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방역 실패 리스크 극복 위한 무리수 반복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광폭 행보가 연일 계속되고 있다. (사진 연합)
[주간한국 송철호 기자] 미국 코로나19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광폭 행보가 연일 계속되고 있다. 백악관에서 1000여명이 모인 가운데 대선(11월 3일) 후보 수락 연설을 강행한 이후 그 기세는 더 올라가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경합지와 허리케인 등의 재난 지역을 적극적으로 방문하면서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을 전방위로 압박하고 있다. 반면 바이든 전 부통령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조하고 있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에 비해 외부 활동이 상대적으로 적은 상황이다. 이 외에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전에 코로나19 백신 긴급승인을 밀어붙이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내외부적으로 비난을 받고 있다.

트럼프, 코로나19 방역 실패…백신 개발에 사활

트럼프 대통령은 지속적으로 대선 전 백신 개발 필요성을 강조해왔다. 이런 트럼프 정부의 행보에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장을 비롯해 FDA 등 각계 전문가들도 지속적으로 반발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누가 봐도 다음 달 대선 때문에 조급한 트럼프 정부의 행보에 안전성 및 효능검증 없이는 코로나19 백신 긴급승인이 불가하다며 우려를 표하고 있는 것.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가 독감보다 치명적이라는 사실을 알고도 미국 국민에게 위협을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 되고 있다. 이와 같은 사실은 워터게이트 스캔들 특종으로 퓰리처상을 수상했던 언론인 밥 우드워드가 자신의 저서를 통해 폭로했다. 특히 미국 언론들은 이번 주 나올 예정인 밥 우드워드의 책 ‘격노’에 담긴 일부 내용과 녹취를 함께 공개했다.

코로나19 확산 초기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국민들에게 봄이 돼 날씨가 따뜻해지면 바이러스가 사라질 것처럼 발표했던 상황이라 ‘국민 기만행위’라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민 공황 상태를 피하기 위한 조치였다고 즉각 해명했다.

그만큼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 코로나19는 ‘미국 방역 실패’라는 참담한 결과를 초래했지만 다른 한편으로 코로나19 백신·치료제를 조기에 개발하게 된다면 대선행보에 이것보다 좋은 무기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전 세계가 기대와 우려를 함께 표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뉴욕타임스 등 미국 주요 외신에 따르면 프랜시스 콜린스 미국 국립보건원(NIH) 원장은 지난주 상원 보건·교육·노동·연금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백신 개발이 다음 달 초 특정한 날짜를 전후로 한 특정한 주에 이뤄질지 여부를 예측하려고 하는 것은 무리”라며 “그 어떤 과학자도 지금 당장 여러분에게 말해줄 수 있거나 확신할 수 있는 범주를 훨씬 벗어나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트럼프, SNS에 김정은 소환…“갑자기 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0일 SNS에 “김정은은 건강하다. 절대 그를 과소평가하지 마라”는 내용이 담긴 글을 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외에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아 왜 갑자기 SNS에 이런 글을 올렸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최근 몇 달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건강과 관련한 각종 추측에 대한 반응인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으로부터 직접 취득한 정보가 있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지만 지난 5월 김 위원장이 20일 만에 공개석상에 나타났을 때도 마치 돌아올 것을 이미 알고 있었던 것처럼 SNS에 글을 올렸던 적이 있는 만큼 이번에도 특별한 정보가 있을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이런 트럼프 대통령의 돌발 행동에 명확한 이유가 밝혀진 것은 아니다. 다만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SNS 글에는 상당한 정치적 전략이 깔려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외교를 하는데 있어 자신의 의도를 상대에게 미리 전달하는 용도로 SNS를 활용하고 있다. 또 정치적으로 불리한 상황에 처해 있을 때 흥미로운 특정 메시지로 여론을 움직여 보겠다는 의도도 확인할 수 있다. 물론 트럼프 대통령은 SNS로 잦은 구설에 오르기도 하는 등 부작용도 적지 않다.

트럼프, 中과 무역전쟁 중 ‘노벨 평화상’ 후보 올라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압박은 점점 거세지고 구체화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경제와 중국 경제 간 분화(디커플링)를 시도하고 있지만 정작 미국 기업들은 호응을 보이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서 생산된 제품에 대해 고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선언했음에도 미국 기업들은 생산시설을 중국에서 이전하는 것을 전혀 검토하지 않는 모양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중국과 사업을 하지 않으면 수십억 달러를 잃지도 않는다”고 말하면서 중국 의존도를 종식시키고 미국 제조업을 일으켜 세워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압박을 지속적으로 강화하는 것은 결국 대선 흐름이 불리하게 나타나는 것이 원인이라고 봐야 한다. 실제 미국에서 중국을 미국의 적으로 내세우는 전략은 상당한 효과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첫 대선에서도 지지층을 결집하는데 이런 중국 압박 전략을 내세워 효과를 봤던 경험이 있다.

이런 와중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21년 노벨 평화상(내년 10월 수상자 발표) 후보에 올랐다. 이스라엘과 아랍에미리트 간 관계 정상화 협상에 다리를 놓은 것을 이유로 크리스티안 티브링예데 노르웨이 국회의원이 트럼프 대통령을 추천한 것. 이미 트럼프 대통령은 2019년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추천으로 노벨 평화상 후보에 오른 적이 있다.

그동안 공식석상에서도 노골적으로 노벨 평화상에 대한 욕심을 드러내왔던 트럼프 대통령도 SNS에 관련 기사를 포스팅하면서 “고맙다(Thank you!)”는 짧은 글을 올렸다. 이번 노벨 평화상 후보 지명은 대선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외교 업적을 강조하는 정치적 기회로도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송철호 기자 song@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