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전성기☞ 아 직 아니에요”

    토종 득점왕 노리는

    드래프트도 못 뽑힌 ‘번외지명’ 선수대신고를 거쳐 한양대를 졸업한 주민규는 2013신인 드래프트를 앞두고 자신감에차 있었다.

    스스로 ‘대학 넘버1미드필더’ 라고자부하고 있었기 때문. 심지어 드래프트장에 입고 갈 양복도 살까 고민했다고 한다.

    ‘드래프트도 안 뽑히면 축구 그만둬야 하는거 아냐☞ ’ 라고 친구들에게 우스갯소리로 말할 정도로 자신 있었다.

    심지어언질도 준 구단도있었다.

    하지만 드래프트장에서 주민규의이름은 전혀 호명조차 되지 않았다.

    “그날 전 일이있어 드래프트장은 못갔는데 부모님은 가셨어요. 지금도 정말 그때를 생각하면 가슴 아프고 부모님께 죄송해요” 라며 씁쓸하게 웃는주민규. 주민규는 학창시절 ‘일부러’ 수비형미드필더를 했다.

    코치들이 모두 ‘K리그에서 공격수는 어차피외국인 선수가 다한다.

    프로 가려면 미드필더를 해야 한다’ 고하는 말만 철석같이믿었다.

    하지만 드래프트도 뽑히지 못했고번외지명으로 지금은 사라진K리그2의고양Hi에 입단한다.

    선수들이 뽑는 ‘훈련왕’ …포지션 변경 후 인생이 달라지다깨달음을 얻은 주민규는 노력했다.

    “정말 엄청(훈련) 했다” 고 말하는 주민규의 목소리엔 노력에 대한 자신이있었다.

    서울 이랜드에서 함께 선수 생활을 한 2010남아공 월드컵 대표를지낸 김재성 현 인천UTD 코치는 “동계훈련 때 아침에 나와 훈련하는 사람은 저랑 민규밖에 없었어요. 그때민규는 전혀 유명하지않았는데 매일같이나와 혼자 훈련하는 걸 보고 ‘쟤는 성공하겠다’ 싶었죠. 실제로 이랜드출신 중에가장 잘 하잖아요” 라고말했다.

    그렇게고양에서 2년을 보낸 주민규는 선택의갈림길에 놓인다.

    당시시민구단이지만 K리그1으로 승격한 대전과 막 창단한K리그2의서울이랜드가 동시에 입단 제의가 해온 것. 대전은 수비형 미드필더로, 이랜드는 공격수로 영입하고 싶다고 했다.

    제의를 거절하기 위해 이랜드 마틴레니 감독을 만난 주민규는 그때 레니감독이 “거절해도 된다.

    하지만 축구선배로 말해주고 싶었다.

    너는 공격수로 재능이 있다.

    꼭 공격수로 바꿔야한다.

    미드필더로 뛰면 그냥 그런 선수지만 공격수로 잠재력이 터지면 어떤선수가 될지모른다” 고 말했다.

    레니 감독의 이 말은 주민규의 운명을 바꿔놓는다.

    그 말에 이끌려 이랜드를 택한 주민규는 바로 공격수로 포지션 변경을하고 2015년이랜드에서 23골로 대폭발한다.

    2016년에도 14골을 넣은 후2017년 상무로 입대해 K리그1에서도 17골로 득점4위까지오를 정도로주민규의 공격수 포지션 변경은 대성공이었다.

    학창시절 내내 미드필더만 맡다 프로에서, 그것도 프로 3년차에 공격수로 변신해서도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역시 주민규의 치열한 개인 훈련이있었기에가능했다.

    “골키퍼들에게 많이 물어봐요. 제가찬 슈팅이 막히면 왜이게 안 들어간건지, 이각도에서는 어떻게 때리면 골이 들어가는지 물어보죠. 골키퍼들에게부탁해서 제슈팅을 막아봐 달라고도 하죠..” 지금 뛰는 제주에서는 지난 시즌을끝으로 은퇴한 정조국 코치에게 많이배운다면서환하게 웃는다.

    “원포인트 레슨을 많이 해주세요. 워낙 뛰어난 공격수였지만 지난 시즌까지는 동료지만 경쟁자이기도 해서 많이 못 물어봤거든요. 지금은 정말 하나하나 다 물어보고 코치님은 절 항상 생각하게 만들어 주세요. 경기 상황에서도 못 넣은 게 있으면 같은 실수를 하지않게 도와주시죠.” 5년 만에 토종 득점왕-선수랭킹1위 도전13라운드까지 5골로 득점 2위를달리고 있는 주민규에겐 최근 목표가생겼다.

    바로 5년 만의K리그 토종 득점왕. “정조국 코치님께서 ‘내가 2016년득점왕을 한 이후로 5년이나 토종 득점왕이 없다.

    지금의 너라면 가능하다’ 라고 말씀하시더라고요. 그 말을듣고 진지하게 4년간 외국인 선수들이 가져갔던 득점왕에 도전해보고 싶다는 열망이 들어요.” 주민규는 최근 프로축구연맹이 선수랭킹(다이내믹 포인트) 을 새롭게 신설하면서 초대선수랭킹1위에 오르기도 했다.

    그는 “유럽에서 하는 선수랭킹방식을 가져와 한다는 것에좋은 취지인것 같고 선수들도 신경을 쓴다.

    이제 시즌의 3분의1밖에 지나지않았다.

    시즌 후 전체 랭킹에서 1위에 오르겠다” 고 다짐했다.

    “승격하자마자 제주가 3위까지 오르며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고 거기에제가 일조하고 있다는 점에 행복합니다.

    주위 분들이 ‘정말 전성기가 온 거냐’ 라고 말하시는데 아직은 아니에요.하지만훗날 뒤돌아봤을 때 ‘2021년이전성기 시즌’이라는 말을 듣게노력하려고요.23골, 17골을 넣은 시즌도있는데 제 한계를 뛰어넘어 득점왕과선수랭킹1위에 도전해보겠습니다.

    ” 2016년 정조국(31경기 20골) 이후 K리그1(1부리그) 득점왕에 국내 선수 이름이 오른 적은없었다.

    2017조나탄, 2018말컹, 2019타가트, 2020주니오까지 모두 외국인 선수일색이었다.

    올해K리그1역시 다르지 않다.

    전북 현대의 일류첸코가 8골로 득점1위를달리고 있다(13라운드까지).하지만 일류첸코를 쫓는 2위는 다르다.

    지난해 영플레이어상(신인왕) 을 받은 송민규와 제주 유나이티드의 주민규가5골로 추격 중이다.

    송민규야 올림픽 대표팀멤버에 신인왕까지 받은 K리그최고 신예로 유명하지만 주민규는 낯설다.

    하지만 그의 바닥부터 시작한축구인생과 만 31세의나이에도 매년 성장을 꿈꾸며 개인훈련을 멈추지 않는그의 스토리를 알고 나면 생각이달라진다.

    서귀포= 이재호 스포츠한국 기자jay12@sportshankook.co.kr사진= 스포츠코리아 제공 주민규
  2. 입력시간 : 2021-05-10 09: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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