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1억원대 BMW 순수 전기차 'iX' 타보니…
박현영 기자 hypark@hankooki.com 기사입력 2021-12-17 08:00:13
  • BMW iX. 사진=박현영 기자
[데일리한국 박현영 기자] 최근 국내에서 플래그인하이브리드(PHEV)에 집중했던 BMW가 본격적으로 전기차 시장 공략에 나섰다. BMW가 국내 시장에 선보인 모델은 플래그십 순수전기 모델인 ‘THE iX’와 X3 기반의 순수전기 SAV ‘뉴 iX3’, 순수전기 4-도어 쿠페 모델인 ‘i4’ 등 3종이다.

공개 모델 가운데 BMW가 유독 정성을 들이며 집중하고 있는 모델은 iX 모델이다. iX3와 i4는 기존 내연기관 모델인 X3, 4시리즈를 기반으로 나온 반면, iX는 기반 모델이 없는 새로운 플랫폼의 전기차다. 이는 오랜 자동차 제작 경험을 가진 BMW가 오직 전기차만을 생각하며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완전히 새로운 모델로 제작된 iX지만, 기존 BMW의 디자인 정체성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지속가능성과 미래지향적 럭셔리가 공존하는 깔끔하고 절제된 디자인 언어를 반영했다’는 BMW의 디자인 철학도 적절하게 녹아있었다.

지난달 23일 인천 영종도 BMW 드라이빙 센터에서 개최된 시승 행사에서 처음 마주친 iX는 한눈에 BMW 신형모델이라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시승차량으로 준비된 모델은 'iX xDrive40'.

  • BMW iX 전면부. 사진=박현영 기자
iX에는 BMW 디자인의 상징 가운데 하나인 키드니 그릴이 그대로 적용됐다. 엔진이 없는 전기차는 사실 열을 식히기 위한 라디에이터 그릴이 필요없다. 그러나 BMW는 디자인 정체성을 유지하기 위해 레이더와 카메라, 각종 센서 및 열선을 키드니 그릴 모양으로 통합했다.

최근 국내 커뮤니티와 소비자들 사이에선 키드니 그릴이 점점 커져가는 BMW 디자인을 두고, 돼지코, 뉴트리아 등과 비유하며 조롱 섞인 반응을 보여왔다. 그러나 실제로 본 iX의 적용된 수직형 키드니그릴 디자인은 강렬하면서도 인상적인 모습이다. 플래그십 전기차 모델에 적용되니 오히려 우아함과 고급스러운 느낌까지 든다.

iX의 전면부는 세로로 얇게 디자인된 BMW 레이저라이트가 수직형 키드니 그릴과 조화를 이룬다. 내연기관의 공기흡입구 역할을 했던 범퍼의 에어인테이크 홀 역시 각진 스포티한 디자인으로 전면부 디자인의 완성도를 올렸다.

후면부의 리어라이트는 헤드라이트와 마찬가지로 극도로 얇게 디자인돼 스포티한 감각을 극대화했다. 특히 얇으면서도 BMW의 특징 가운데 하나인 ‘L’자형 리어라이트 디자인을 유지하고 있는 점이 인상깊다.

  • BMW iX. 사진=박현영 기자
iX의 전체적인 차체는 기존 내연기관 SUV 모델의 장점을 합쳐놓은 모양새다. 실제 X5 수준의 전장과 전폭, X6의 전고, 그리고 X7의 휠 크기가 조화를 이뤄 강력한 비례감을 발산한다.

운전석에 앉자 육각형 모양의 스티어링휠(운전대)와 심플한 실내디자인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특히 12.3인치 인스트루먼트 디스플레이와 14.9인치 컨트롤 디스플레이로 구성된 BMW 커브드 디스플레이가 심플하면서도 고급스럽게 느껴졌다.

센터페시아의 각종 버튼들은 깔끔하게 정돈됐다. 다만 각종 기능조작이 익숙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숨은 기능 찾기’ 같은 상황이 생길 수 있어 보인다. 그러나 한번 기능 조작법을 알고나자 쉽고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었다.

차량 도어는 최근 트렌드에 맞게 모두 버튼식으로 개폐가 가능했다. 버튼 이상이나 사고시 수동으로 문을 열수 있게 도어 하단부에 문고리를 만들어 둔 섬세함도 엿보였다.

  • BMW iX 인테리어. 사진=박현영 기자
주행을 시작하자 다소 낯설었던 육각형 운전대가 손에 착 감기며 만족스러웠다. 초반 서행구간에서 가속과 감속 역시 럭셔리 전기차라는 수식어와 어울리게 부드러웠다. 본격적으로 iX의 진면목을 보이는 곳은 고속도로 주행구간이었다. 차량무게만 2415㎏에 달하지만 가속페달을 밟자 마치 스포츠카에 탄 듯 쭉쭉 뻗어나갔다.

BMW 역시 시승행사에서 고속 주행에 가장 중점을 둔 듯했다. 인천 영종도에서 파주를 경유해 돌아오는 약 170㎞의 시승코스는 인천공항고속도로와 자유로, 외곽순환고속도 등 대부분 고속 주행 구간으로 구성됐다.

시승 중 가장 만족스러웠던 부분 역시 고속 안정성과 승차감이었다. 시속 100㎞를 웃도는 고속주행 중에서도 전혀 불안하지 않은 안정성을 보여줬으며, 풍절음 등 소음과 진동 역시 불편하지 않았다. 시승 중 곡선구간에서도 차체가 흔들리지 않고 안정적으로 주행이 가능했다.

iX의 이같은 성능은 BMW의 최신 전기화 드라이브트레인인 5세대 eDrive 덕분이다. 이번 새로운 전기화 드라이브트레인을 통해 시스템에 적용된 2개의 모터는 가속 페달을 조작하는 즉시 최대토크를 발휘하며, 폭 넓은 영역에서 최대토크를 유지시켜준다. 시승차인 iX xDrive40은 326마력을 발휘하며, 시속 100㎞까지 6.1초에 가속한다.

  • BMW iX 주행 사진=BMW 코리아 제공
전기차 특유의 밋밋한 주행느낌은 가상 사운드를 통해 극복했다. BMW는 세계적인 작곡가 한스 짐머와 BMW 아이코닉 사운드 일렉트릭를 공동 개발해 iX에 적용했다. 특히 iX의 운전모드인 이피션트, 퍼스널, 스포츠 등 세 가지 모드에선 각각 다른 강도의 사운드를 들을 수 있었다.

주행을 마친 후 자세히 살펴본 실내 디자인은 마치 프리미엄 라운지를 연상시켰다. 지붕에는 전기변색 차광 기능이 탑재된 파노라마 글라스 루프 스카이 라운지가 적용됐다. 이 루프는 별도의 보강재나 선 블라인드가 없어 개방감이 뛰어나며, 헤드룸을 넉넉하게 확보할 수 있다. 특히 버튼 하나로 유리를 불투명하게 만드는 것이 가능하다.

헤드레스트 일체형 시트와 대시보드 등에는 올리브 잎 추출물로 가공된 친환경 천연가죽이 적용됐다. 센터 콘솔에는 FSC 인증 목재로 제작한 패널을 장착해 따뜻한 감각을 더했다. iDrive 콘트롤러와 볼륨 조절 다이얼, 기어 셀렉터, 시트 조작 및 메모리 버튼은 크리스탈로 제작해 고급감을 높였다.

이밖에도 4D 오디오를 지원하는 최고 사양의 바워스 앤 윌킨스 다이아몬드 서라운드 사운드 시스템, 증강현실 내비게이션, 도어 소프트 클로징, 초광대역(UWB) 기술을 적용한 BMW 디지털 키 플러스, 운전석 및 조수석 시트 마사지 기능, 4-존 에어 컨디셔닝 등의 다양한 편의사양이 기본 탑재된다.

  • BMW iX 주행후 배터리가 15%로 줄어들었다. 사진=박현영 기자
1회 충전거리는 다소 아쉽게 느껴졌다. 80% 충전 상태로 출발한 배터리는 시승을 마치고 돌아오니 15%로 줄어있었다. 그러나 170㎞ 주행 대부분을 스포츠모드와 고속주행을 한 것을 감안하면 일상적인 주행에선 주행거리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공식적인 iX xDrive40의 1회 충전 주행 거리는 복합 313㎞다.

프리미엄 브랜드의 플래그십 전기차로서 만족스러운 모습을 보인 만큼 가격 역시 높게 형성됐다. 판매가격(개별소비세 적용 기준)은 iX xDrive40이 1억2260만원, iX xDrive50이 1억463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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