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종찬 칼럼]문 대통령, 부동산 폭탄에 둘러싸여 지지율 급락
기사입력 2020-07-21 06:01:44
  •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한국판 뉴딜 국민보고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
문 대통령, 부동산 폭탄에 둘러싸여 지지율 급락
정책은 신뢰가 생명인데, 누더기 대책으로 `불신’ 늘어
국민들 거부감 강한 `세금 인상’에 집중…반감 쌓여
강북지역 교육환경 개선하고 지방 정주여건 높여야



대통령 국정 수행에 악재가 쏟아지고 있다. 지난 총선 전과 후,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60%대의 고공 행진이었다. 가장 큰 이유는 코로나 19 방역관련 대응을 잘 하면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고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방역에 대한 평가는 가라앉고 경기 회복에 대한 성과로 평가 기준이 전환되고 있다. 대통령에 대한 평가 기준이 점차 경제, 북한, 공약(검찰 개혁)변수로 바뀌고 있다. 잘 나가던 대통령 지지율은 북한의 고강도 도발로 타격을 입었다.

북한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지난달 초부터 대남 공격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2018년 남북 평화 협력 시기에 문 대통령과 우호적인 관계를 만들었던 김 부부장의 돌변한 태도였다. 문 대통령에 대한 조롱과 비난까지 거침없는 대남 공격 발언을 퍼부었다. 급기야 지난달 16일에 우리 국민들의 세금으로 조성된 개성의 남북연락사무소가 폭파되는 봉변까지 당했다. 중도층은 대통령 지지로부터 이탈했고 고공 행진하던 지지율은 50%대 초반으로 고꾸라졌다. 그러나 북한 이슈는 지지율 하락의 중심이 아닌 시작이었다.

이후 인천국제공항공사와 관련된 정규직 전환 문제로 20대 민심이 급속도로 악화되었다. 20대에서 문 대통령에 대한 국정 수행을 놓고 ‘잘 못하고 있다’는 부정 평가가 긍정보다 높을 정도였다. 가장 큰 악재는 부동산 정책이다. 정부가 6.17 부동산 정책을 발표한 후 대통령 국정 수행은 치명적인 타격을 입고 있다. 여기에 지난 7월 9일 박원순 서울시장이 연락 두절 되었다가 끝내 숨진 채 발견되었다. 아직까지 최종 조사 결과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서울시 여자 비서 직원에 대한 성추행 혐의가 부각되면서 여론은 더욱 악화된 모습이다.

가장 최근 발표된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수행 결과는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보다 더 높아졌다. 리얼미터가 YTN의 의뢰를 받아 실시한 조사(전국 약2500명 무선전화면접 및 유무선RDD자동응답조사 표본오차95%신뢰수준±약2.0%P내외 응답률 약4~6%내외 성연령지역가중치 각 조사의 자세한 사항은 조사 기관의 홈페이지 및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에서 문 대통령의 국정 수행를 분석해 보았다. 4월 말 조사에서 63.7%의 고공 행진을 했던 문 대통령의 긍정 지지율은 6.17 부동산 정책이 발표된 이후 40%대 후반까지 내려갔다. 그래도 긍정 평가가 부정 평가보다 오차 범위 내 높은 결과였다.

14일에는 현 정부의 간판 경제 정책으로 볼 수 있는 ‘한국판 뉴딜’ 정책까지 내놓았다. 그러나 부정적 평가 결과가 긍정 평가보다 앞서는 지지율 역전 현상을 막지는 못했다. 리얼미터가 TBS의 의뢰를 받아 지난 7월 13~15일까지 실시한 조사(전국1510명 무선전화면접 및 유무선RDD자동응답조사 표본오차95%신뢰수준±2.5%P 응답률4.7% 자세한 사항은 조사 기관의 홈페이지 및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에서 문 대통령의 부정 평가 지지율은 50%를 넘었고 긍정 평가는 44.1%로 나타났다(그림1).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사망과 성추행 혐의 진상규명 조사 여론이 지지율 하락에 영향을 주었겠지만 더 직접적인 원인은 부동산 정책 때문으로 풀이된다.

박 전 시장에 대한 논란은 정치적 성향이나 이념에 따라 보는 시각에 차이가 있다. 진상 규명 조사에 따라 여론이 달라질 개연성도 열려있다. 16일 있었던 이재명 경기지사에 대한 대법원의 무죄취지 파기 환송은 대통령 국정 수행 평가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도 있다. 그런데 대통령 지지율이 무너진 더 큰 원인은 부동산 정책에 있다고 보는 분석에 더 힘을 싣게 된다. 정치적 현안이야 주로 자기 진영의 지지층에 영향을 준다지만 부동산 정책은 다르다. 모든 연령대에 영향을 주고 있고 대통령 지지층으로 분류되는 30대와 수도권에 적지 않은 영향을 주고 있다.

리얼미터가 YTN의 의뢰를 받아 지난 7월 6~10일 실시한 조사(전국2515명 무선전화면접 및 유무선RDD자동응답조사 표본오차95%신뢰수준±2.0%P 응답률4.2% 자세한 사항은 조사 기관의 홈페이지 및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수행을 살펴보았다. 부정 평가 결과가 긍정 보다 더 높아지기 전의 조사 결과다. 6월 17일 발표된 부동산 정책의 보완 시도가 계속 되고 있었고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다주택 고위공직자들에 대한 부동산 처분 노력이 왕성하게 일어났지만 민심을 돌리지 못하는 결과로 나타났다.

서울 지역에서 문 대통령 대한 부정 평가는 50%를 넘어섰다. 20대(만18세 이상부터 29세까지)와 60대도 절반이 넘는 부정 평가로 나타났다. 그렇지만 부동산 투기 지역과 직접적 연관이 없는 호남 지역은 72.5%가 문 대통령을 지지하는 수치였다. 부동산 정책이 문 대통령 지지율에 가장 치명적인 변수로 떠오른 것이다.(그림2)부동산 정책이 문 대통령의 임기 후반기 가장 중요한 변수로 떠오른 것은 단순히 하나의 정책에 머무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의 임기를 마친 이후라도 부동산 정책은 의식주 문제의 핵심이기 때문에 신뢰가 매우 중요한데 ‘불신’이 더 크게 작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부동산 정책에 포함된 핵심 내용은 ‘종합부동산세’ 강화다. 일종의 세금 문제다. 모두가 그렇게 생각하는 것은 아니지만 1 주택자 중에서도 시간이 흐르면 ‘세금’이 계속 오를 것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부동산이 가지고 있는 폭발성과 민감성을 감안하면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신의 한수’가 되기는 쉽지 않다. 자신이 원하는 지역에 대출을 얻고서라도 똘똘한 한 채를 사겠다는 욕구까지 통제되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해답이 아닌 ‘노답’으로 전락하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문 대통령이 부동산 폭탄에 둘러싸인 첫 번째 이유는 ‘불신’이다. 부동산 정책은 신뢰가 기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이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좀처럼 신뢰를 가지기 어려운 구조다. 현 정부가 20번 이상의 부동산 관련 정책을 발표했지만 근본적인 해법으로 보는 인식은 드물다. 모든 국민이 동일한 출발선에 서 있지 않기 때문이다.

부동산은 과거 수십 년 동안 지속적인 개발을 이어오고 있다. 70년대는 강남이 국가적 발전 계획에 따라 집중적인 개발이 이루어졌고 강북의 많은 명문 고등학교들도 정책적인 이유를 따라 또는 위치에 따른 부가가치에 따라 강남으로 이전했다. 아직도 ‘강남 8학군’이라는 기억이 남아 있을 정도로 강남은 부동산뿐만 아니라 거주에 중요한 기준인 선호하는 학교가 많은 지역이 되었다. 물론 시간이 지나면서 부동산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강남불패’ 신화까지 추가되었다.

부동산에 대한 투자와 가치 부여는 개인마다 다르다. 시대에 따라서도 달라진다. 그런데 이것을 투기적 관점에서만 보고 특정 지역을 규제로 묶는 형식으로 간다면 언제나 ‘풍선 현상(한 지역을 규제하면 다른 지역에 수요가 몰리는 현상)’을 초래하고 만다.

한국갤럽이 자체조사로 지난 7~9일까지 실시한 조사(전국1001명 휴대전화RDD조사 표본오차95%신뢰수준±3.1%P 응답률13% 자세한 사항은 조사 기관의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에서 ‘가장 유리하다고 생각하는 재테크 방법’이 무엇인지 물어보았다. 전체 결과로 부동산을 가장 유리한 재테크 방법으로 보는 인식이 55%로 가장 높았다. 요즈음 새로운 재테크 수단으로 부상한 주식 투자에 대해선 11%로 나타났다. 국민 중 일부가 아닌 절반 이상의 다수가 부동산을 가장 유리한 재테크 수단으로 보는 것이다. 더 주목하게 되는 이유는 세대별로 분석할 때 30대다. 30대 중에서 부동산을 가장 유리한 재테크 수단으로 보는 응답자는 10명 중 6명 이상이나 된다. 일반적이고 전통적인 재테크 방법인 ‘예적금’은 고작 10명 중 1명만 좋은 재테크 방법이라는 답변이 돌아온다(그림3).

부동산 정책은 투기 근절 대책과 실수요자 아파트 공급보다 부동산에 대한 인식 전환 조치가 급선무다. 부동산이 아니더라도 가족들을 위한 그리고 노후를 위해 유리한 재테크 수단이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국민들의 똘똘한 아파트 한 채 구입하려는 의지는 꺾이기가 어렵다. 아주 쉬운 설명으로 교육, 문화, 투자 가치로 판단했을 때 현재 살고 있는 곳보다 더 좋은 지역이 있는 이상 제도로 막을 수 있는 이슈는 아니다. 특히 민심이 더 악화되는 이유는 다주택자 국회의원과 고위공직자에 대한 보도를 접하면서 지금껏 국회의원과 고위공직자 중 상당수가 부동산을 중요한 재테크 수단으로 이용해 왔다는 점이다.

16일 국회 개원 연설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부동산 정책을 강조했다. 부동산 투기 근절을 위해서 국회의 적극적인 협력을 빼놓지 않았다. 문 대통령이 서둘러야 할 최우선 과제는 부동산 정책에 대한 ‘불신’을 걷어내는 일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 후반기가 부동산 정책에 둘러싸인 두 번 째 이유는 ‘세금’이다. 세금에 대한 우리 국민들의 거부감은 매우 강력하다.

지난 2015년 당시 박근혜 정부의 담뱃값 인상에 대해 비흡연자들은 찬성 여론이 높았겠지만 흡연자들의 민심은 더욱 나빠졌다. 담배값 인상이 흡연자들의 건강을 위한 정책이라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곧이곧대로 듣는 국민들이 많지 않았다. 거의 두 배 가까운 가격으로 상승하면서 늘어난 세금으로 부족한 세수를 채우려 한다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다. 왜냐하면 진정으로 금연을 위하는 일이라면 담배 생산이나 공급에 영향을 주면 될 일이다. 더욱이 국민 대중 건강 증진을 위한 일이라면 세금을 거두어서가 아니라 국가 예산을 투입해도 될 것이기 때문이다. 담뱃값 인상이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지만 2016년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은 급전직하였다.

한국갤럽은 정기적으로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해 평가 질문을 해오고 있다. 부동산 정책에 대해 긍정적 평가 결과가 상대적으로 높았던 시점의 공통점은 ‘집값이 내릴 것’이라는 인식이 비교적 높았던 시점이었다.

정부의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부동산 가격 전망에 대한 인식은 어땠을까. 한국갤럽이 자체조사로 지난 7~9일 실시한 조사에서 ‘향후 1년간 부동산 가격이 오를 것인지 아니면 내릴 것으로 보는지’를 물어보았다. 10명 중 6명 이상 향후 1년간 부동산 가격이 오를 것으로 보았다. 내릴 것으로 보는 인식은 12%밖에 되지 않는다. 문재인 대통령의 부동산 정책에서 투기 근절 핵심 지역이 되고 있는 서울지역 응답자들은 10명 중 7명 가까이 집값이 더 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부는 투기 근절을 외치고 있지만 국민들의 의견은 달랐다. 20대에서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의견은 무려 72%나 된다(그림4). 집을 소유하지 않고 있는 비율이 높은 20대에서 부동산 가격 인상에 더 많은 신뢰를 두고 있다. 무리가 되더라도 자신과 가족이 원하는 지역의 부동산을 소유하고 싶은 욕구가 강하다는 의미다.

다주택자에게 최고 6%의 종합부동산세를 부과하는 정책은 투기 근절에 분명히 효과가 있다. 그렇지만 1주택자 이거나 이런저런 사정으로 불가피하게 2주택이 된 소유주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다주택자들이 고가의 주택을 내놓더라도 살 수 있는 구매 능력자는 고수익자로 귀결되는 현상이 이어진다. 결국 내놓은 노른자위 부동산은 더 여유있는 고소득층이 거둬들이게 마련이다. 한 채 밖에 소유하고 있지 않으면서도 재산세가 내년부터 상승하게 된다는 소식에 민심은 더욱 악화된다. 집을 사야하는 2030세대는 필요한 대출이 규제로 발목 잡히면서 사고 싶은 곳에 집을 사기는 더욱 어려워졌다. 집을 이미 가지고 있는 50대와 60대 이상은 늘어나는 세금 부담에 몸서리를 치게 된다. 집값이 상승한다면 부담되는 세금이지만 내고 말겠다는 판단까지 나올 수 있다.

정부의 고강도 종합부동산세가 투기 근절과 투기성 다주택자에게만 집중된다면 환영이다. 그렇지만 추가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 세금을 올린다는 인식도 분명히 존재한다. ‘종합부동산세’가 누군가에는 서릿발 같은 규제 수단이 될 것임에 틀림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가격이 계속 상승하고 투기 근절이 되지 않는다면 박근혜 정부의 ‘담뱃값’ 인상 같은 결과를 초래하기 십상이다. 정작 흡연자들의 금연 비율과 의지는 전폭적으로 상승하지 않으면서 세금만 올렸다는 평가를 받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이 부동산 폭탄에 둘러싸인 세 번째 이유는 ‘노답’이기 때문이다. 즉 부동산 정책은 답을 내리기가 힘들어 ‘답이 없다’는 의미다. 답이 없는 정책을 다양한 방법으로 만들어서 규제 대상 지역, 조정 대상 지역으로 나눈다고 해서 부동산 재테크 욕망이 사라지지 않는다.

노무현 정부에서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자 정부는 ‘버블 세븐’ 정책을 내걸었다. 부동산 급등세가 두드러진 7개 지역에 대해 초고강도의 중과세 정책을 내걸었다. 집을 팔수도 없고 살 수도 없는 지경이 되었다. 그렇다고 당시 ‘버블 세븐’으로 묶어 두었던 지역의 부동산 시장이 안정적으로 바뀐 것도 아니다. 부동산은 개인별로 다양한 목적에 따라 거래가 이루어진다. 어떤 사람들은 학군 때문에, 어떤 이는 향후 부동산 가치 때문에 그리고 어떤 이들은 선호하는 동네의 평판을 쫓아 부동산 매매가 이루어진다.

그렇다면 공급 확대는 정답일까. 그렇지도 않다. 정부와 여당은 서울과 인근 지역의 그린벨트를 해제해 실수요자를 위한 아파트 공급 및 임대를 검토하고 있다. 위치도 중요하고 공급 물량도 중요하다. 특정 지역에 분양 아파트 및 임대 아파트를 공급한다고 수요 부족과 투기 열풍이 해소될까. 같은 동네 내에서도 아파트 가치는 제각각이다. 임대 아파트에 살거나 정부가 공급하는 아파트에 살더라도 향후 부가가치를 위한 투자는 계속된다.

정부가 전세 대출을 통합 갭투자를 가로막고 나섰지만 ‘현금 찬스’를 통해 거래는 얼마든지 이루어진다. 정부 정책이 아무런 효과가 없다는 점을 지적하는 것을 떠나 1~2년 내 만병통치약이 되는 제도는 없다. 부동산 정책은 단지 아파트 한 채를 거래하는 수준을 떠나 자녀들의 학교, 향후 재테크 가치까지 판단된다. 그래서 현장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해 혹독한 비판이 뒤따른다.

한국갤럽이 자체조사로 7~9일 실시한 조사에서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평가’를 물어보았다. 응답자 3명 중 2명은 부동산 정책에 대해 ‘잘 못하고 있다’는 부정적 평가다. ‘잘하고 있다’는 긍정평가는 5명 중 1명도 채 되지 않는다. 현 정부의 강력한 지지층인 더불어민주당과 진보층조차 부동산 정책에 대해 고개를 젓고 있다(그림5).

  •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0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6·17 부동산 정책 후속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연합
정부의 부동산 투기 근절 철학에 공감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다. 부동산 투기는 어느 정부에서 문제가 되더라도 해결해야 할 중대한 과제다. 그렇다고 빈대 잡겠다며 초가삼간 다 태워서야 되겠는가. 단기적이고 단편적인 해법을 내놓는다면 결코 현명한 답이 되지 못할 것이다. 그렇다고 공급확대와 같은 항상 등장하는 교과서적인 답변을 늘어 놓는다면 신뢰를 주지 못한다. 왜냐하면 정부의 임기는 정해져 있지만 개인의 부동산에 대한 욕구는 언제 끝날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부동산 정책이 ‘노답’인 이유다.

노무현 정부에서도 부동산 가격 급등은 큰 부담이었다. 서민들은 아우성이었고 저마다 정책을 내놓으라고 난리법석이었다. 그런 이유로 ‘버블 세븐’이 등장했고 ‘종합부동산세 강화’ 정책이 봇물 터지듯 등장했다. 강도 높은 투기 방지 대책이 나왔는데 아직까지 부동산 가격은 잡히지 않고 있다. 우리 인구를 감안할 때 주택 공급은 이미 100%를 넘었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매는 고사하고 전세와 월세마저 구하지 어려워진 현실은 무엇 때문일까.

정부가 세금을 높이고 갭투자는 못하도록 강력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 담보나 소득을 기준으로 주택 거래 대출을 지원하는 LTV(주택담보인정대출)와 DTI(총부채상환비율)도 사상 유례없이 강화되었고 추가적으로 더 강력해진다. 특정 지역의 주택은 한정돼 있고 인기 지역의 아파트는 경쟁이 치열하다. 수요와 공급 법칙을 굳이 떠올리지 않더라도 부동산 가격이 높은 지역은 존재하기 마련이다.

세금 규제 보다 더 중요한 정책은 자원을 효과적으로 배치하는 방법이다. 강남 뿐만 아니라 강북 지역에 우수한 교육 환경이 만들어진다면 강남에 살려고 아등바등 댈 이유가 없다. 사회적 인프라가 많이 갖추어져서 서울외 경기도 지역이나 지방의 정주 여건이 더 좋아지면 서울로 진입하려고 발버둥 칠 까닭도 없다. 지방에서 서울로 대학교를 온 상당수는 다시 서울 또는 인근에 직장을 얻게 된다. 즉 한 번 올라오면 지방으로 다시 내려가는 인구는 극히 드물다.

정부 정책의 전체적인 큰 그림 속에서 단계적으로 실현 가??방안에 집중되어야 한다. 집을 구하고 결혼과 출산을 해야 하는 30대라면 그들을 위한 제도적 장치에 몰두해야 한다. 교통이 좋은 곳에 합리적인 가격의 분양 아파트와 적정 수준의 전세와 월세 공급이 이루어져야 한다. 저출산으로 인해 인구가 점차 줄기 때문에 종합부동산세는 집값에 따라 서서히 인상되어도 늦지 않다. 서울과 인기 지역은 가격 급등과 공급 부족 사태를 겪고 있지만 지방은 아파트를 지어도 미분양 사태가 속출한다. 수도권 인기 지역과 지방에 모두 아파트를 소유한 다주택자의 경우 종합부동산세가 부담된다면 지방 아파트를 처분할 공산이 크다. 지방 부동산 시장은 더욱 얼어붙는다.

‘영끌’이라는 용어가 있다. 영혼까지 끌어다 투입하는 세태를 비꼰 표현이다. 마포구, 용산구, 성동구 등 젊은 세대들에게 주목받는 곳에 아파트를 매입하기 위해 영혼까지 끌어다 무리한 대출 거래를 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것이 현장이다.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불신’, ‘세금’, ‘노답’이라는 차원에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는 상태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하고 현 정부에서 할 수 있는 방안을 선택하고 집중해야 한다. 그래야 부동산 ‘폭탄’이 아닌 부동산 정책다운 정책이 나오게 된다.

●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소장 프로필

-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국제대학원에서 석사를, 고려대에서 행정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한국교육개발원 전문연구원을 거쳐 국가경영전략연구원 책임연구원으로 일했으며, 한길리서치 팀장에 이어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으로 활동한 바 있다. 정치컨설팅업체인 인사이트케이를 창업해 소장으로 독립하면서 새로운 세상을 꿈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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