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계열사 IPO ‘오리무중’ 속 롯데렌탈 속도…왜?
견다희 기자 kyun@hankooki.com 기사입력 2021-04-21 15:50:50
재무안정성 ‘빨간불’에 자금수혈 시급…"호텔롯데 상장 포석" 해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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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한국 견다희 기자] 올해 기업공개(IPO) 시장이 대호황을 누릴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롯데렌탈이 IPO 사전작업 속도를 높이고 있다. 반면 지난해 출사표를 던진 롯데 계열사들 대부분이 상장절차를 밟지 못하고 사실상 잠정 중단된 상태다.

21일 금융투자(IB)업계에 따르면 롯데렌탈은 이사회에서 1주당 1.5주의 무상증자를 하기로 결정했다. 오는 5월 롯데렌탈은 보통주 1765만3800주를 신주로 발행해 주주들에게 무상으로 배정한다. 기존 1176만9200주였던 주식 수는 무상증자 이후 2942만3000주로 늘어난다.

무상증자는 잉여금에 있는 돈을 자본금으로 옮겨 기존 주주들에게 무상으로 주식을 나눠주는 것이다. 무상증자는 액면분할과 함께 IPO를 앞둔 비상장사들이 다수 진행한다. 공모가를 거래하기 쉬운 저렴한 가격으로 낮추기 위해서다.

롯데렌탈은 연내 IPO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해 상장을 추진했다가 일정을 연기했지만, 다시 IPO 준비에 나서 올 2월 주관사 선정까지 마쳤다. 상장 대표 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이다. KB증권은 공동 주관사로 참여한다.

롯데렌탈은 최근 5년간 매출과 영업이익이 꾸준히 늘었다. 그러나 시장 지위 방어부담이 커진 탓에 투자·차입 규모가 급속도로 커지면서 재무구조는 악화됐다. 총자산순이익률(ROA)은 2017년 이후 줄곧 소수점 자리를 맴돌고 있다. 부채비율도 지난해 말 기준 631.9%로 오랜 동안 높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롯데 계열사 중 지난해 IPO 출사표를 던진 롯데GRS, 코리아세븐, 롯데글로벌로지스, 롯데컬처윅스, 롯데홈쇼핑도 상황이 안 좋기는 마찬가지다. 특히 롯데GRS와 코리아세븐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실적 타격이 컸다.

롯데리아와 엔제리너스커피 등 외식사업을 담당하는 롯데GRS는 지난해 코로나19로 줄어든 외식 수요 탓에 직격탄을 맞았다. 매출액은 18.7% 감소한 6831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도 195억원 적자전환했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도 2006년 이후 14년만에 지난해 85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매출도 4조684억원으로 제자리 걸음이다. 같은 기간 BGF리테일과 GS리테일 영업이익이 각각 두자릿수 신장한 것과 대조되는 모습이다.

그동안 롯데는 코리아세븐, 롯데GRS 등 계열사 상장을 통해 지배구조 개선을 추진해 왔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IPO 첫 스타트는 롯데렌탈이 끊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IB업계 관계자는 “롯데렌탈은 현재 외부 자금 수혈이 시급한 상황으로, 재무적 투자자의 자금회수를 위해 액면분할 대신 무상증자를 택했을 수도 있다”면서 “IPO가 지연되면서 롯데호텔 계열사가 지출하는 비용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롯데렌탈의 IPO는 호텔롯데 상장을 위한 포석이란 해석도 나온다. 롯데렌탈이 재무구조를 개선해야 호텔롯데이 보유한 42.04%의 지분가치도 올라갈 수 있기 때문이다.

롯데렌탈 IPO가 지배구조 개편의 마지막 퍼즐로 여겨지는 호텔롯데 상장의 지렛대 역할을 할 것이란 주장이다.

현재 롯데그룹은 지배구조가 롯데지주와 호텔롯데 두 축으로 돼 있는 과도기 상태다. 호텔롯데가 롯데물산, 롯데케미칼, 롯데알미늄, 롯데상사를 거느리며 중간 지주역할을 하고 있다. 일본 기업이라는 불명예를 벗기 위해서라도 지배구조 개편은 시급한 과제다.

롯데렌탈 상장이 마무리되면 다른 계열사들의 상장도 추진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거론되는 계열사는 롯데건설, 코리아세븐, 롯데GRS 등이다.

지난해 초 롯데는 코리아세븐과 롯데GRS를 필두로 IPO에 나설 계획이었다. 황각규 전 롯데지주 대표는 지난해 3월 주주총회에서 "IPO를 통해 보다 투명한 지배체제를 완성하고 그 자체가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성장동력이 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도 이동우 롯데지주 대표는 지난달 26일 주주총회에서 "그룹 내 계열사 저성과 사업은 턴어라운드 전략으로 추가 성장의 기회를 모색할 것"이라며 "자회사의 가치 증진에 기여해 지주회사의 성장과 수익성을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IB업계 관계자는 “롯데그룹이 롯데렌탈 상장을 추진하는 것은 호텔롯데 상장을 위한 유리한 경영환경을 만들려는 의도로 보인다”면서 “롯데렌탈 상장으로 전환점을 맞을 수도 있겠지만 호텔롯데 실적 회복이 상장에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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