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반포15차 재건축 '래미안 원펜타스' 분양 안갯속…수백억 피해 누가 감당하나
이연진 기자 lyj@hankooki.com 기사입력 2021-10-18 07:15:16
공사 중단 가능성↑…대우건설, 정당한 권리 행사 예정
  • 현재 이주 및 철거를 마치고 공사가 진행중인 반포동 신반포15차(래미안 원펜타스) 재건축 현장. 사진=네이버지도
[데일리한국 이연진 기자] 서울 서초구 반포동 신반포15차(래미안 원펜타스) 재건축 사업이 암초를 만났다. 강남권 중에서도 핵심 위치에 있고, 내년에 일반 분양을 준비하던 신반포15차 아파트 정비사업 지연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신반포15차 재건축 사업을 진행하던 옛 시공사 대우건설이 조합과의 시공 계약 관련 법정 다툼에서 승소하면서 시공사 자격을 되찾았기 때문이다.

대우건설이 이번 사업의 승기를 가져가면서 공사가 중단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며, 조합에서는 수백억원 대의 손실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18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내년 상반기 일반 분양을 계획했던 신반포15차 일정이 무기한 연기될 예정이다. 신반포15차 조합은 전체 641가구 중 263가구를 내년 상반기 분양할 계획이었다.

현재 신반포15차는 이주 및 철거를 마치고 현재 시공사인 삼성물산이 새 아파트를 짓기 위한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하지만 삼성물산이 진행 중인 신반포15차 재건축사업이 공사가 모두 중단될 위기를 맞았다. 만약 실제로 공사가 중지되면 내년 상반기 계획됐던 일반분양 등의 절차가 지연될 가능성이 크다.

반포동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지금 일반분양만 기다리다가 일정이 지연되면서 상황이 심각하다”며 “이주, 철거를 다하고 공사 중인데 공사가 중단되면 나중에 조합원들의 분담금이 어마어마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서울고법 민사20부는 전 시공사인 대우건설이 신반포15차 재건축 조합을 상대로 제기한 시공자 지위 확인 소송에서 1심 판결을 뒤집고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법원에 따르면 시공사(대우건설)이 설계 변경으로 공사 면적이 늘어나 정당한 공사비 증액 사유가 있다면 사전에 확정 공사비나 공사비 인상이 없다고 약정했더라도 공사비가 늘어날 수 있다고 봤다.

신반포15차 조합은 2017년 대우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하고 공사비 2098억원에 도급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대우건설과 조합은 공사비 증액 문제로 갈등을 빚었다. 당시 대우건설은 설계가 변경되면서 500억원의 공사비 증액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지만, 조합은 시공사가 제시한 금액의 절반이 안 되는 200억원 증액을 고수했다.

이후 시공사와 조합의 갈등이 격화되면서 조합은 2019년 12월 대우건설과 결별을 선택했다. 대우건설은 같은 달 시공자 지위 확인의 소송을 제기했고, 조합은 2020년 삼성물산을 새 시공사로 선정했다.

이와 관련해 대우건설은 법원에서 시공자로 인정받았기 때문에 정당한 권리행사를 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2심에서 승소한 대우건설이 신반포15차 현장의 공사 중지 가처분 신청을 하면 공사가 모두 중단된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시공자로서 정당한 권리를 행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대우건설이 시공사 자격의 유효함을 인정받은 만큼 먼저 공사 중지 가처분 소송부터 나설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반면 재건축 조합과 삼성물산 측에서는 대법원 상고에 나설 것이라는 게 업계 전망이다.

가장 큰 문제는 조합과 시공사간의 싸움이 격화되면서 소송이 장기간 이어지면 그만큼 지연 일정에 대한 공사비가 크게 늘어나게 된다는 점이다. 이미 지출된 사업비, 이주비용 등에 대한 이자를 대략적으로 추정하면 최소 200억원 이상에 달할 전망이다. 게다가 대법원 판결에서마저 대우건설이 승소한다면 조합원은 시공권 해지에 대한 수억원대의 손해배상까지 감당해야 한다.

사실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을 진행할 때 조합과 시공사인 건설사 사이에 일어나는 갈등은 매우 빈번하다. 정비사업 과정에서 이견이 발생하면 조합들이 시공사를 교체하는 경우도 잦다. 다만 건설회사가 조합을 상대로 소송에서 이기는 건 매우 이례적이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그동안 강남 등 조합의 영향력이 강한 정비사업의 경우 시공사와 이견이 발생하면 시공사를 해지하는 관행이 적지 않았다"며 "시공사 입장에서는 억울하지만 다른 사업 수주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적극적으로 소송에 나서지 않았지만, 이번 사건은 굉장히 예외적인 경우"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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