 vs 황교안
현재는 이낙연 전 총리가 발 빠른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이 전 총리는 지난 9일 종로 정책 4가지 방향을 제시하는 등 ‘정책 선거’로 승부를 보겠다는 입장이다. 국회의원, 전남도지사, 국무총리 등을 역임한 이 전 총리는 자신의 강점을 묻는 질문에 “일을 제대로 해봤다”고 답하기도 했다. 하지만 선거사무소 현수막에 적힌 슬로건은 감성 마케팅에 가깝다. ‘따뜻한 종로, 따뜻한 사람’이라는 문구는 정책 선거와는 거리가 있다. 이에 대해 정인봉 전 의원은 “이낙연 후보 공천 과정은 전략적으로 비춰질 수밖에 없었다”며 “감동 없는 공천은 종로구민들의 마음을 사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종로 민생과 정권 심판이라는 ‘투트랙 전략’을 구사하겠다는 입장이다. 황 대표는 지난 10일 "종로구민들의 마음을 얻는 게 필요하고 그것을 통해 종로의 경제와 민생을 살리는 문제가 중요하다"면서도 "또 큰 목표는 문재인 정권을 심판하는 총선"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강상호 국민대 교수는 “문재인 정권 3년간의 실정을 거론하는 것은 전국 선거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정인봉 전 의원은 정권심판론이 야당심판론으로 번질 것을 우려했다. 그는 “야당이 분열돼 있으면 야당심판론이 통할 수 있지만 단일대오일 경우 오히려 역풍을 맞을 수 있다”고 말했다.

노유선 기자 yoursun@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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