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결산] 車업계, 반도체 부족에 울고 vs 전기차 판매에 웃다
박현영 기자 hypark@hankooki.com 기사입력 2021-12-29 08:00:19
  • 사진=현대차그룹 제공
[데일리한국 박현영 기자] 코로나19는 2021년에도 자동차업계에 큰 타격과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 확진자가 쏟아지면서 공장가동이 중단됐다면,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반도체 공급에 문제가 발생하면서 생산차질까지 이어졌다.

전세계적으로 몰아닥친 반도체 수급난은 국내 완성차 브랜드에도 큰 영향을 미치며 실적에 타격을 줬다.

29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가 발표한 ‘2021년 자동차산업 동향’ 자료에 따르면, 국내 완성차 브랜드의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내수시장 판매량은 131만536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147만7843대)보다 11.3% 감소했다.

현대자동차·기아는 지난해 코로나19 영향에도 개별소비세 인하 등에 힘입어 선방했으나, 올해 반도체 부족 상황에서는 실적 하락을 막을 수 없었다.

현대차(제네시스 브랜드 포함)는 올해 내수시장에서 11월 기준 66만726대를 판매해 지난해 같은기간(71만9368대)보다 8.2% 감소했다. 기아는 올해 11월까지 내수에서 48만7227대를 판매해 지난해 같은기간 판매했던 51만3543대보다 5.1% 감소했다.

한국지엠과 르노삼성자동차, 쌍용자동차는 모두 지난해보다 판매가 30%가까이 급감하며 어려움에 처했다.

한국지엠은 올해 11월기준 내수시장에서 5만1773대를 판매, 전년 같은기간(7만3695대)보다 29.7% 급감했다. 르노삼성차는 5만3934대를 판매해 지난해 같은기간 대비 38.7% 감소, 지난해 XM3 흥행을 이어가지 못했다. 최근 새주인을 찾고 있는 쌍용차도 올해 11월까지 5만553대를 판매해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6.4% 감소했다.

올해 부진했던 국내 완성차 브랜드의 골칫거리는 ‘반도체 가뭄’으로 차를 만들고 싶어도 못 만든다는 점이었다.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은 지난해 자동차 판매가 줄어들자, 코로나19로 수요가 폭증한 가전과 게임기, 컴퓨터 등으로 설비와 물량을 돌렸다.

설상가상으로 차량용 반도체 생산공장이 밀집했던 동남아시아 지역이 올해 2분기 코로나19 델타 변이 재확산에 타격을 입으며, 자동차 브랜드의 생산차질은 더욱 심해졌다. 특히 올해 초 이상기후로 반도체 공장이 있는 북미지역과 세계 최대규모의 반도체 생산 위탁기업 TSMC가 있는 대만이 반도체 생산에 차질을 겪은 후였기에 후폭풍은 더 컸다.

업계에선 차량용 반도체 공급부족 현상이 최소 2022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최근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2022년 상반기까지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 현상이 지속될 전망”이라며 "내부적으로 파트너 그룹과 협업해 해결책을 모색하고, 공급 추이를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주우정 기아 부사장도 3분기 경영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반도체 수급난은 내년까지 미칠 것으로 본다"며 "반도체 생산 차질 문제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관리하는지가 이슈일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반도체 공급난 속에서도 국내 전기차 시장의 성장은 완성차 브랜드들의 숨통을 틔웠다. 지난해에는 글로벌 전기차 브랜드 테슬라가 모델3를 필두로 독주했다면, 올해는 여러기업이 경쟁하는 본격적인 전기차 시대가 됐다.

특히 올해는 전기차 시장을 향한 현대차그룹의 공격적인 행보가 돋보였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Electric-Global Modular Platform)’를 적용한 차세대 전기차를 대거 선보이며 국내에 전기차 열풍을 몰고 왔다.

현대차그룹은 E-GMP 기반의 △현대차 아이오닉 5 △기아 EV6 △제네시스 GV60를 차례로 출시했다. 이들 전기차는 사전예약만 수만건씩 몰리며 소비자들의 많은 관심을 받았다. 여기에 제네시스 G80 등 기존 내연기관 모델의 파생 전기차까지 출시하며, 전기차 시장에서 입지를 공고히 했다.

한국지엠은 지난 8월 대표 전기차인 쉐보레 볼트EV 2022년형과 이번에 새롭게 출시되는 전기SUV 볼트EUV를 선보이고 사전계약을 받았다. 미디어로 진행된 ‘런칭 라이브 투어’는 총 시청자 31만 명 이상을 기록하며, 기분좋은 시작을 알렸다.

그러나 볼트EV·볼트EUV는 배터리 리콜 이슈로 인기가 주춤한 상황이다. 당초 올해 출시 예정이던 볼트EV와 볼트EUV는 미국 GM이 전 모델 배터리 리콜에 들어가면서 국내 출시 일자가 무기한 연기됐다.

다만 GM은 한국 전기차 시장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오는 2025년까지 국내에 전기차 10종을 출시할 방침이다.

스티브 키퍼 GM 수석부사장 겸 해외사업부문(GMI) 사장은 지난달 ‘GM 미래 성장 미디어 간담회’자리에서 “오는 2025년까지 한국 시장에 새로운 전기차 10종을 출시해 보급형 모델부터 고성능 차량, 트럭, SUV, 크로스오버, 럭셔리 모델까지 우리 고객들에게 잘 알려져 있고 사랑받고 있는 다양한 가격대의 전기차들을 제공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르노삼성차는 지난해 말 전기차 SM3 Z.E을 단종하면서 국내에서 르노 조에의 수입·판매에 집중하고 있다. 르노 조에의 올해 11월까지 판매대수는 748대로, 지난해 같은기간 188대 판매한 것과 비교해 297.9% 성장했지만 만족스럽지 않은 수준이다.

기존 내연기관 SUV에 집중해왔던 쌍용차는 '코란도 이모션(e-모션)'을 통해 전기차 시대 동참을 알렸다. 쌍용차는 국내 출시에 앞서 지난 9월 독일과 영국 등 유럽 지역에 200여대의 초도물량을 선적했다. 이는 반도체 등 부품수급 상황와 2022년 전기차 보조금 지급 등을 고려해 국내 출시보다 수출을 먼저 한 것으로 알려졌다.

쌍용차 관계자는 이모션 공개 당시 “코란도 이모션 등 전기차 라인업 확충을 통해 친환경차 중심으로 수요가 재편되고 있는 글로벌 시장에 적극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며 “친환경차 라인업 확대는 물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등 신 성장 동력 발굴을 통해 미래 경쟁력을 갖춰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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