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리아 비대면 화상 시스템 구축에도 지점장 모임…막을 수 있었던 참사

롯데리아 서울역점에 코로나19 확진자 관련 임시 휴점 안내문이 붙어 있다. (사진 연합)
[주간한국 송철호 기자] 외식 매장과 물류 시스템을 운영하는 유통업계 구조상 코로나19 확진자가 아예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은 쉽지 않다. 특히 다수의 외식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경우 매장 이용 시 고객들이 마스크를 벗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정부 차원에서 외식업 운영을 금지하지 않는 한 완전한 방역을 유지하는데 명백한 한계가 따를 수밖에 없다. 실제로 국내 외식업체들은 방역 수칙을 철저히 지키면서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을 최소화하고 있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롯데리아, 스타벅스 등을 중심으로 확산이 거세지고 있어 그동안의 노력이 물거품이 되는 분위기다. 특히 롯데리아는 지점장 모임으로 인한 확산이라 논란이 더 커지고 있다.

유통업계 “롯데리아 변명의 여지없다”

유통업계는 장마가 끝나니 이제는 코로나19가 돌아왔다며 의욕을 상실한 분위기다. 상반기에 코로나19로 억눌렸던 소비가 오히려 하반기에는 강하게 표출될 수도 있다는 전망에 기대감이 컸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제는 긍정적 대응을 하는데 있어 한계점에 봉착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롯데리아의 허술한 코로나19 대응이 국민은 물론 유통업계에도 충격으로 다가오고 있다.

롯데리아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의 경우 일반 매장 이용 고객으로 인한 확산이 아닌 직원으로 인한 확산이기 때문이다. 당시 롯데리아 모임에는 점포 점장 19명과 지점 사무소 직원 3명 등 22명이 참석했다. 확산 초기에는 참석자 중 종각역점 직원이 최초 양성 판정을 받았고 이후 차례로 확진자가 늘어 점포 8명과 지점 사무소 3명 등 11명이 확진된 것으로 집계됐다.

그나마 그렇게 마무리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결국 지난 19일 기준으로 서울 롯데리아 종사자 모임 관련해서 모임 참석자 중 추가 확진자가 발생해 총 18명의 확진자가 확인됐다. 서울 13명, 경기 5명으로 이번 롯데리아 점장 모임 관련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사람은 회의 참석자들 외에 매장 부점장, 아르바이트생과 가족 등 83명으로 전해졌다.

롯데리아를 운영하는 롯데GRS 관계자는 이날 회의에 대해 “정례 회의가 아니었고 영업활동 관련 사안들을 공유하기 위한 모임이었다”며 “참가자들이 저녁 식사를 한 후 헤어진 것으로 확인됐다”고 선을 그었다. 롯데GRS 공식 회의가 아닌 통제권 밖에서 갑자기 이뤄진 모임이었다는 뜻으로 보인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유통업계는 이미 각종 비대면 시스템을 구축하고 물류와 매장을 관리하고 있다”며 “최소한 직원으로 인한 코로나19 확산은 없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수시로 확인하고 교육을 병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롯데리아 역시 비대면 화상 시스템 구축하고 있다. 점장 등 현장 직원들도 충분히 필요한 회의를 비대면으로 할 수 있었고 롯데GRS 역시 현장에서 그렇게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데 심혈을 기울였어야 했다. 변명의 여지가 없는, 분명 사전에 막을 수 있는 참사였다는 게 유통업계의 냉정한 평가다.

외식업계에 피해 준 롯데리아 관련 코로나19 확산

롯데리아는 폐쇄한 점포 내 공지 외에 별도 확진자 발생 관련 공지를 내놓지 않다가 첫 확진자가 나온 후 뒤늦게 홈페이지에 공지를 올린 점도 지적을 받고 있다. 단순 늦장 대응이었는지 의도적인 지연 공지였는지는 모르지만 기본적으로 업체 관련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을 시 즉각 온라인 공지를 하고 사과문을 올리는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실제 롯데GRS 관계자는 당시에 “모임 참가자 중 양성과 음성이 확인된 점장 등의 정보가 담긴 공지를 해당 매장 롯데리아 홈페이지에 오후 6시 게재할 것”이라면서 “코로나 문제로 심려를 끼쳐 죄송하게 생각하고 있고 현재 지속적인 검사 진행 중으로 추가 사안이 있으면 신속하게 전달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롯데리아 종각역점에서 첫 확진자가 발생한 지 만 하루가 지난 날 오후 6시가 돼서야 홈페이지에 ‘뒷북 공지’를 올린 것이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집단 감염 사례가 이어지면서 업계에서는 소비자들의 오프라인 매장 기피 현상이 심화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며 “영세한 일반 식당들도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온갖 방법을 동원하고 있는데 비교적 시스템이 갖춰진 프랜차이즈 매장들이 전체 외식업계를 선도하지는 못할망정 이렇게 한심한 행보를 보이고 있으니 대응할 여력이 더 이상 없다”고 한탄했다.

이처럼 코로나19 위기가 외식업계를 강타한 가운데 빅4 햄버거 중 롯데리아만이 유일하게 온라인 정보량(포스팅 수)이 늘었다는 결과가 나와 주목을 받고 있다. 글로벌빅데이터연구소(GBR)는 뉴스·커뮤니티·블로그·카페·유튜브·트위터·인스타그램·페이스북·카카오스토리·지식인·기업/조직·정부/공공 등 12개 채널 22만개 사이트를 대상으로 웹 크롤링 방식 빅데이터 분석을 진행한 결과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발표했다.

글로벌빅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빅4 중 롯데리아 정보량이 유일하게 크게 늘어난 것은 지난 11일 건대역점과 군자역점 등 서울 경기 8개 점포에서 11명 직원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언론의 조명을 받은 것이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조사기간 내 롯데리아 하루 평균 정보량은 1000건 미만이었지만 지난 12일부터 15일까지 나흘간 총 1만2122건의 정보량이 쏟아진 것.

이밖에 이번 분석 결과에서 최근 100일간 포스팅 수에 ‘맛있다’ 연관어 수를 나눠 산출한 ‘맛평가 호감도(호감률)’에서 맘스터치가 25.27%를 기록하며 빅4 햄버거 중 1위를 차지했고 롯데리아가 20.54%로 3위를 차지했다. 결국 이번 분석 결과에서 롯데리아 정보량이 늘었던 것이 긍정적인 요인을 기반으로 한 것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송철호 기자 song@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