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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1위 고진영의 컷탈락…충격인가, 있을 수 있는 일인가?
방민준 2021-03-06 22:33:20
2021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드라이브온 챔피언십에 출전한 고진영 프로가 컷 탈락했다. 사진제공=Getty Images


[골프한국] 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 고진영(25)이 LPGA투어 드라이브 온 챔피언십에서 컷 탈락했다.

고진영은 6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오칼라의 골든 오칼라GC(파72)에서 열린 대회 2라운드에서 버디와 보기 1개씩을 맞바꾸며 72타를 쳐 두 라운드 합계 3오버파 147타로 컷(2오버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올해 처음 참가한 직전 대회 게인브릿지 챔피언십에서 4위에 오르며 시즌 첫 승의 기대감을 높였던 그는 드라이브 온 챔피언십 1, 2라운드에서 그린 적중률이 60%대에 머물고 라운드별 퍼팅 수도 30개를 넘는 등 세계랭킹 1위의 면모를 보여주지 못했다.

고진영이 LPGA투어에서 컷 탈락한 것은 2018년 8월 메이저대회인 브리티시 여자오픈 이후 31개월 만이다.

19개월째 세계랭킹 1위를 지키며 3년 연속 상금왕을 노리고 있는 그로서 자존심이 상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다. 세계 여자골프의 주류를 형성하고 있는 태극낭자 군(群)의 선두주자인 그에게 컷 탈락은 수모일 수도 있다.

특히 LPGA가 투어의 흥행을 위해 2021년 시즌 두 대회를 연속 제패한 제시카 코다, 넬리 코다 자매와 한 조로 묶은 대회에서 컷조차 통과하지 못했다는 것은 그 아픔이 자존심을 상하는 정도를 넘을 것이다. 

동생 넬리 코다는 7언더파로 4위, 언니 제시카 코다는 이븐파로 공동 33위로 3라운드를 맞는다. 둘은 올 시즌 상금랭킹 1, 2위와 올해의 선수 포인트 1, 2위를 달리며 LPGA투어 초반 분위기를 휘어잡고 있다.

고진영으로선 컷 통과 실패 자체보다는 코다 자매의 기세를 꺾을 기회를 놓쳤다는 것이 더 안타까울지도 모른다.

그러나 고진영의 컷 탈락은 충격으로 받아들일 일이 아니다. 

최근 넬리 코다가 세계랭킹에서 박인비를 4위로 끌어내리고 3위에 올랐지만 1위 고진영을 위협하기에는 포인트 차가 많이 난다. 

전장에서 승패가 병가지상사(兵家之常事)이듯 프로골퍼에게 컷 탈락은 언제라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금세기 최고의 골프영웅으로 인정받는 타이거 우즈(45)조차 컷 탈락의 수모를 피할 수 없었다.

PGA투어 통산 82승으로 샘 스니드와 최다승기록을 공유하고 메이저 15승으로 잭 니클라우스(메이저 18승)에 3승이 뒤진 우즈의 골프황제 자리도 컷 탈락의 수모 위에 세워진 금자탑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는 1998년 뷰익 인비테이셔널에서부터 2005년 와코비아 챔피언십까지 8년간 142개 대회의 컷을 통과한 기록을 갖고 있다. 1년에 20개 내외의 대회에 참가해 컷 탈락이 없었다는 것은 기적이다. 이 기록이 널리 알려진 것을 보면 타이거 우즈도 그 이전과 이후에 컷 탈락의 아픔을 겪었다는 것을 말해준다.

골프 영웅들의 기록은 성공한 것은 드러내고 실패한 것을 덮어두기 마련이다. 잭 니클라우스나 아놀드 파머 등 골프영웅들이라고 컷 탈락이 없을 리 없다. 다만 드러내놓고 떠들지 않을 뿐이다.

타이거 우즈가 역대 최고의 골프영웅이라는 사실은 그의 컷 탈락은 묻히지 않고 대서특필되었다는 데서 증명된다.

우즈는 2010년 10월 퀘일할로 챔피언십에서 두 라운드 합계 9오버파로 141위라는 불명예로 컷 탈락했는데 이것이 통산 6번째 컷 탈락이었다. 이후에도 2015년 6월 자신이 세 번이나 우승했던 US오픈에서 컷 탈락했다. 같은 해 1월 웨이스트 매니지먼트 오픈에선 13오버파로 출전자 132명 중 최하위 132위로 컷 탈락했다.

이때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우즈는 “이런 날도 있다. 이것이 바로 골프다.”라며 다음과 같이 덧붙였다.
“골퍼라면 나쁜 상황에서도 좋은 교훈을 얻도록 노력해야 한다. 결과가 좋건 나쁘건 계속 발전하기 위한 계기로 삼아야 한다.”
과연 골프황제다운 컷 오프의 변(辯)이다.

바로 고진영이 가슴 속에 담아야 할 말이다. 어쩌다 생긴 컷 탈락으로 자신에 대한 실망감이나 좌절에 빠지는 것은 어리석다. 더구나 자기학대는 금물이다. 

언제든 추락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경계심으로 겸허하게 대비하는 자세, 추락해도 절망하지 않고 꿋꿋하게 재기하는 정신력, 길게 보면 자신의 골프 리듬이 파도처럼 출렁임을 되풀이한다는 사실을 자각하고 담담하게 철차탁마(切磋琢磨)의 계기로 받아들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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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방민준: 서울대에서 국문학을 전공했고, 한국일보에 입사해 30여 년간 언론인으로 활동했다. 30대 후반 골프와 조우, 밀림 같은 골프의 무궁무진한 세계를 탐험하며 다양한 골프 책을 집필했다. 그에게 골프와 얽힌 세월은 구도의 길이자 인생을 관통하는 철학을 찾는 항해로 인식된다. →'방민준의 골프세상' 바로가기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의견으로 골프한국의 의견과 다를 수 있음을 밝힙니다. *골프한국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길 원하시는 분은 이메일(news@golfhankook.com)로 문의 바랍니다. / 골프한국 www.golf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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