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성의 도시 부동산 이야기] 코로나19로 주목받는 미국의 교외 도시
기사입력 2021-01-08 11:12:09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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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한국 전문가칼럼=최민성 교수]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평범했던 일상을 완전히 다른 것으로 바꿔놓았다. 재택근무와 온라인 수업 등이 정착되면서 도시의 모습도 달라졌다.

도시부동산 연구단체인 ULI가 최근에 발표한 ‘2021 도시부동산 이머징 트렌드’ 자료를 중심으로 미국의 중심 도시들과 그 교외 지역의 변화를 연령세대별 특성과 코로나 영향을 접목하여 변화의 트렌드를 전망해 봤다.

지난 수십 년간 미국은 여러 중심 도시의 발달로 중심 도시 인근 지역과 가까운 교외 지역이 거주를 위한 매력적인 장소로 주목받았다. 적절한 가격의 주택을 소유할 수 있고, 편리한 대중교통, 자연환경, 낮은 범죄율 등의 장점이 선호됐기 때문이다. 이런 흐름은 처음에 베이비부머(1945~1965년 출생)가 주도하다가, 그 뒤를 X세대(1966~1980년 출생)와 밀레니얼 세대(1981~1995년 출생. 일명 Y세대)가 이어받았다.

중심 도시들의 르네상스는 개발 규모와 패턴에서 새로운 역사를 써가면서 전국에 걸쳐 다양하게 전개되었다. 특히 지난 10년간은 많은 기업이 교외 오피스 지역을 떠나 중심 도시로 이전했다. 이를 수용하기 위해 도시는 도시계획을 수정하면서 산업 지역을 복합용도 지역으로 변경했다. 공원과 산책길 등 녹지 공간도 확대하고, 자전거와 전동 스쿠터 같은 친환경 공유 교통수단을 운영하며, 도시 생활의 질을 업그레이드 해왔다.

그러나 2011년 이후, 이들 중심 도시는 인구성장률이 낮아지고, 이에 따른 세수 부족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이런 현상은 향후 5~10년 정도는 계속될 전망이다. 반면, 교외 지역의 성장률은 꾸준하다. 이유는 밀레니얼 세대가 결혼하고 출산을 하면서 도시에서 교외 지역으로 이동했기 때문이다. 이런 곳은 평형이 크고 가격이 적절한 주택이 많으면서 자연환경이 좋은 저밀도 지역이다.

코로나19는 재택근무와 교외 지역 및 더 작은 도시로의 이동 현상을 재촉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로 재택근무 실험이 성공하면서 그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재택근무는 일자리가 있는 도시에서 멀리 떨어져 거주하는 직장인들에게도 새로운 기회가 되고 있다.

중심 도시에서 교외 지역으로 이동하는 인구의 상당수가 밀레니얼 세대다. 이들이 교외 지역에 거주하는 기존 베이비부머, X세대와 합류하면서, 기존 세대의 탄력적 근무도 늘고 있다. 그러면서 은퇴세대(60세 이상)도 당초 계획했던 거주 목적지로 예상보다 빨리 이동하고 있다.

Z세대(1996~2010년 출생) 직장인들은 교외에서 재택근무를 할 수 있음에도 도시를 선호하는 이전 세대를 답습할 것으로 보인다. 도시는 교외와는 달리 활기와 자극, 폭넓은 교통 옵션으로 자가용 없는 생활, 흥미거리 등의 기회가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의 Z세대는 6700만명으로, 이전 세대인 밀레니얼 세대 7200만명보다 인구가 적다. 그래서 중심 도시에서의 부동산 수요는 완만할 수밖에 없다. 거기에 Z세대 내에서도 원하는 거주 장소가 다르고, 홈오피스 니즈도 다양하다.

인구가 유출되는 중심 도시 입장에서는 인구 유출로 자신의 세금 기반이 잠식되는 걸 가만히 보고만 있을 수 없다. 때문에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해 노력하면서 공공장소 활용을 확대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 코로나로 인해 레스토랑 안에서 식사는 금지하지만, 대신 테이크아웃으로 식당 외부공간이나 인도, 공원 등을 활용하는 대책을 펼치고 있다. 교통이 붐비지 않는 도시는 자전거와 보행자를 위한 새로운 도로를 확장하거나 신설하고 있다.

아예 승용차 이용을 막고, 대중교통, 걷기, 자전거를 권장하면서 공공 도로를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곳도 있다. 뉴욕시는 최근에 식당 영업을 위해 도로, 인도, 공공공간 등을 사용할 수 있게 하는 프로그램까지 만들었다. 많은 다른 도시들이 이를 답습하고 있다.

도시는 새롭고 더 나은 오픈 공간에 창의성을 더 많이 추가하고 있다. 이제는 인프라가 단일 목적으로 사용되던 시대는 지나가고 있다. 교량 등 인프라를 재창조(리모델링)하거나, 다시 짓는데 지출 금액 중에서 일부가 오픈 공간을 개선하거나 신설하는 데 투자되고 있다. 교량 등을 회복하면서 오픈 공간(전망대 등)을 추가하면 최소한의 투자로 지역의 명소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1950년대와 1960년대 지은 인프라는 지금 이미지 쇄신을 하면서, 오픈 공간과 전경을 갖춘 인프라로 재탄생하고 있다. 예를 들어 도시를 관통하는 로스엔젤레스 리버(Los Angeles River) 프로젝트는 강물이 흘러가는 단일 목적 용도에서, 지금은 복합 목적(자연, 사람, 건강과 복지, 폭우 시 안전 등)으로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중심 도시의 민간 건물들도 공공의 도로, 인도, 오픈 공간 등을 사용하던 과거 패턴을 개선하고 있다. 예를 들어, 하역공간이나 자전거 보관대를 건물 단지로 끌어들여 공공 도로의 부담을 줄이고 있다. 그동안 자기 건물 앞의 도로나 인도에서 과부담이 늘면서 스스로 불편했기 때문이다.

중심 도시들은 교외 지역이 인기를 끈다고 해서 어려워지지는 않는다. 미국의 국제적 관문 도시들인 보스턴, 로스앤젤레스, 뉴욕, 샌프란시스코, 워싱턴 DC 등은 여전히 금융, 문화, 신기술 등에서 미국과 전 세계의 중심지다. 한편, 대도시 교외 지역이나, 중소규모의 도시도 생기발랄, 다양성, 적절한 가격의 주택 등의 목적지로 더욱 강조되고 있는 것이다.

중심 도시이던, 교외 지역이던, 창조적으로 공공공간을 개선하고, 거주 여건을 업그레이드해 나가고 있다. 중심 도시들은 인구 유출을 막기 위해 과거보다 교외 지역의 어메니티 장점인 공원, 산책길, 적절한 가격의 주택 공급을 늘리고 있다. 그 방법으로 건물 바닥면적을 줄이고 고밀도 개발을 확대하고 있다. 학교 품질 개선과 혁신기술의 채택도 많이 하고 있다. 반면, 교외 지역도 도시의 라이프스타일인 문화, 정보, 금융, 행정 등을 채택하고 있다. 이러한 것들이 도시의 '뉴노멀'이 되고 있다.
  • 최민성 델코리얼티그룹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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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민성 델코리얼티그룹 회장 프로필 ▲한양대 도시대학원 겸임교수 ▲도시계획가협회 부회장 ▲도시재생학회 부회장 ▲건설주택포럼 명예회장 ▲ULI 코리아 명예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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