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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부드러운 스윙을 강조하는가
방민준 2021-08-27 06:10:04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활약하는 로리 맥길로이가 티샷을 하는 모습이다. 사진제공=ⓒAFPBBNews = News1



[골프한국] 스피드를 중시하는 슈퍼 카의 보편적 척도는 몇 초 만에 시속 100km에 이르는가에 달려 있다. 일반 승용차는 액셀 페달을 세게 밟아야 10초 안에 시속 100km에 도달할까 말까다. 그러나 고급승용차는 5~7초 만에 시속 100km에 도달하고 포르쉐 페라리 람보르기니 등 이른바 슈퍼 카들은 2~4초 만에 시속 100km를 돌파한다. 

슈퍼 카라 해도 처음부터 높은 속도를 낼 수 없다. 아무리 빠른 차라 해도 제로에서 출발한다. 

자동차의 스피드와 골프 스윙의 스피드는 원리가 같다. 
슈퍼 카도 제로에서 출발해 일정 시간이 지나야 최대 속도에 이를 수 있듯 스윙도 제로에서 출발해 일정한 지점에 이르러야 높은 헤드 스피드를 구현할 수 있다. 

그런데 상당수 아마추어 골퍼들은 백스윙에서 다운스윙으로 전환하자마자 힘을 주어 헤드 스피드를 올리려 한다. 이 경우 정작 최고의 헤드 스피드가 필요한 임팩트 존에서 속도가 나지 않아 파워와 속도를 구현하지 못한다.

스윙 자세나 체격, 근력 등에 따라 개인차가 있겠지만 골퍼가 스윙할 때 극대화할 수 있는 파워의 절대치는 개인별로 일정하다고 봐야 한다. 

일정한 파워를 다운스윙을 하자마자 낭비해버리면 임팩트 존에서 사용할 파워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임팩트 존에서 최대의 파워, 즉 최대의 스피드를 내려면 다운스윙 때 서서히 내려와 가속을 붙여 임팩트 존에서 최대화하는 동작이 필요하다. 

스키점프에서 급경사면을 출발한 스키는 경사면의 저점에서 스피드가 최고에 달할 때 점프대를 박차고 하늘로 비상할 수 있다. 경사면을 내려올 땐 저항을 덜 받게 몸을 낮추는 것 외에 다른 동작은 필요가 없다. 점프 지점에 이르러 순간적으로 무릎을 펴는 것이 거의 전부다.
무릎을 펴는 지점이 골프에서 임팩트 존이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활약하는 마쓰야마 히데키가 티잉 그라운드에서 스윙을 연습하는 모습이다. 사진제공=ⓒAFPBBNews = News1


골프를 배운지 5~6개월쯤 되었을 때의 일이다. 
연습장에서 드라이버를 휘두르는데 옆에서 연습하던 분이 내 스윙을 한참 보더니 이상하게 생긴 도구를 주며 한번 휘둘러보라고 했다.

나보다 연장자인 그분은 골프를 한 지 10년이 넘은 것 같았다. 
그가 건네준 도구는 길이가 1m가 조금 넘는 막대기 모양으로 앞이 뭉텅하게 생겼는데 처음 보는 것이었다. 스윙을 체크하는 도구라고 했다. 
그의 성의도 있고 해서 시키는 대로 도구를 잡고 클럽 휘두르듯 휘둘렀다. 몇 번 휘두르는 것을 본 그는 도구를 되받아 시범을 보여주었다. 

그가 스윙하자 도구는 임팩트 존을 지나면서 딸깍 하는 소리가 들렸다. 
“너무 움켜쥐고 패듯이 스윙하면 이런 소리가 나지 않습니다. 이런 소리가 나도록 부드럽게 해야 합니다.”
나는 건성으로 “그렇군요.”하고 대답했다. 내게서 배우겠다는 의지가 안 보였든지 그는 자기 자리로 돌아갔다.
“다 각자가 알아서 하는 거지 뭐.”
나는 속으로 중얼거리며 하던 연습을 계속했다. 

그때 그 사람이 내가 깨닫도록 하려 한 것이 무엇인지는 10년이 지나서야 알게 되었다. 그것은 바로 헤드 스피드를 높이기 위한 부드러운 스윙이었다.

그러나 부단히 부드러우면서 힘찬 스윙을 위해 노력했지만 만족할 수준에 이르지는 못하다 최근에야 ‘스윙은 이런 것이어야 하는구나!’ 하는 것을 실감하는 기쁨을 맛본다.
지난겨울에 이어 올여름에 이르기까지 거의 매일 연습장을 찾아 ‘걸림 없는 스윙’을 익힌 결과다. 

부드럽기로 말하면 서너 시간 연습해도 몸에 무리가 가지 않을 정도에 이르렀다. 필드에서 한 클럽 낮게 잡아야 할 만큼 비거리가 늘어나고 에이지 슛에 근접하는 스코어도 나오기 시작했다. 이번 가을에는 다시 에이지 슛은 물론 이븐파나 언더파 스코어를 기대할 정도다.

헤드스피드가 빠른 힘찬 스윙은 결국 부드러움에서 나온다는 것을 비로소 깨닫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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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방민준: 서울대에서 국문학을 전공했고, 한국일보에 입사해 30여 년간 언론인으로 활동했다. 30대 후반 골프와 조우, 밀림 같은 골프의 무궁무진한 세계를 탐험하며 다양한 골프 책을 집필했다. 그에게 골프와 얽힌 세월은 구도의 길이자 인생을 관통하는 철학을 찾는 항해로 인식된다. →'방민준의 골프세상' 바로가기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의견으로 골프한국의 의견과 다를 수 있음을 밝힙니다. *골프한국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길 원하시는 분은 이메일(news@golfhankook.com)로 문의 바랍니다. / 골프한국 www.golf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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