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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쫄지 마! 대충 쏴!"…'양궁' 안산 선수가 '여자골프'에 주는 교훈
전순용 2021-08-04 09:36:50
2016 리우 올림픽 여자골프 금메달리스트 박인비 프로와 2020 도쿄올림픽 양궁 금메달리스트 안산 선수. 사진제공=ⓒAFPBBNews = News1


[골프한국] 골프 못지 않게 멘탈이 중요한 스포츠 가운데 양궁이 있다. 최근 올림픽 경기에서 양궁 선수들의 활약은 한여름 심산의 동굴에서 새어 나오는 차가운 바람처럼 온몸에 전율을 느끼게 한다.

골프선수의 샷이 이루어지면 공은 시위를 떠난 화살처럼 되돌릴 수 없다. 경기의 형태가 전혀 다른 스포츠이지만, 멘탈이 경기력을 지배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 된다는 점과 온전히 선수 홀로 자신의 감각과 판단을 믿고 경기를 해야 한다는 점은 양궁과 골프가 다르지 않다. 

특히, 경기에서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한 점은 두 스포츠의 가장 큰 공통점이라 말할 수 있다. 다만, 양궁은 순간 집중력이 중요하지만 골프는 순간 집중력뿐만 아니라 장시간의 집중 유지 능력도 함께 겸비해야 한다. 

또한, 내적능력, 외적능력, 신체물리적능력, 기술적능력, 상황인지 및 통합적 추론 판단능력 등의 다섯 가지 골프 경기력 요인들은 양궁이라는 스포츠와 완벽하게 들어맞는 경기력 측면의 유사성을 가지고 있다고 보여진다.

특히, 나머지 4가지 경기력 요인이 뛰어난 선수라 해도 자신감, 멘탈, 집중력과 같은 내적 능력이 뒷받침 되지 못하면 결코 최고의 선수가 될 수 없는 점은 골프와 양궁의 매우 중요한 단면이다.

금메달을 따고 난 뒤 안산 선수가 인터뷰에서 밝힌 슛 오프 직전 스스로에게 했던 한마디 “쫄지 마, 대충 쏴!”는 절실한 순간 최후의 샷을 남겨둔 골프선수 모두에게 평소 필자가 강조하고 싶은 이야기를 한마디로 함축한 것이기도 하다.

2020 도쿄올림픽 양궁 금메달리스트 안산 선수. 사진제공=ⓒAFPBBNews = News1


개인전 양궁 경기 방식은 단 세발의 슈팅으로 세트 승패가 결정되어 세트 승점으로 최종 승부를 가리게 되므로 마지막 5세트에 접어들면서 선수가 받게 되는 중압감은 점차 증폭되며 최고조에 이른다. 

정적인 운동이면서도 슛하는 선수의 순간 분당 맥박수가 160을 넘어가기도 하며, 이를 지켜보는 관객의 긴장감도 숨막힐 듯 증가한다. 만일 세트 스코어 동점을 기록하고 마지막 한발의 슛 오프를 통해 승패를 가르는 상황에 놓이면 그 긴장감은 최고조에 달하게 될 게 뻔하다. 

어찌 보면, 이번 도쿄올림픽에서 안산 선수가 금메달을 따는데 작용한 핵심 경기력은 마지막 슛 오프의 전에 스스로에게 했던 “쫄지 마, 대충 쏴!” 였다고 보여진다.

실제 안산 선수의 심박수는 평상시와 차이를 보이지 않았고 평소 자신이 부단한 연습을 통해 몸에 익혀온 슛 대로 10점의 과녁을 명중시켰다.

골프에서 메이저 대회의 첫 티샷을 하거나, 플레이오프에서 우승을 가를 수 있는 마지막 샷이나 퍼팅의 순간을 맞는 선수의 멘탈 상태는 양궁에서 슛 오프 순간의 마지막 한발을 쏠 때 상황과 다르지 않다고 본다. 

초조함과 긴장감이 잘못될 것에 대한 불안감을 떠올리게 함으로써 자신감을 감소시키고 근육의 긴장도를 높여, 부단히 연습해온 자신의 능력을 평상시처럼 발휘할 수 없게 만들거나 실수를 유발시킨다는 것은 모든 종목의 스포츠 선수라면 동일하게 인지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모든 선수가 안산 선수처럼 자신에게 던지는 말 한마디로 긴장감을 떨칠 수는 없다고 본다. 내적 능력은 일 순간 길러지는 것이 결코 아니다. 충분한 연습과 자신감을 기반으로 하지 않으면 내적 능력은 강화되기가 어렵다. 

김세영, 고진영, 김효주와 함께 2020 도쿄올림픽 여자골프에 출전한 박인비 프로. 사진제공=ⓒAFPBBNews = News1


양궁의 안산 선수가 보여주는 내적 경기 능력은 도쿄올림픽에 출전 중인 한국 골프선수들 가운데 2016년 금메달을 획득한 박인비 선수를 떠오르게 한다.

사실, 박인비 선수의 가장 뛰어난 골프 경기력 요소는 퍼팅과 같은 기술적 요인보다도 흔들리지 않는 멘탈을 가진 내적 능력이 아닐까 한다. 

안산 선수처럼 박인비 선수 또한 경기 중 심리적 상태를 표현하지 않고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우승을 하거나 컷 탈락해도 크게 기뻐하거나 낙담하는 모습을 박인비에게 찾아 보기 어렵다. 사실 이러한 멘탈은 함께 경기하는 상대에게 많은 심리적 압박을 주게 된다.

다만, 극도로 긴장되는 상황에서 자신을 통제할 수 있는 나름의 효과적인 방법을 찾는 것은 코치가 해줄 수 없는 온전한 선수의 몫이다.

이번 올림픽에서 양궁처럼 한국 여자 골프의 위상을 다시 확인할 수 있기를 바라며 “쫄지 마, 대충 쏴!”의 자기 최면을 통해 골프에서도 소중한 금메달이 나오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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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전순용: 골프경기력 평가분석가. 전순용 박사는 제어공학을 전공하고 동양대학교 전자전기공학과의 교수로서 재임하는 동안, 한국국방기술학회 초대회장을 역임했다. 시스템의 평가와 분석 분야에서 오랫동안 활동했으며, 집중력과 창의적인 뇌사고능력에 관한 뇌반응 계측과 분석 분야에서 연구활동을 지속해왔다. →'전순용의 골프칼럼' 바로가기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의견으로 골프한국의 의견과 다를 수 있음을 밝힙니다. *골프한국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길 원하시는 분은 이메일(news@golfhankook.com)로 문의 바랍니다. / 골프한국 www.golf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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