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공에서 본 밴프 국립공원.
캐나다 앨버타주는 밴프, 로키 등으로 대변되는 대자연이 뒤엉킨 곳이다. 캘거리 등 주요 도시의 외곽으로 내달리면 때묻지 않은 자연의 풍광은 눈이 시릴 정도로 아득하게 펼쳐진다.

앨버타주의 관문인 캘거리는 영화 ‘슈퍼맨’의 촬영지다. 88년 동계올림픽이 열렸던 도시로도 익숙하다. 도심에는 슈퍼맨이라도 실제로 날아다닐 듯 고층 건물들이 빼곡하다. 뒷골목에 내려앉으면 캘거리는 캐나다의 문화수도로 지정됐던 매혹적 자태를 뿜어낸다. 카우보이축제 외에도 연극, 음악, 무용 공연들이 연중 거리에 녹아든다.

페스티벌의 인디언춤.
카나나스키스 승마.
세계유산 등재된 국립공원들

캘거리에서 북서쪽으로 방향을 잡으면 본격적인 자연으로 빠져드는 아이스필드 파크웨이가 뻗어 있다.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된 밴프와 재스퍼 국립공원도 이 도로 위에 단아하게 자리 잡았다. 캐나다 최초의 국립공원인 밴프 일대는 사계절 호흡이 벅차다. 밴프 인근에서의 감동은 300여개 호수 때문에 더욱 도드라진다. 가장 인기가 높은 곳은 빅토리아 빙하를 병풍처럼 두르고 있는 레이크 루이스 호수다. 밴프의 보 폭포는 메릴린 먼로 주연의 ‘돌아오지 않는 강’의 배경이 된 곳으로 잔잔한 추억을 빚어낸다. 산악마을의 밤은 로키와 밴프의 자연을 찬미하는 대화로 채워진다.

캔모어는 밴프에서 차량으로 30여분 떨어진 소도시다.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캔모어는 밴프 국립공원에서는 제한된, 각종 체험들을 즐길 수 있는 아지트이기도 하다. 헬기를 타고 로키의 봉우리를 내려다보거나 말을 타고 하이킹을 즐기는 이색 액티비티가 이곳에서 이뤄진다. 한때 석탄을 캐던 광산 도시였던 캔모어는 인디언 말로 ‘머리 큰 추장’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레이크 루이스 호수.
카우보이 고장의 승마 체험

캔모어의 카나나스키스 일대는 산중에서 카우보이의 낭만을 재현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스템피드 페스티벌로 유명한 앨버타주에는 카우보이의 삶과 애환이 곳곳에 서려 있다. 카나나스키스는 영화 <브로크백 마운틴> <가을의 전설> <용서받지 못한 자> 등 진짜 서부영화의 배경이 되기도 했다.

자연에서 도시로의 귀환은 또 다른 설렘이다. 밴프 동북쪽의 애드먼턴은 앨버타주의 주도이자 축제의 도시다. 초기 정착민들의 사연이 서린 도시에는 각종 축제만 30여개나 된다. 예술, 음식, 와인, 아코디언 등 축제 테마도 가지각색이다.

애드맨튼에서는 그로테스크한 외관의 알버타 아트 갤러리를 방문하거나 인스페어 센터에서 음악에 심취해도 좋다. 노스 사츄카츄안 강을 따라 들어선 북미 최대의 도심 공원은 도시 분위기를 더욱 따사롭게 채색한다. 20세기 초 향수와 앙증맞은 숍이 공존하는 올드 스트래스코나, 우크라이나 민속촌, 엘크 국립공원 등에서도 ‘양파 같은 도시’ 애드먼턴을 만끽할 수 있다.

글 사진=서 진(여행칼럼니스트)

여행메모

교통=캘거리가 알버타주의 관문격인 도시다. 캘거리 공항에서 밴프 등을 연결하는 버스편이 다수 있으며 승용차를 렌트해 애드맨튼까지 둘러볼 수도 있다.

음식=앨버타는 육질 좋은 쇠고기로 유명한 곳이다. 스테이크로 유명한 레스토랑이 캘거리 도심과 밴프타운 일대에 있다. 밴프타운은 세계 각국의 음식을 맛볼 수 있는 곳으로도 명성 높다.

숙소=밴프 스프링스 호텔은 ‘로키에 위치한 캐나다의 성’으로 불리는 호텔로 밴프타운에 위치했다. 100년 넘는 역사를 자랑하며 마를린 먼로가 밴프 일대에서 촬영하며 이 호텔 스위트룸에서 투숙하기도 했다. 샤또 레이크 루이스 호텔은 레이크 루이스를 끼고 있는 호텔로 허니무너에게 인기 높다.



서진 여행칼럼니스트 tour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