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R 지분(11.0%) 가치 1조2600억으로 2.5배 ‘껑충’/ 다양한 성장 동력 투자 통해 기업가치 극대화…‘투자 선순환 구조’ 실현

[주간한국 주현웅 기자] SK㈜가 투자 ‘대박’을 잇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17일 SK는 글로벌 물류회사 ESR(e-Shang Redwood Group)의 보유지분(11.0%)의 4.6%에 해당하는 주식 1억4000만주를 주당 22.50 홍콩달러에 블록딜(Block deal) 방식으로 매각했다.

이번 매각 대금은 한화로 약 4800억 원 규모다. SK에 따르면 이는 1차로 투자원금을 회수한 수준의 성과다. 이로써 SK는 향후 ESR 지분 6.4%를 보유하게 됐는데, 지난 16일 종가 기준 보유지분의 가치는 약 7400억 원 수준에 달한다.

2011년 설립된 ESR은 전 세계 물류센터 약 270곳을 운영하고 있는 글로벌 물류 인프라기업이다. 아마존, 알리바바, JD닷컴 등 글로벌 고객사만 200여곳에 달한다.

SK는 ESR이 상장되기 전인 2017년 8월과 2018년 9월 두 차례에 걸쳐 선제적으로 투자를 진행해 재미를 봐왔다. 지난해 11월 1일 홍콩증시에 상장하면서 ESR의 기업가치는 급등했다. 이커머스(E-commerce) 시장 성장이 가속함에 따라 ESR 주가는 공모가(16.8홍콩달러) 대비 약 47%(9월 16일 기준, 24.75홍콩달러)까지 상승, SK의 지분 가치는 투자 대비 약 2.5배가 늘었다.

업계에서는 ESR의 성장세를 고려했을 때 SK가 보유한 잔여지분의 가치가 더욱 높아질 수도 있다고 바라본다. SK는 올해 들어 SK바이오팜 상장, SK E&S 중간배당을 비롯해 이번 ESR 지분 매각 등을 통해 확보한 현금이 많다. 이를 미래 성장 동력사업에 재투자함으로써 투자 선순환 구조를 지속적으로 실현해 나간다는 게 회사측 방침이다.

실제로 SK는 글로벌 투자 전문성을 기반으로 바이오제약, 소재, 신재생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투자를 확대해 눈길을 끌고 있다. 특히 미래 먹거리 분야로 꼽히는 바이오제약, 반도체, 배터리부터 소재, AI, 빅데이터에 이르기까지 미래 먹거리 분야에 고루 투자한 모습이 주목을 받는다.

단연 가장 이목을 집중케하는 분야는 신약개발이다. SK바이오팜을 필두로 SK E&S 등 비상장 자회사의 가치도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원료의약품 위탁생산(CMO) 통합법인 SK팜테코는 SK의 100% 자회사로 SK바이오팜을 이을 차기 상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SK 관계자는 “투자형 지주회사로서 SK㈜는 국내의 다른 지주회사와 비교할 수 없는 탄탄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다”며 “글로벌 투자의 투자 회수 시기가 도래함에 따라 ESR과 같은 투자 성과 실현이 지속될 것이며, 시장의 기대에 걸맞는 투자 선순환 구조 실현 노력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주현웅 기자 chesco12@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