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법원서 ‘기사회생’…대권 탄력?
장서윤 기자 ciel@hankooki.com 기사입력 2020-07-20 14:32:18
대법원, 이 지사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무죄로 결론
  •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7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의회에서 열린 제345회 임시회 제3차 본회의에 참석하며 미소를 짓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대법원이 이재명 경기도지사에 대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무죄로 결론 내리면서 지사직을 유지하게 된 이 지사가 대권주자 행보에 청신호를 켜게 됐다. 대법원이 이 지사의 ‘친형 강제입원’과 관련한 허위사실을 공표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하면서 이 지사는 2년 간의 법정 소송을 마무리짓게 됐다. 이로써 자칫 정치적 생명이 끝날 위기에 처했던 이 지사가 이번 판결로 기사회생하면서 앞으로의 행보에 더욱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16일 직권남용, 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기소된 이재명 지사에 대한 상고심에서 벌금 3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수원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무죄 취지 파기환송이다.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당선은 무효가 된다. 대법원은 2심에서 당선무효형인 벌금 300만원을 선고받은 이 지사 사건을 대법관 7대5 다수결로 파기하고 수원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원심의 판단이 공직선거법 제250조 제1항에서 정한 ‘허위사실의 공표’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며 이같이 결정했다.

이 지사는 지난 2018년 지방선거 과정에서 친형 강제 입원 논란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이 지시가 경기도 성남시장 시절 시장 지위를 남용해 자신의 친형을 강제 입원시켰으며(직권남용 혐의) TV토론회에서 이 같은 사실이 없다고 부인해 허위사실을 공표했다며(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기소했다. 이중 직권남용과 권리행사 방해 혐의는 1,2심 모두 무죄로 판단했으나 TV 토론회 발언에 대한 판단은 1심과 2심이 엇갈렸다. 2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1심을 뒤집고 허위사실 공표를 인정해 당선 무효형에 해당하는 벌금 300만 원을 선고한 바 있다.

이날 재판부는 “피고인(이 지사)의 친형에 대한 정신병원 강제입원 관련 발언은 상대 후보자의 질문이나 의혹 제기에 대해 답변하거나 해명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라며 “그 발언은 토론회의 주제나 맥락과 관련 없이 어떤 사실을 적극적이고 일방적으로 널리 드러내어 알리려는 의도에서 한 공표행위라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또 “피고인으로서는 상대 후보자의 질문 취지나 의도를 ‘직권을 남용해 불법으로 강제입원시키려고 한 사실이 있느냐’로 해석한 다음 그러한 평가를 부인하는 의미로 답변했다고 볼 수 있다”며 “피고인이 상대 후보자의 질문의 의미를 의도적으로 왜곡한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했다. 대법원은 이날 선고 공판을 이례적으로 TV와 유튜브 채널을 통한 생중계를 허용했다. 대법원은 피고인이 동의하지 않아도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되면 촬영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법정 방청 및 활용 등에 관한 규칙’을 내규로 두고 있다. 대법원 상고심 선고가 TV로 생중계된 것은 박근혜 전 대통령 등의 국정농단 상고심 이래 역대 두 번째로 지방자치단체장으로서는 첫 번째 사례로 기록됐다.

대법원 선고 직후 이 지사 측 변호인단은 대법원 판단에 경의를 표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변호인단은 “공직선거법상의 허위사실 공표에 대해 헌법 합치적인 해석의 기준을 제시한 의미있는 판결이라고 생각한다”며 “1300만 경기도민의 선택이 좌초되지 않고, 이 지사가 도정에 전념할 수 있게 돼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지사 지지자 모임도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대법원이 역사에 길이 남을 명판결을 내렸다”며 환호했다.

이 지사는 이날 오후 대법원 판결 직후 경기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법과 상식에 따라서 인권의 최후 보루로서의 역할을 해 주신 대법원에 경의를 표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 지사는 “도지사로서 맡겨진 일을 충실히 하라는 국민의 명령으로 알고, 지금까지 한 것처럼 도정에 더 충실하게 일해서 도민의 삶과 경기도 발전을 이끄는 성과로 보답하겠다”고 전했다. 스스로를 “정치적 자산이 없는 변방장수”라고 표현한 이 지사는 그동안 재판을 받아온 심경에 대해서는 “제 부덕의 소치이고 저로 인해 발생한 것이기 때문에 특별한 감정은 없다”고 했다.

이번 판결로 차기 대선주자로 입지를 굳힌 만큼 정치인 이재명에 대한 질문도 이어졌다. 자신의 지지율이 상승하는 데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이 지사는 “제가 가진 것이라곤 신념과 저 자신, 우리 지지자들이신데 제가 정치적 조직도, 계보도, 지연도, 학연도 없는 외톨이이긴 하나 국민들께서 기대를 가져주시는 것은 지금까지 맡겨진 시장으로서의 역할, 도지사로서의 역할을 조금은 잘했다는 성과의 결과라고 본다”고 밝혔다. 이어 “공직자가 어떤 역할을 맡게 될지는 공직자 자신이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그 일을 맡긴 국민들 주권자께서 정하는 것이다”며 “이미 제게 맡겨진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 그 다음에 어떤 역할을 하게 될지는 역시 우리 주권자인 대한민국의 주인인 국민들께서 정하실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또 대선주자 여론조사 선호도 1위를 달리는 이낙연 의원에 대한 평가에 대해서는 인품도 훌륭하고 역량도 뛰어난 분이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존경한다. 저도 민주당의 식구이고 당원의 한 사람이기 때문에 이 의원님 하시는 일 옆에서 적극 협조하고 함께 해서 문재인 대통령이 하고자 하시는 일, 또 민주당이 지향하는 일이 성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AD

하루 동안 많이 본 기사

  • 이전
  • 다음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