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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던 스피스와 리디아 고의 '슬럼프 탈출 비법'은?
방민준 2021-04-07 12:50:54
2021년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발레로 텍사스 오픈에서 우승한 조던 스피스, 그리고 2021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첫 번째 메이저대회 ANA 인스피레이션 준우승한 리디아 고. 사진제공=ⓒAFPBBNews = News1


[골프한국] 프로골퍼에게 가장 고통스런 기간은 슬럼프에 빠졌을 때다. 긴 슬럼프의 터널에 갇혀 무승의 기간을 보낸다는 것은 골퍼로서 생명을 잃는 것이나 다름없다.

슬럼프 없는 골프는 없다. 차이가 있다면 슬럼프 기간이 길고 짧음이 있을 뿐이다. 어떤 선수는 슬럼프에 빠졌다가도 곧 빠져나와 부활하는가 하면 어떤 선수는 슬럼프의 터널에 갇혀 끝내 터널 밖으로 나오지 못하고 선수 생활을 접기도 한다.

치명적인 것은 슬럼프에 빠지는 것이 아니라, 슬럼프를 벗어나려는 의지를 잃는 것이다. 천하의 타이거 우즈가 여러 차례 선수로 뛰지 못할 위기에 처해서도 ‘황제의 귀환’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도 다시 필드로 돌아가겠다는 의지의 끈을 놓지 않았기 때문에 가능했다.

한때 세계랭킹 1위를 꿰차며 승승장구하던 PGA투어의 조던 스피스(27·미국)와 LPGA투어의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23)가 동시에 부활의 날개를 펼쳤다. 

‘골든 보이’ 조던 스피스는 지난 5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샌안토니오의 TPC 샌안토니오 오크스 코스(파72)에서 막을 내린 PGA투어 발레로 텍사스오픈에서 최종 합계 18언더파 270타로 우승하며 부활의 나래를 활짝 펼쳤다.

데뷔 3년 만인 2015년 마스터스와 US오픈에서 잇달아 우승하며 22세에 세계랭킹 1위를 꿰찬 스피스는 만 24세가 되기 전에 디 오픈 정상에 오르며 최연소 메이저 3승 기록을 세웠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의 유력한 후계자로 주목받았다. 대표적인 모범청년으로 대중적 인기도 높았다.

2017년 디 오픈을 제패하면서 PGA투어 통산 11승 고지에 오른 그는 이후 무려 3년 9개월 동안 82개 대회에 참가했으나 승수를 보태지 못했다. 컷오프의 수모도 여러 번 당했다. 이번 시즌을 세계랭킹 92위로 시작할 정도로 슬럼프의 골이 깊었다. 

그런 조던 스피스가 2020-2021시즌 들어 슬럼프의 벼랑을 기어오르기 시작했다. 피닉스오픈 공동 4위, AT&T 페블비치 프로암 공동 3위,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 공동 4위에 오르면서 세계랭킹을 53위까지 끌어 올린 그는 고향 텍사스에서 열린 대회에서 시즌 세 번째 맞은 최종라운드 공동 선두를 우승으로 마무리지었다. 텍사스 댈러스에서 태어나 텍사스대학을 나온 텍사스토박이인 그는 고향 텍사스에서 부활에 성공했다. PGA투어 통산 12승째다.

슬럼프의 터널에 갇혔어도 곧 터널 끝이 오리라는 희망을 접지 않은 그에겐 우승 한번, 준우승 2번의 좋은 기억의 마스터스를 앞두고 부활의 날갯짓을 했다는 것이 심상치 않아 보인다. 

2021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첫 번째 메이저대회 ANA 인스피레이션 준우승한 리디아 고가 최종라운드에서 경기하는 모습이다. 사진제공=Getty Images

‘골프천재’ 리디아 고도 5일 캘리포니아주 랜초 미라지의 미션힐스CC에서 열린 LPGA투어 시즌 첫 메이저 ANA 인스퍼레이션 4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이글 1개, 버디 8개로 10언더파 62타를 치며 완벽한 부활을 예고했다.

3라운드까지 6언더파로 선두 패티 타바타나킷(21)에 8타나 뒤져 있던 리디아 고는 이날 맹타로 ‘괴물 신인’ 타바타나킷을 2타 차까지 추격하는 인상적인 경기를 펼쳤다. 전반에만 버디 5개, 이글 1개로 7타를 줄였다. 9홀 29타는 ANA 인스퍼레이션 대회 신기록이고 메이저 대회 9홀 최저타 타이기록이다.

후반 들어서도 10, 11번 홀 연속 버디에 이어 파4 15번 홀에서도 버디를 낚으며 10언더파를 쳐 선두 타바타나킷과의 격차를 2타까지 좁혔다. 나머지 세 홀에서 버디 기회를 못살려 더 이상 타수를 좁히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리디아 고는 코스레코드 대신 타이기록에 만족해야 했다.

리디아 고의 이날 경기가 얼마나 뛰어났는가는 덴마크의 토마스 비욘(50)이 날린 트윗이 증명해준다. 
비욘은 “리디아 고가 메이저 최종 라운드에서 최고의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지금 ANA인스퍼레이션을 보고 있지 않다면 근래 최고의 골프를 놓치는 것이다. 바로 TV를 켜라.”라는 글을 트윗으로 날렸다.

타바타나킷을 잡기에는 역부족이었지만 메이저 역사에 남을 만한 위대한 마지막 라운드를 만들어낸 리디아 고는 전성기 때보다 더 완숙해진 경기력으로 확실한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리디아 고는 2012년 아마추어로 LPGA투어 CN 캐나디언 여자오픈을 처음 우승한 뒤 이듬해 LPGA투어 회원 자격으로 타이틀 방어에 성공했다. 이어 2014년 3승, 2015년 에비앙챔피언십 등 5승, 2016년 ANA인스퍼레이션 등 4승 등 고공비행을 하다 2018년 4월 LPGA 메디힐 챔피언십 우승 이후 우승행진이 중단됐다. 

2014년 최연소 신인상, 2015년 최연소 올해의 선수상, 상금왕, 베어트로피, 2016년 리우올림픽 은메달 수상 등 빛났던 시절이 슬럼프의 터널 속으로 사라졌다. 90% 이상 컷 통과를 하면서도 우승과는 인연이 없었다. 스윙 코치, 클럽, 캐디까지 교체하는 홍역도 치렀다. 그러면서도 골프를 즐기는 자세는 변함없었다.

올 시즌 들어 게인브릿지 LPGA 공동 2위, 드라이브 온 챔피언십 공동 8위, 기아클래식 공동 26위에 이어 ANA인스퍼레이션에서 단독 2위에 올라 확실한 상승세를 탔다.

유러피언 투어 5승에 라이더컵 유럽팀 단장을 역임한 토마스 비욘의 흥분이 과장이 아님을 오는 14~17일 미국 하와이 오하우섬 카포레이의 코올리나CC에서 열리는 롯데챔피언십에서 증명해주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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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방민준: 서울대에서 국문학을 전공했고, 한국일보에 입사해 30여 년간 언론인으로 활동했다. 30대 후반 골프와 조우, 밀림 같은 골프의 무궁무진한 세계를 탐험하며 다양한 골프 책을 집필했다. 그에게 골프와 얽힌 세월은 구도의 길이자 인생을 관통하는 철학을 찾는 항해로 인식된다. →'방민준의 골프세상' 바로가기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의견으로 골프한국의 의견과 다를 수 있음을 밝힙니다. *골프한국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길 원하시는 분은 이메일(news@golfhankook.com)로 문의 바랍니다. / 골프한국 www.golf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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