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국무총리가 2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주간한국 장서윤 기자]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가 일주일만에 다시 세 자릿수대로 올라서면서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 12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수준을 2단계에서 1단계로 하향한 후 다시 확진자가 늘어나자 집단감염을 저지할 방안을 놓고 방역당국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23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전날보다 155명 늘어나 누적 2만5천698명이다. 신규 확진자 수가 일주일만에 100명대를 넘어선 21일(121명)보다도 신규 확진자 수가 34명 더 많아졌다. 신규 확진자 수는 10월 들어 한때 40명대로 떨어졌지만 최근 요양병원 및 시설, 재활병원 등을 고리로 한 확진자가 잇따르면서 다시 이틀째 세 자릿수대를 기록하고 있다.

신규 확진자 155명의 감염 경로는 지역발생이 138명, 해외유입이 17명이다. 특히 지역발생 확진자는 전날(104명)에 이어 또다시 100명대로 올라서면서 지난 9월 17일(145명) 이후 가장 많은 수치를 보였다. 해외유입 환자는검역 단계에서 8명, 지역사회 격리 중 9명이 발견됐다. 내국인이 6명, 외국인이 11명인 가운데, 미국에서 가장 많은 6명의 환자가 유입됐다.

격리 해제된 인원은 70명으로 누적 격리해제자는 2만3717명이다. 현재 의료기관 등에 격리돼 있는 코로나 환자는 1526명이다. 코로나 확산이 안정세에 접어들면서 한때 격리자가 1400명 아래로 떨어지기도 했지만, 이틀 연속 세 자릿수 확진을 기록하며 다시 늘고있는 추세다.

요양병원·재활병원 확산세…일상 곳곳 산발적 감염도

주요 감염 사례를 보면 요양병원과 재활병원 등에서 발생한 확산세가 이어지고 있다. 경기 광주시 소재한 ‘SRC 재활병원’ 관련 확진자가 21일 총 106명, 부산 해뜨락요양병원 84명, 경기 군포 의료기관o안양 요양시설에서 누적 26명 등이다.

이처럼 일일 신규 확진자 수 증가의 주된 요인이 노인 환자들이 주로 입원해 있는 요양병원의 코로나19 집단감염 지속세다. 이에 따라 방역당국은 거리두기 단계 상향보다는 고령층과 요양시설·요양병원 등을 설을 집중 관리하는 방역대책을 내놓을 가능성이 더 커 보인다. 실제로 방역당국은 서울 등 수도권의 요양시설·요양병원 등에 대해 코로나19 일제 검사에 착수한 상태다.

그러나 이 밖에도 수영장, 회사, 지인모임 등 일상 곳곳의 산발적 감염도 벌어지고 있어 방역 대응을 어렵게 하고 있다.

방역당국 “집단 감염 사례에 따라 신규 확진자 수 달라져”

앞서 중대본은 추석 연휴를 전후한 특별방역기간(9월 28일∼10월 11일)이 이후 지난 12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수준을 2단계에서 1단계로 하향조정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였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었다. 이에 공연, 영화, 체육 등의 분야를 중심으로 문화 소비 진작책을 펴겠다고 하기도 했다. 그러다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가 다시 세 자릿수로 올라서면서 방역당국은 새로운 대책을 내놓는 데 집중하고 있다.

방역당국은 집단감염 사례에 따라 신규 확진자 수가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일일 통계의 증감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면서도 추가 확산 방지를 위해서는 국민 개개인의 협조가 필수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에서는 일상생활이 대부분 보장되고 고위험시설 영업도 허용되기에 방역 수칙이 훨씬 더 중요해진다”며 손 씻기, 마스크 쓰기 등을 강조했다. 방역당국은 거리두기 1단계 완화 이후의 상황을 평가하고 현재 논의 중인 거리두기 단계의 근본적 재편방안 및 방역대응 전략 등에 대한 의견을 모을 것으로 보인다.

학교, 19일부터 시작된 등교수업 중단·연기하기도

코로나19가 확산세로 돌아서면서 등교수업을 중단하거나 연기한 학교도 늘고 있다. 교육부의 등교수업 조정 현황에 따르면 22일 기준 전국적으로 등교수업을 중단한 학교는 5개 시·도 18개교다. 앞서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가 시행되면서 시교육청은 지난 19일 초등학교 1학년의 매일등교를 원칙으로 하고 등교 수업 일수를 확대한 바 있다. 그러나 학교에서 확진자가 나오면서 등교수업에도 비상이 걸렸다. 22일 초등학교 1학년 매일등교가 시행된 지난 19일 이후 서울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처음 발생했다. 가족 간 접촉으로 검사를 받은 초등학생이다.

서울시교육청의 22일 0시 학생 확진자 발생 현황에 따르면, 동작·관악구 지역 한 초교에 재학중인 학생 1명이 지난 21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해당 학생은 아버지가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검사를 받았고 이 학생은 원격수업을 받던 기간 중이어서 교내 접촉자는 나오지 않았다. 시교육청에 따르면 서울 학생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것은 지난 16일 양성으로 판명된 한 평생학습시설 학생 이후 5일만이다.



장서윤 기자 ciel@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