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르스트.

드라마가 끝나도 감동의 흔적은 남는다.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한 tvN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에는 스위스 인터라켄, 융프라우 일대의 명소들이 극중 감동을 더했다. 인터라켄 인근 호수마을인 이젤발트 외에 휘르스트, 클라이네샤이텍 등 융프라우의 산악 지대는 그리움으로 단장돼 화면에 담겼다.

이젤발트, 호숫가 마을의 피아노 연주

‘사랑의 불시착’ 최고의 명장면 중 하나는 북한장교 리정혁(현빈 분)이 호숫가에서 피아노를 연주하신이다. 선착장에서 형을 그리워하며 피아노를 연주하고 그 연주곡을 유람선 위의 윤세리(손예진 분)가 듣고 삶의 희망을 되찾는 과정이 그려진다. 드라마 속 연주장면의 아름다운 배경이 된 곳이 이젤발트다. 이젤발트는 융프라우 아래 인터라켄 브리엔츠 호수의 소담스러운 호숫가 마을이다. 에메랄드빛 호수로 둘러싸인 마을에는 작은 선착장과 골목들, 옛 샬레가옥이 옹기종기 들어서 있다. 피아노 연주를 한 나무선착장도 실물 그대로 있으며, 선착장은 여름이면 동네 꼬마들이 다이빙을 하는 놀이터로 변신한다. 인터라켄 튠 호수의 시그리스 빌은 윤세리가 다리에서 뛰어내리려 할 때 리정혁과 조우하는 장소로 나온다.

휘르스트, 패러글라이딩 촬영 포인트

드라마 속 패러글라이딩 장면을 촬영했던 알프스 명소는 휘르스트다. 윤세리가 휘르스트의 산 자락에서 패러글라이딩으로 활강하는 장면과 리정혁과의 마지막회 재회가 그려진다. 윤세리가 리정혁과 약혼자 서단(서지혜 분)을 위해 사진을 찍어주며 “남자가 아깝다”고 말하는 회상 신도 휘르스트에서 찍었다. 해발 2168m의 휘르스트는 액티비티 천국이다. 실제로 이곳에서 설산 속으로 뛰어드는 알프스 패러글라이딩이 이뤄진다. 2000m 넘는 곳에서 아이거, 묀히, 융프라우를 바라보며 하늘을 나는 것은 짜릿하다. 절벽 위를 걷는 클리프 워크 외에 휘르스트 플라이어와 글라이더를 타고 설산 사이를 나는 체험도 흥미진진하다. 휘르스트는 이 일대 하이킹의 대표 명소인 바흐알프 호수를 품고 있다.

간이역, 빙하…주인공들의 산책 장면

간이역 클라이네샤이텍은 리정혁과 윤세리가 알프스를 산책하며 첫 운명의 만남을 갖는 곳이다. 인물들의 뒷배경에 그려진 열차역이 클라이네샤이텍이다. 해발고도 2061m의 간이역은 알프스의 하이킹과 스키 코스를 아우르는 포인트로, 이곳에서 열차를 갈아타면 유럽에서 가장 높은 정상역인 융프라우요흐로 이어진다. 아이거 북벽 아래 클라이네샤이텍에서는 매년 4월 초 록 뮤지션들이 참가하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고도의 ‘스노펜 에어 콘서트’가 열린다. 이밖에 드라마 마지막회 회상 신에는 융프라우 정상의 아름다운 풍경이 차곡차곡 화면에 담겼다. 리정혁과 서단이 산악열차를 타고 융프라우요흐에 오르는 장면을 찍었으며, 세계유산인 알레취 빙하를 걸어보는 설경 신이 곁들여졌다.

<여행 메모>

▲가는 길=이젤발트는 인터라켄 오스트 선착장에서 유람선으로 연결되며 버스나 자전거로도 이동이 가능하다. 휘르스트는 산악마을인 그린델발트에서 곤돌라를 타고 닿을 수 있다. 클라이네샤이텍은 인터라켄에서 출발해 융프라우요흐로 오르는 마지막 환승 간이역이다. ▲숙소=인터라켄에 숙소가 다수 있으며 산악마을에서 숙박하려면 그린델발트가 편리하다. 휘르스트, 클라이네샤이텍에는 레스토랑을 겸한 산장 숙소들이 마련돼 있다. ▲기타정보=융프라우와 인터라켄의 3월은 봄과 겨울이 어우러진다. 호숫가마을에는 봄이 깃들고 산악마을에서는 4월초까지 스키를 탈 수 있다. 브리엔츠, 튠 호숫가의 명소들을 연결하는 유람선은 융프라우 철도 VIP패스로 무료탑승이 가능하다.

글 사진=서 진(여행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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