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서울에서 3.3㎡(평)당 1억원이 넘어 거래된 아파트 단지가 역대 최다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서울 강남구 개포주공1단지 인근 한 부동산 중개업소. 사진=연합뉴스
[주간한국 장서윤 기자]올해 정부의 지속된 부동산 정책 발표와 코로나19 재확산 영향으로 서울 아파트값은 보합국면에 들어선 모양새지만 일부지역 상승세와 전셋값 폭등은 지속되고 있다.

7·10 부동산 대책과 8·4 공급대책, 3기 신도시 사전청약물량 확대 등의 영향과 코로나 재확산에 따른 경기 위축 우려로 전체 아파트값은 관망세를 보이면서 거래가 뚝 끊긴 모습이다. 그러나 올해 서울에서 3.3㎡당 1억원이 넘는 가격에 거래된 아파트 단지가 역대 최다를 기록한 데 이어 세종시의 폭승세도 가파르다. 전셋값도 서울을 비롯해 3기 신도시가 예정된 수도권을 중심으로 매물 부족 속에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어 전세 실수요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17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9월 둘째주(14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4주째 0.01% 상승했다. 성북·도봉·동작·서초·송파구 등은 전주와 같은 양상(0.00%)을 보이며 안정세라는 평가다. 감정원 관계자는 “7·10 및 8·4공급대책(3기신도시 사전청약물량 확대 등)의 영향과 코로나 재확산에 따른 경기 위축 우려로 관망세를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9억 이하 및 신축단지 위주로 소폭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3.3㎡당 1억원 이상에 매매된 아파트 단지 최다

그러나 일부 지역 집값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중이다. 15일 경제만랩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1월1일~9월14일) 3.3㎡당 1억원 이상에 매매된 아파트 단지는 52곳(중복 아파트 제외)으로 지난해 45곳보다 7곳이 늘어 역대 최고 수치를 보였다. 2018년 19곳과 비교하면 약 3배 가까이 늘어났다. 3.3㎡당 실거래 가격이 가장 비싼 아파트 단지는 개포동 개포주공1단지(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로 3.3㎡당 1억 8086만원으로 전용면적 56.57㎡가 30억9500만원에 팔렸다.

세종시의 집값 상승도 무섭다. 행정도시 세종은 인프라가 구축되면서 인구증가율이 높고 행정수도 이전 이슈가 있어 폭등에 가까운 집값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세종시 아파트 매매가격 누적상승률은 35.5%로 전국 시도중 1위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 64주 연속 오름세

일부지역을 제외하고 매매가는 떨어지지는 않지만 비교적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는 전망과 달리 전셋값 상승은 우려감을 자아내고 있다. 전세 매물이 품귀 현상을 빚으면서 전셋값이 연일 가파르게 상승하는 등 전세대란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 17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0.09% 상승하며 64주 연속 오름세, 수도권 전셋값은 0.16% 오르며 58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서울은 전월세상한제 및 계약갱신청구권 시행(7.31)과 거주요건 강화, 가을이사철 등의 영향 있는 가운데, 정비사업 이주수요 있거나 교통 등 정주여건 양호한 지역 위주로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이처럼 서울에서 시작된 전세난은 수도권으로 번져가고 있는 모양새다. 3기 신도시 청약 대기 임차 수요, 새 임대차 보호법 시행, 저금리 기조, 공급 불확실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전셋값 상승은 계속되고 있다.

3기 신도시 예정지역 ‘치열’…하남시 대기수요 몰려

특히 3기신도시 예정지역은 치열하다.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6일 개설한 3기 신도시 홈페이지에 16일 기준으로 106만1253명이 방문했다고 밝혔다. 20~30대 방문자는 50만명에 달해 집값 상승에 영향받은 2030들이 3기 신도시 분양에 집중하고 있음을 알려주고 있다. 이에 따라 사전청약 요건에 유리한 조건을 갖추기 위해 2년 거주를 위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3기 신도시가 다수 예정된 경기도의 경우 해당 시·군 1년(투기과열지구는 2년) 이상 거주자에게 30%를 우선 배분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경기도 하남시의 전셋값이 눈에 띄게 상승중이다. 청약 예정 지역 중에서도 가장 인기가 높은 지역으로 대기 수요가 몰리고 있는 것. 14일 ㈜직방이 한국감정원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하남시는 아파트 전셋값은 13.3% 상승해 경기도에서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경기도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4.9%)의 두 배가 넘는다.

이에 따라 하남시의 3.3㎡당 아파트 전세거래가격은 1433만원 선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하남시 학암동 ‘위례 롯데캐슬’ 전용 84㎡ 전셋값은 7월에는 5억~6억원대 선이었으나 8월에는 7억원까지 올랐다. 하남시 풍산동 ‘미사강변 더샵 센트럴포레’ 전용 73.025㎡ 전셋값도 연초 4억7000만원에서 지난달 6억원을 기록했다. 하남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3기 신도시에 대한 기대감이 큰 가운데 하남시 전세물량은 최근 문의가 급등하며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라며 “사전청약 수요가 밀려들면서 지속적인 오름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라고 전했다.



장서윤 기자 ciel@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