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재확산으로 '2.5 단계 방역 조치'가 시행된 30일 서울의 한 도로에서 배달 라이더들이 분주하게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주간한국 장서윤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300명대 후반으로 다소 감소한 가운데 정부가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조치를 오는 9월6일까지 일주일간 연장하기로 했다.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광복절 도심 집회 등을 중심으로 감염 규모가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유행이 지방 곳곳으로도 번지고 있다. 27일 확진자가 나온 국회도 셧다운됐다. 이에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을 포함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확산세를 꺾기 위해 총력을 집중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국내 발생 현황에 따르면 28일 오전 0시 기준 누적 확진자는 1만9077명으로 일일 확진자 수는 371명을 기록했다. 최근 일주일새 신규 확진자 수는 23일 397명→24일 266명→5일 280명→26일 320명→27일 441명→28일 371명으로 400명대로 크게 늘었다 다시 감소했다. 최근 2주간 국내발생 확진자는 하루 평균 288.8명으로 이중 이중 수도권은 232명, 비수도권은 56.8명으로 수도권 대유행이 우려되고 있다. 신규 확진자 수는 수도권 집단감염이 본격화한 이달 14일부터 보름째 세 자릿수로 집계되고 있다.

전국적으로는 17개 광역지방자치단체에서 모두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다. 전국 모든 광역지자체에서 신규 확진자가 발생한 건 지난 22일 이후 두 번째다.

사랑제일교회 관련 확진자 1000명 육박

주요 감염 사례는 서울 사랑제일교회로 28일까지 이 교회와 관련해 모두 959명이 확진됐다. 이 교회 집단감염은 의료기관과 어린이집 등 23곳으로 이미 전파된 상태다. 교회에 방문하지 않은 이들 중에서도 299명이 감염됐고 90명은 구체적인 경로를 조사 중이다. 8·15 광복절집회와 관련된 확진자는 전국 13개 시도에 걸쳐 감염자가 나와 총 273명이 확진됐다. 집회 참가자가 예배에 참석한 광주 성림침례교회에서는 지금까지 총 31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 밖에도 서울 구로구 아파트(28명), 은평구 미용실(9명), 경기 안양·군포 지인 모임(17명), 광주 동광주탁구클럽(12명), 강원 원주 실내 체육시설 관련(64명) 등 곳곳에서 감염이 잇따르고 있다.

국회, 확진자 발생으로 올 들어 두 번째 셧다운

국회도 올해 들어 두번째 ‘셧다운’에 들어갔다.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를 취재한 사진기자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국회 본관, 의원회관, 소통관 등 주요 시설은 27일과 28일 폐쇄됐다. 이로써 국회는 지난 2월말 확진자 방문으로 일시 폐쇄를 한 이래 두 번째로 셧다운됐다. 국회 안전상황실에 따르면 확진자와 직간접적으로 접촉한 사람은 민주당 지도부를 포함해 출입기자 등 50여명 이상이다. 국회는 26일 건물을 폐쇄하고 방역작업에 들어갔으며 더불어민주당, 미래통합당, 정의당 등 주요 정당들도 모든 일정을 중단하고 당직자들도 재택근무에 들어갔다. 확진 사진기자가 출입한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한 이해찬 당대표, 김태년 원내대표, 조정식 정책위의장 등 당 주요 인사들은 모두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았다.

정부,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1주일 연장

정부는 일단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조치를 1주일 연장하기로 했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3단계 격상 요구가 많지만, 3단계 조치의 경제적 충격이 상당하다는 점을 고려해 일단 2단계 유지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수도권이 아닌 다른 지역 역시 당분간 2단계 체제가 유지되는 가운데 음식점이나 카페 등의 방역조치는 기존의 2단계보다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2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코로나19 대응 중대본 회의에서 “수도권 확진자의 수는 열흘 연속 200명을 초과하고 있고, 일각에서는 3단계로 격상하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며 “하지만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는 경제적, 사회적 파급효과를 감안하면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마지막 카드”라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는 2단계 거리두기를 한주 더 연장하되 보다 강력한 방역조치를 추가할 것”이라며 “음식점, 카페 등 우리가 일상에서 가장 많이 이용하는 업소의 영업방식과 운영 시간을 제한하는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정 총리는 국민들의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했다. 정 총리는 최근 주말에 2000곳 가까운 교회가 대면예배를 강행했다고 밝히며 “성도들과 이웃의 안전을 위해 교회 스스로 방역지침에 협조해 달라고 다시 한번 요청한다”고 강조했다.



장서윤 기자 ciel@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