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히기냐 대역전극이냐…" 최대승부처 호남의 선택은?
박준영 기자 bakjunyoung@hankooki.com 기사입력 2021-09-22 08:00:16
5파전으로 치러질 '20만 호남대전'…이재명·이낙연 '사활'
'될 사람에 몰아준다'는 호남, 이번에도 한쪽으로 쏠릴까
  •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이재명(왼쪽) 후보와 이낙연 후보.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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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한국 박준영 기자]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들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선거인단(대의원·권리당원)의 30%가 몰린 호남경선이 코앞으로 다가온 까닭이다. 특히 1, 2위 주자 간 신경전이 한층 치열해졌다.

선두를 달리는 이재명 후보는 결선 투표 없이 본선에 직행해야 하는 필요성을 강조, 대선 승리를 위한 ‘전략적 선택’을 호소하고 있다. 이에 맞서 의원직 사퇴로 승부수를 던진 이낙연 후보는 이재명 후보의 도덕성 문제를 부각, ‘돼야 할 사람’이라는 점을 부각하고 있다.

정세균 후보의 사퇴로 경선이 5파전으로 재편된 가운데 승부의 분수령이 될 호남의 민심이 어디로 향할지 정치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 '중도하차' 정세균 표 무효…이재명 53.71%·이낙연 32.46%로 조정

22일 민주당에 따르면 지역순회 경선에 이어 1차 선거인단 투표까지 5연승을 거둔 이재명 후보의 누적 득표율은 53.71%로 집계됐다. 의원직 사퇴로 배수진을 치며 추격에 나선 이낙연 후보는 32.46%로 나타났다.

애초 이재명 후보와 이낙연 후보의 누적 득표율은 각각 51.41%, 31.08%였으나 경선 과정에서 중도에 하차한 정세균 후보의 표가 무효처리되면서 소폭 상승했다. 이 밖에 추미애 후보 11.86%, 박용진 후보 1.31%, 김두관 후보 0.66%로 나타났다.

특별당규 59조1항을 보면 경선 과정에서 후보자가 사퇴하면 해당 후보자에 대한 투표가 무효 처리된다. 각 주자의 득표율은 본인이 받은 표를 분자로, 전체 경선 유효투표를 분모로 해서 산출되는데, 분모인 유효투표수가 줄어들면 득표율 수치는 자동으로 커진다.

이재명 후보와 이낙연 후보의 누적 득표율 차이는 21.25%포인트. 이재명 후보가 과반 획득으로 결선 투표 없이 본선으로 직행할지, 이낙연 후보가 압도적인 지지로 역전의 발판을 마련할지는 오는 25~26일 치러질 호남경선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전체 선거인단의 30%에 이르는 20만4017명(광주전남 12만7826명·전북 7만6191명)의 표심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이는 경기(16만4696명)와 서울(14만4483명)을 앞서는 수준으로 첫 경선이 치러졌던 충청(7만6623명)에서보다 2.5배가량 많다.

여기에 호남은 민주당의 ‘심장’으로 여겨지는 만큼 이어지는 ‘2차 슈퍼위크(약 49만명)’와 수도권 경선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에 이재명 후보는 에너지 전환과 디지털 전환 등 ‘대전환’에 방점을 찍은 공약을 내걸었다. 햇빛연금 같은 새로운 제도 도입 등도 약속했다. 이낙연 후보는 광역경제권인 광주전남 메가시티 전략 가운데 하나로 광역교통망을 확실하게 구축하겠다고 공약했다.

이재명 후보는 호남 승부에 대한 어려움을 내비치며 내부 결속에 집중, 정권 재창출을 위한 전략적 선택을 해달라 호소하고 있다. 반면 이낙연 후보는 직접적인 네거티브를 자제하는 대신 이재명 후보의 도덕성 문제를 부각, 자신과 같이 검증되고 안전한 후보를 뽑아야 한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 더불어민주당 이낙연(왼쪽), 이재명 대선 경선 후보가 14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에서 100분 토론을 준비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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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될 사람에 몰아준다`는 호남, 이번에도 한쪽으로 쏠릴까

이낙연 후보가 이재명 후보를 부단히 추격하고 있지만, 호남경선에서도 반전을 모색하긴 어렵다는 전망이 짙다. 호남은 그동안 ‘될 사람에게 표를 몰아준다’는 전략적 판단을 내려왔기 때문이다. 2002년 대선 민주당 경선에서는 ‘호남의 장자’로 불리던 한화갑 후보 대신 경남 김해 출신의 노무현 후보를 지지했고, 대선에서도 그를 밀었다.

이후 보수정당에 정권을 뺏긴 지 9년 만에 열린 2017년 대선 경선에서는 경남 거제 출신의 문재인 후보를 지지했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호남의 경우 김대중 대통령 당선으로 ‘천년의 한’을 풀었기 때문에 지역 출신 대통령을 만들겠다는 의지보다 정권 재창출에 방점을 두는 편”이라면서 “이낙연 후보가 표심을 움직이려면 호남 출신이라는 것 외에 전략적인 액션을 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전형적으로 ‘될 사람’에게 몰아주는 호남의 투표 성향을 보면 이번 경선도 이재명 후보에게 쏠릴 가능성이 크다”면서 “지역순회 경선과 1차 선거인단 투표의 흐름은 이번 호남경선에서도 나타날 것이고, 그 경향은 앞으로 더 강화되리라는 게 합리적인 판단일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정치권에서는 한때 정세균 후보의 사퇴가 변곡점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지만, 지지율이 높지 않았던 만큼 대세에 영향을 주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이강윤 한국사회여론연구소장은 “정세균 후보의 사퇴가 물줄기를 바꾸긴 어려울 것”이라면서 “지지율이 높지 않았던 만큼, 그 지지율이 특정 후보에게 가더라도 눈에 띄는 변화가 나타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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