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더나 백신 임상시험서 전원 항체 형성…27일부터 3상 임상시험

[주간한국 송철호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글로벌 확산은 뜨거운 여름에도 식을 줄 모른다.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국가들이 백신 개발을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지만 그동안 유의미한 성과를 얻어내지는 못했다. 그나마 지난주 백신 개발을 위한 초기 임상시험에서 실험 대상자 전원에게서 항체를 형성하는 데 성공했다는 미국 발 소식이 전해져 전 세계의 기대를 받고 있다. 코로나19로 세계 경제가 위축되고 국가 간 외교논란도 빈번하게 발생하는 상황에서 이 소식으로 어떤 국면에 접어들 수 있을지 세계가 집중하고 있다.
최근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가을 학기에 100% 온라인 수강을 하는 외국인 유학생 대상으로 비자를 취소하겠다는 새 이민 정책을 강행하려다 일주일여 만에 전격 취소한 이슈도 코로나19로 인해 발생한 대표적인 사건이었다. (사진 연합)
23개 제약회사 임상시험 단계

세계 코로나19 확진자가 1000만명을 훌쩍 넘고 사망자도 60만명에 육박하면서 인류가 고통을 받고 있다. 현재 코로나19의 가장 큰 문제점은 확산세가 주춤하다가도 갑자기 산발적으로 진행된다는 데 있다.

일본 도쿄도의 경우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상당히 심각한 상황이 유지되고 있다. 도쿄도에서는 이달 들어 1일(67명)과 7일(75명)을 제외하고는 하루도 빠짐없이 100명 이상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보고되고 있다.

그러더니 지난주 후반에는 신규 확진자 수가 280명대에 육박하는 등 상당히 심각한 수준이다. 최근 일본 코로나19 확산세가 어느 정도 진정세를 보이고 있었기 때문에 도쿄도에서 이렇게 코로나19 확진자가 쏟아지는 것은 가까운 우리나라에도 충격이 아닐 수 없다.

이처럼 국가별로 진정세에 들어갔다 다시 확산세로 전환되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현재 확진자 상위 5위국은 미국, 브라질, 인도, 러시아, 페루다. 사망자 상위 5위국은 역시 미국이 1위고 브라질, 영국, 멕시코, 이탈리아 순이다. 코로나19가 자연적으로 소멸하기를 기다리는 것은 현재 상황만 봤을 때 불가능해 보인다.

결국 백신과 치료제가 개발되기를 바라는 수밖에 없는데 그나마 지난주 상당히 유의미한 소식이 전해졌다. 미국 제약사 모더나가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위한 초기 임상시험에서 실험 대상자 전원에게서 항체를 형성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힌 것.

의학저널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슨(NEJM)에 공개된 이번 시험 결과에 따르면 임상시험 지원자들은 심각한 부작용을 호소하지 않았다. 약물을 2차 투여받거나 많은 양의 투여를 받은 대상을 중심으로 절반 이상이 피로감, 두통, 오한, 근육통 등 경미한 반응을 보이긴 했다.

모더나는 지난 3월 16일 세계 최초로 사람에게 코로나19 백신 약물을 투여하는 임상시험에 돌입했다. 모더나는 의약품 출시 막바지 단계에 해당하는 3상을 앞두고 있고 오는 27일부터 돌입할 계획이다. 앞서 모더나는 지난 9일부터 약 3만명 환자를 대상으로 코로나19 백신 임상 3상 시험을 시작할 예정이었지만 임상시험 프로토콜에 변화를 준다는 이유로 일정을 연기한 바 있다.

지난주 실시된 미국 보건복지부가 주재한 기자들과의 콘퍼런스 콜에서 미국 보건 당국자들과 제약회사들은 올 여름 말이면 백신을 생산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발표했다. 미 정부는 2021년 초까지 코로나 백신 3억개를 목표로 생산하겠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미 연방정부도 5억달러에 육박하는 자금을 지원하고 첫 대규모 임상시험을 허가하는 등 모더나의 백신 개발을 적극적으로 돕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이미 제조공정이 진행 중이기 때문에 백신 생산은 대략 4~6주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백신 효과나 안정성이 입증되지 않을 경우 미국 정부가 장담하는 여름 말 생산은 불가능할 수도 있지만 그래도 기대가 되는 상황인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현재 세계 각국 연구소와 제약회사들이 200여개 후보 물질을 놓고 백신 개발에 나선 상태다. 이 중 23개가 임상시험 단계에 들어갔고 최종 단계인 3상을 진행 중인 곳은 영국 옥스퍼드대학과 아스트라제네카가 공동 개발 중인 백신, 중국 바이오기업 시노백에서 개발 중인 백신 등이다.

트럼프 행정부 외국인 유학생 비자 취소 계획 무산돼

코로나19는 외교 갈등도 심화시키고 있다. 특히 국가별로 입국을 제한하는 등의 문제로 국가 간 감정싸움이 극심해지고 무엇보다 무역 등 경제 교류가 위축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장기화 되면서 전 세계 산업 모두가 침체돼 있는 상황이다.

그 중 최근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가을 학기에 100% 온라인 수강을 하는 외국인 유학생 대상으로 비자를 취소하겠다는 새 이민 정책을 강행하려다 일주일여 만에 전격 취소한 이슈도 코로나19로 인해 발생한 대표적인 사건이었다.

미 행정부의 새 이민 정책 개정안에는 온라인과 대면 수업을 혼용하는 대학에 다니는 유학생도 100% 온라인 수강만 선택하면 미국에서 쫓겨나며 만약 학기 도중 코로나19 사태 악화에 따라 완전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될 경우에도 미국에 머물 수 없게 된다고 명시돼 있다.

이 개정안은 코로나19로 인한 유학생들의 특수한 환경을 고려하지 않았고 유학생들의 수강 여건과 취업 등에 즉각적이고 심각한 영향을 준다는 엄청난 비난 속에 취소됐지만 해당 유학생들과 각국에 있는 가족들에게는 악몽 같은 일주일이었을 것으로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실제로 온라인으로만 수업을 듣는 외국인 유학생들 체류를 제한하겠다는 미국 정부의 이 지침이 내려진 이후 한 한국인 유학생이 자신이 다니는 학교의 모든 수업이 온라인 강의가 아니라는 점을 증명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미국 현지 공항에서 입국을 거부당한 바 있다.

결국 하버드대와 MIT 등 200곳이 넘는 미국 대학들이 거세게 항의를 했고 각 국가들도 적극적으로 항의 의사를 전달했다. 한국 외교부도 한국인 유학생 입국 거부 사례와 관련해 미국 측에 우려를 전달했고 이와 별도로 현지 각 총영사관과 유학생회 등을 통해 한국 유학생들의 피해 상황을 파악 중이다.



송철호 기자 song@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