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상법에 ‘세 글자’ 만 넣으면 세상이 바뀐다

    천준범 법무법인 세움 파트너 변호사 칼럼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픽사베이법무법인 세움의 파트너변호사다.제45회 사법시험에합격(연수원 35기) 했다.주요업무는 M&A, 공정거래, 기업지배구조, 경영권 분쟁, 주주간 분쟁이고 위메프에서 근무한 경험으로IT기업의 일상적법률자문도 많이 하고 있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한국경쟁법학회 정회원이며, 한국프롭테크포럼법률지원단으로 활동중이다.저서로는<법은 어떻게 부자의 무기가 되는가> ,<초기업의시대> ,<미국반독점법 이야기> 등이 있다.

    우리나라 상법에는 아래와 같은 이사의 의무에관한 조항이있다.

    사실 부당지원행위나 내부거래에관한 공정거래법의 규율, 지주회사에관한 복잡한 규제와 같은 여러 기업거버넌스 관련 법이수십년 동안 숨바꼭질을 계속하고 있는 이유는 어쩌면이 상법조항, 충실의무법에 적혀 있는 ‘회사를 위하여’이 여섯 글자 때문이다.

    우리나라 회사의 대주주들이 사익을 추구하는 방법은 대부분 ‘회사를위하여’ 무언가를 하는 중간에 ‘회장이이익을’ 얻을 수있도록 설계됐다.

    밀어주기, 몰아주기와 통행세 거래는 회사 거래의효율성, 보안성이나 긴급성과 같은 회사의이익을 추구한다는 명목으로 진행됐다.

    합병과 분할, 자기주식을 이용한 지주회사 전환 역시 경영 효율화나 투명한 지배구조와같이적어도 겉으로는 ‘회사를 위하여’ 필요한 거래였다.

    그래서 이러한 거래를 하는 회장과같은 대주주들은 자신이 충실의무(duty of loyalty) 를 위반하지않았다고 주장할 수 있었던 것이다.

    사실 이러한 모든 방법이 회장의 이익과지분율을 높이기 위한 거래임은 누구나 알고 있었고, 회장의이익이 극대화되는 시점에서 상장회사의 거래가이루어졌다는 것도 분명한 사실이었다.

    이렇게 회장이 뭔가 이익이 되었지만, 그냥 ‘회사를 위해서’ 어떤 일을 하는 중에 우연히 일어난 일이라고 하면우리나라의 상법상 이사의 의무, 특히충실의무에관한 법은 문제없이통과할 수 있었다.

    그러자 법은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상법상 규율이불가능하다고 생각되자 부당거래법, 세법, 기회유용금지와 같은 다른 다양한 규제를 발전시켜 왔다.

    하지만 이사의 충실의무 조항에 있는 ‘회사를 위하여’ 라는 말에는 당연히 ‘회사와 같은 배를탄 모든 주주들을 위하여’ 라는 말, 그러니까 ‘주주들중 어느 하나를 특별 대우해서는 안된다’는 말이 포함되어 있는 것이다.

    이것은 상식이다.

    회사를 위한다는 말에는 당연히 전체 주주들의 공평한 이익을 위해 일한다는 말이 포함되어있다.

    특히 합병과 같은 거래는 회사의이익과는 아예 관계 없으면서 주주들의이익과 손해만 문제되는 경우다.

    법적으로 합병은 회사가 소멸하고 주주가 헌주식을 반납하고 새주식을 받는 것이다.

    이런 거래를 하는데 ‘회사를 위해서’ 일하라는 말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상식이 인정되지 않는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그렇다면, 위 상법 제382조의3에 ‘총주주’ 3글자를 새로 넣어보자.그냥 ‘주주’ 라고 할수 없는이유는, 회사의이사가 수많은 주주 중 어느한 명만을 위해서일할 수는 없기때문이다.

    기본적으로 이사가 회사를 위해서 일해야 하고 주주들이 개인적으로 요구하는 것을 모두 들어줄 수 없는것은 맞다.

    어느 주주 한 명의이익을 위해 일하는 것은 오히려 주주 전체에 대한 충실의무 위반이다.

    회장의이익을 위해 회사의 정책을 결정하는것은 공과 사를 구별하지못한 것이다.

    대신 이사는 회사를 위해 일하는것처럼 주주 전체의이익을 위해 일해야 한다.

    그래서 ‘총주주’ 라는 단어를썼다.

    쉽게 ‘주주 전체’ 라고 해도 된다.

    다만 ‘총주주’ 라는 말이 상법에서이미전체 주주라는 의미로 쓰이고 있는 단어여서그렇게써 보았을 뿐이다.

    이렇게 딱 세 글자를 법에 넣으면 지금까지 나왔던 모든 복잡한 기업 거버넌스에관한 법이 필요 없을 수 있다.

    복잡한 법리와 요건을 고민할 필요 없이 쉽게 말하면 대주주, 즉 회장과 이사가 정확한 ‘공사구별’ 만 해주면 되는 것이다.

    그러면 밀어주기와 몰아주기에서그 거래 대가가 시장에서 거래하는 가격보다 상당히 높았는지 낮았는지 아니면 규모가 상당히 많은 것이었는지, 그래서 회사에게 이익이 된 건지 손해인지 머리빠지도록 고민할 필요가 없다.

    과연 그런 거래가 회사의어느 주주, 특히회장에게만 특별히이익이 되는 것이 아닌지만 보면 된다.

    공사구별이자 이해상충을 피하는 것이다.

    아무리 시장 가격으로 거래했다고 해도회장님 회사와 거래한 것이라면 기본적으로 회장에게 이익이있다고 할 수밖에없다.

    구체적인 조건이너무 좋거나 나쁜 문제는 세금에서 해결하면 된다.

    끼워넣기 통행세 거래 역시 실제로끼어 들어간 회사가 역할이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를 따질 필요 없이특정주주의 회사가 그냥 그렇게 끼어 들어가는 것 자체가 이익이되기때문에 충실의무를 위반한 것이다.

    합병이나 주식교환과 같이 주주들의 이익이 직접적으로 오가는 경우에는 주주 전체, 즉 총주주의이익에피해가 없는지 정말 철저히 신경을 써야한다.

    만약 회장이 대주주인 회사와합병한다고 우리 회사의가치를 조금이라도 느슨하게 평가한다면 이사가그 차액만큼 손해배상할 생각을 해야할 것이다.

    상장회사라면 주주들 보호를 위해조금이라도 더 주가가 높을 때 합병하려고 치열하게 고민하지않으면 충실의무 위반이 될 것이다.

    지주회사를 만들려고 회사 돈으로 산자기주식을 회사를 위해 쓰지 않고 회장의 지분율 증대를 위해이용하는 것은 곧바로 충실의무 위반이되어 자기주식을 산 돈을 배상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세 글자를 넣어 두면무엇보다도 앞으로 어떤 새로운 사익추구 방법이 나오더라도 국회에서 새로운 규제를 만들거나 대법원 판결을기다리느라 몇 년의세월을 허투루 보낼 필요가 없어질 것이다.

    숨바꼭질을끝낼 수 있게된다.

    모든 사익추구 방법은 결국 회사의돈을 이용한 거래를 하면서다른 주주들에게는 손해가 되지만 회장에게이익이 되는 방법을 고안하는 것이기때문이다.

    이와 같이 전체 주주에 대한 충실의무를 규정해 두면 어떤 방법이 되더라도 다른 주주들에비해회장을 다르게 취급하는 거래는 회사가 하지못하게 될 것이다.

    이렇게 이사의 충실의무법에 ‘총주주’ 세글자만 넣으면많은 것이바뀔수 있다.

    상법 382조의3에 세 글자만넣으면 세상이 바뀐다.

    이런 ‘세상을바꾸는 세글자’는 ‘총주주’ 다.

    ● 천준범 변호사 상법 제382조의3(이사의 충실의무) 이 사는 법령과 정관의 규정에따라 회사를 위하여 그 직무를충실하게 수행하여야 한다.

    상법 제382조의3(이사의 충실의무) 이 사는 법령과 정관의 규정에따라 회사 ‘총주주’를 위하여 그직무를 충실하게 수행하여야 한다.
  2. 입력시간 : 2021-05-10 09:0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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